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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에 대한 불만이 확대재생산 되면서 단통법 개정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와 통신사업자, 제조업체들이 각각 이해가 다른 대안을 우후죽순 내놓고 있어 사공 많은 단통법이 산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단통법에 대한 입장을 내놓는 ＇사공＇들은 많아졌지만, 단통법 시행 이후 여론과 국회의 뭇매를 맞은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정작 법률 운용의 주체이면서도 제대로 입장조차 정리하지 못한 채 눈치만 살피고 있어 단통법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통법 하나에 수많은 이해 관계자들이 각각 자신의 이해를 반영하고자 나서고, 주무부처가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앞으로 단통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지금보다 더 큰 사회적 혼란과 갈등을 낳게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내놓고 있다. 분리공시는 소비자가 단말기를 구입할 때 통신사의 보조금과 제조사의 보조금을 분리해 볼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오락가락 국회에 제조업계 ＇패닉＇
15일 국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민희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배덕광 의원(새누리당) 그리고 정의당 의원단은 분리공시 내용을 포함시킨 단통법 개정안을 발의했거나 발의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이미 지난 5월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단통법을 반대 0표로 통과시켰는데, 그 과정에서 단통법에 포함된 분리공시가 빠질 경우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하지 않은 채 해당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어 이 같은 입법 과정이 ＇인기영합주의식＇ 행태가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소식에도 휴대폰 제조사들은 당초 입장대로 분리공시에 대한 강력한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회의 개정안에 또다시 강한 반론을 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 제조업계 관계자는 ＂분리공시를 배제한 이유가 국산 휴대폰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고려한 것인데 이제 와서 분리공시 논의를 재개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특히 이는 관계부처와 전문가 집단이 모인 규제개혁위원회에서 합의를 한 부분임에도 너무 쉽게 개정을 하는 것 같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또 ＂분리공시를 도입하지 않아도 단통법 시행에는 전혀 문제가 없고 통신비와도 무관하다＂며 ＂분리공시가 도입되면 영업비밀이 공개돼 제조사의 글로벌 경쟁력에 치명적인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통신사들 ＇국회 못믿어＇
통신사들도 분리공시와 별도로 단통법 개정과 관련해 자신들의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각 요금제별로 동일한 비중의 요금할인을 해 주도록 돼 있는 현행 단통법을 수정해 비싼 요금제 사용자에 대해서는 보조금 지급을 늘릴 수 있도록 탄력성을 가미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또 분리공시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찬성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통신사 관계자들은 ＂분리공시가 추진되면 제조사도 보조금을 지금보다 많이 지원할 가능성이 높아 우리 입장에서 분리공시가 되는 건 여전히 찬성한다＂며 ＂다만 그간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국회가 이미 긁어 부스럼이 된 상황에서 개입해 시장 상황을 또 바꿔놓아 불확실성을 높이는 것도 부담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통과되면 좋지만 포퓰리즘적 성향이 짙은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책임감을 가지고 해당 법안이 시행되도록 할지는 의문＂이라며 ＂괜한 기대감만 가지게 될 거 같다＂고 토로했다.
■정부, 법시행 6개월은 지켜봐야
정부 관계자들은 법이 시행된 지 2주밖에 안된 상황에서 인기영합주의에 쏠린 법 집행은 오히려 혼란만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옛 정보통신부에서 고위 관료를 지낸 한 관계자는 ＂정부가 법을 한번 만들었으면 6개월이든 1년이든 차분히 효과를 들여다보고 보완점을 찾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애초 단통법 제정 단계에서 사회적 합의를 구하지 못한 데다 시행 3주 만에 개정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주무부처가 자기 입장을 지키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는 게 단통법 혼란을 부추기는 가장 큰 원인＂이라며 ＂당장 단통법을 폐지할 계획이 아니라면 정부는 지금이라도 국민들이 혼란스러워하지 않도록 단통법 취지를 설명하고 차분히 효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국감에서 분리공시를 포함시키는 등 단통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법 시행이 보름도 지나지 않았는데 지금 단계에서 (방통위의 의견을)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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