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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시행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으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감한 14일 오후 서울 용산 전자상가 휴대전화 전문상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뉴스1
#가을비가 오는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휴대폰 한 판매점. 매장에는 최씨(가명·남)와 점원 한 명만 덩그러니 앉아 있다. 하루 종일 매장을 방문한 고객은 총 5명. 이중 실제 계약으로 연결된 고객은 한명도 없다.
최씨는 ＂고객들이 계속 너무 비싸다고 하니까, 아예 (보조금이 오를 때까지)더 기다리라며 돌려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동통신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말기유통법) 시행 후 중고폰 등 자급제 폰을 들고 오는 고객들도 심심치 않게 있었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끊겼다고 한다. 실제 지원금과 고객들과의 괴리는 여전하다. 최씨는 ＂최신 스마트폰을 원하면서 보조금은 수 십 만 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복수의 유통점 관계자말에 따르면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들은 최근 판매점에 주는 가입자당 인센티브 금액을 높였다. 보조금 인상에는 요지부동이면서 판매점들에게는 ＇당근＇ 정책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무용지물＇이라고 토로한다. ＂인센티브를 50만원으로 높이면 뭐합니까. 판매점 별로 고객에게 추가로 줄 수 있는 금액은 얼마 되지 않는데.＂
통신사가 공시 보조금을 10만원으로 하면 판매점에서 추가로 줄 수 있는 자체 마케팅 비용은 1만5000원 이내에서 쓸 수 있다. 매출이 급감한 판매점들은 마진을 줄여서라도 보조금을 더 주고 싶지만 현 단통법 시행령에는 그 금액을 공시 보조금의 15%로 제한했다. 이를 어기면 통신사는 법 위반으로 과징금을, 영업점은 과태료와 영업정지 처분 등을 받을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위험을 무릅쓰면서 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며 ＂고객을 유치해야 마진도 받을 수 있는데 제조사·이통사의 당근은 그림의 떡일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금의 사태는 이통사들이 자초한 일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통사들은 수년 동안 영업 현장에서 통신 서비스를 일정기간 유지하면 요금을 할인해주는 ＇약정 요금 할인액＇을 단말기 보조금이라고 바꿔 말하며 영업해왔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에서 ＇갤럭시노트 4＇를 구입할 때 ＇62 요금제(LTE)＇에 가입하면 보조금(21일 기준) ＇6만2000원＇을 받을 수 있다. 근데 단통법 시행 전까지 상당수의 영업점들은 24개월 약정할 때 받았던 총 할인액 38만4000원(월 1만6000원＊24개월)도 단말기 보조금으로 둔갑시켰다. 그럴 경우 보조금은 44만6000원으로 뛴다.
불과 얼마 전까지 수십 만 원이었던 보조금이 10만원도 되지 않으니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지금은 보조금만 별도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약정할인요금을 포함시켜 영업할 경우 과장광고로 제재를 받게 된다.
이와 관련 이통사 한 임원은 ＂최신 단말기에 대한 총 보조금은 법 시행 전과 별 차이가 없다＂며 ＂(최근 이통사들이 여론의 뭇매를 맞는 것은)예전에 잘못한 영업 행태 때문인 것 같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단통법에 대한 법 개정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휴대폰 단말기 구입 시기를 미루고 있는 대기 수요자도 늘어나고 있다. 한 판매점 직원은 ＂조금 더 있으면 지원금이 오르거나 아예 단통법이 폐지되지 않겠느냐며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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