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지난 5월 29일 영국에서 처음 판매가 시작된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3가 불과 50여일 만에 1000만대 판매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삼성전자 역대 최단 기간 1000만대 돌파 기록이다. 전작 갤럭시S가 8개월, 갤럭시S2는 5개월 만에 달성한 기록을 훨씬 앞당겼다. 7월 22일 신종균 삼성전자 IM(정보기술·모바일커뮤니케이션) 부문 사장은 ＂갤럭시S3가 잘 팔리고 있고 1000만대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7월 26일 애플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매출은 350억달러(40조원), 순이익은 88억달러(10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실적이 좋아졌지만 시장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일종의 어닝쇼크(earning shock)인 셈. 애플의 실적이 예상보다 밑돈 요인으로는 아이폰 판매 부진이 지목됐다. 애플은 2분기 2600만대의 아이폰을 파는 데 그쳤다. 1분기 판매량 3500만대와 비교하면 판매량이 26%가량 줄어든 것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명암이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3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2분기에만 5000만대에 가까운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그 결과 2분기 영업이익은 6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IM 부문에서만 4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애플은 2분기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다. 천하의 애플이 아이폰 판매 부진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실적 측면에서도 애플을 누르고 진정한 1위에 등극했다는 섣부른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SA ＂프리미엄 스마트폰 상승세 꺾여＂
그러나 애플만 유독 죽을 쑤고 있는 건 아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노키아, RIM, HTC 등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주요 업체들도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숙기에 진입한 것으로 보는 이유다. 지난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가 전 분기에 비해 1~2%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분기 총 판매대수는 1억4300만~1억5000만대가량. 삼성전자라고 예외는 아니다. 2분기 실적이 좋았던 건 갤럭시S3라는 신제품을 내놓았기 때문. 앞으로는 삼성전자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을 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초부터 스마트폰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봤는데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네요. 갤럭시S3도 그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아요. 여기저기 기업들을 방문해보면 실제로 판매가 어려운 것 같기도 하고요. 시장에서는 갤럭시S3가 50여일 만에 1000만대 팔렸다고 3분기에도 하루에 20만개씩 판매될 것으로 보지만 이 정도 숫자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바라는 건 무리예요.＂ 황민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휴대폰은 반도체와 달리 오퍼레이터(통신사)가 주문하는 물량에 따라 시시각각 물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3분기 통신사들의 주문 물량이 줄어들 경우 갑작스레 판매대수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황 애널리스트가 3분기 갤럭시S3 예상 판매량으로 내놓은 수치는 약 1200만대. 그는 ＂다른 증권사에서는 갤럭시S3가 3분기에도 판매 호조를 보이며 2000만~2500만대가량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삼성전자에서 제시한 수치도 1300만~1400만대에 그치고 있다. 부품이 공급된다고 해서 액면 그대로 모두 팔린다고 보면 위험하다＂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건 프리미엄급 모델(300달러 이상)에 한한다. 대부분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고가의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을 내놓는 데 집중하면서 2년여 만에 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으로 분류되는 300달러 이상 제품은 지난해 2억5090만대에서 올해 2억4120만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그만큼 고가의 스마트폰이 팔릴 만큼 팔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보급형 시장 프리미엄보다 커진다
부품업체들도 걱정을 하기는 마찬가지. 월 700만~800만개 부품을 납품하는 부품사들은 갤럭시S3의 판매 저하로 매출이 줄어들 것을 염려하고 있는 것이다. 황민성 애널리스트는 ＂8월 말부터는 삼성전자로부터 주문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만약 삼성이 그때도 계속 비슷한 주문량을 내놓는다고 해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3분기 동안 충분한 재고를 축적한 다음 4분기에 큰 폭의 조정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격주 혹은 1달 주기로 납품을 하고 있는 부품업체 입장으로서는 삼성전자가 프리미엄급 모델에 올인하기보다는 다양한 라인업을 갖춰 안정적으로 주문해주길 원하는 눈치다. 한 모델만 집중적으로 생산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문제에 맞닥뜨릴 수도 있다. 갤럭시S3 부품을 납품하는 한 부품업체의 얘기다. ＂갤럭시S3가 더 많이 팔릴 수도 있었는데 시장의 수요만큼 전체적으로 못 따라준 건 맞다. 휴대폰이라는 하나의 완제품이 나오기 위해서 수없이 많은 부품업체와 가장 밑단에 있는 원재료 업체가 필요한데 워낙에 많은 수량을 동시에 진행하다 보니 부품 부족(shortage)이나 품질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원만하게 진행을 했더라면 수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 게다가 통신사에서는 보조금을 줄이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은 롱텀에볼루션(LTE) 폰에 대한 T할부지원을 폐지했다. T할부지원은 고객이 신규가입 또는 기기변경을 통해 휴대폰을 할부로 구입할 때 단말기 보조금을 사용기간 동안 분할해서 할인해 주는 제도다. 그동안 LTE 폰에는 요금제, 할부 기간에 따라 약 10만원 정도의 할부지원금이 지급돼 왔다. 이 제도가 폐지되면서 사실상 단말기 보조금이 약 10만원 정도 줄어들게 된 셈이다. 이는 갤럭시S3 판매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가입자가 동결돼 있는 상황에서 보조금 줄이고 경기가 안 좋으면 자연스럽게 고가의 폰을 구입하는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 박상하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에는 갤럭시S3에 집중돼 있다 보니 타 모델 출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아마도 갤럭시S3 물량이 7~8월 정점을 찍은 뒤부터는 보급형 모델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삼성도 모델을 다각화하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중저가 보급형 모델은 통상 가격대가 300달러 이하로 점점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SA에 따르면 300달러 미만의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2억3040만대에서 올해 3억8260만대로 66%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0달러 이하의 저가 스마트폰은 8600만대에서 1억9100만대로 두 배 이상 급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의 부품업체 관계자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은 많이 보급돼 있다. 이제는 스마트폰이 보급되지 않은 이머징 시장을 위주로 판매를 늘려야 하는데, 이 시장은 프리미엄보다는 중저가 보급형 모델이 제격이다. 부품업체 입장에서도 보급형 모델을 늘릴수록 물량이 늘어나면서 고정비 분산효과가 발생해 지속적인 단가 인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민우 IT칼럼니스트는 ＂삼성, LG는 기존에 좋은 보급형 모델을 만들어 시장에 내다 팔았는데 최근에는 전략폰이라 할 만한 게 없다. 프리미엄급 모델이 잘 팔리고 있는데 굳이 보급형 모델을 내놓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러나 중국 화웨이나 ZTE 등에서는 신흥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저렴한 가격대의 보급형 모델을 만들어 팔고 있다. 반응이 굉장히 좋다. 타이밍을 놓치면 중국 업체에 그 시장을 뺏길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보급형 시장 노린 중국 업체 진출
ZTE·화웨이 공세에 삼성전자 맞불 작전
삼성, LG전자가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제조에 집중할 때 중국 업체들은 틈새시장을 노렸다.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오는 9월이면 국내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가장 적극적인 중국 업체는 ZTE. 이 업체는 빠르면 오는 9월 최신형 스마트폰 V889F를 20만원대에 국내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안드로이드 4.0 운영체제(아이스크림샌드위치)를 사용한 모델로 8월 중국 현지에서 먼저 출시된 뒤 국내에 선보인다. ZTE는 이 제품 외에도 단말기 1~2종을 더 내놓을 계획이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도 오는 하반기 국내에 진출할 예정이다. 아직 시기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고가 폰보다는 진입 장벽이 낮은 저가 폰을 우선적으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대만 휴대폰 업체인 HTC는 조만간 중저가 모델인 ＇디자이어C＇를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아이스크림샌드위치 운영체제를 적용한 3세대(G) 폰으로 MVNO(이동통신재판매)를 통해 내놓을 전망이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단말기 자급제 스마트폰으로 ＇갤럭시M 스타일＇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지난 1월 통신사를 통해 출시된 모델이지만 단말기 자급제 전용으로 새롭게 내놓으면서 통신사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하지 않았으며, 소비자가 직접 구매 후 SK텔레콤, KT 중 원하는 이동통신사를 선택해 개통할 수 있도록 했다. 가격은 40만원대 후반으로 갤럭시S 시리즈에 비해 절반 가격으로 책정했다. 4인치 슈퍼아몰레드, 9.9㎜대의 슬림 디자인, 300만화소 카메라, 지상파 DMB 등의 기능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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