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애플, 삼성 핵심칩마저 안 쓴다
아이폰 AP 자체 개발…대만에 주문 가능성
애플이 아이폰5에 탑재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자체 개발ㆍ디자인하면서 삼성전자와 결별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 부품 의존도를 계속 낮춰 오던 애플이 핵심부품인 AP마저도 삼성전자가 아닌 다른 반도체 회사를 찾으려고 하는 것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달 출시한 아이폰5의 AP를 자체 설계ㆍ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에는 단순 수탁생산(파운드리)만 맡긴 것으로 밝혀졌다. 하드웨어ㆍ소프트웨어 역량에 이어 AP 설계 역량까지 갖추게 되면서 애플이 더 이상 삼성전자에 AP를 의존할 이유는 없어졌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애플은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AP를 설계하고 삼성전자에서 전량 납품받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애플은 최근 삼성전자의 부품 의존도를 계속 낮춰 왔다. 특허소송에다 가격 협상에서 의견 불일치 때문에 아이폰5에는 삼성전자의 부품이 AP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는 납품단가에 삼성전자가 아예 낸드플래시, 모바일D램 등의 공급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삼성전자의 AP는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마땅한 대체재를 찾기 힘들어서였다.
애플은 2000년대 초 아이폰의 초기 생산 때부터 삼성전자와 끈끈한 관계를 맺어왔다. 당시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구상하고 있을 때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부를 맡고 있던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은 아이폰 AP의 개발을 공동으로 맡는 대신 향후 AP의 전량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그후 2007년 발표한 1세대 아이폰부터 지난해 나온 아이폰4S의 AP인 A5까지 삼성전자와 애플이 AP 설계와 디자인에 협력했다.
그러나 애플은 계속 자체 AP 설계 역량을 키우며 삼성전자로부터 독립을 시도했다. 2000년대 말 PA세미라는 반도체 설계회사를 인수했으며 뒤이어 인트린시티까지 인수했다. 이를 통해 AP 개발 기술을 축적하며 A6에서는 삼성전자를 배제하며 자체적으로 설계와 디자인을 맡은 것이다.
이번 아이폰5의 A6는 삼성전자가 생산한 것이지만 내년 말부터 그 자리는 대만의 TSMC에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애플이 반도체 설계 역량을 갖춘 이상 단순 파운드리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애플은 대만의 TSMC에 아이폰4S에 들어가는 A5 생산을 의뢰하고 샘플을 받아 보기도 했다.
강정원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엔 TSMC의 제품이 수율이 좋지 않아 포기하기는 했지만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만큼 늦어도 2014년부터는 애플의 AP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고객 다변화`로 애플의 변심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파운드리 서비스에서 28나노 공정을 시작해 경쟁사 대비 앞선 기술력을 과시했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퀄컴, 엔비디아 등 애플 외의 고객들을 확보하고 있어 애플의 AP를 생산하지 않더라도 실적에는 별 영향이 없다＂며 ＂오히려 충분한 고객을 내년까지 확보한다면 삼성전자가 선제적으로 애플에 AP를 공급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 모바일의 두뇌에 해당하는 것으로 CPU와 마찬가지로 연산, 수처리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 〈용어 설명〉 파운드리 사업 : 반도체 생산시설이 없는 일명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에서 생산 주문을 받아 고객사가 원하는 반도체를 공급해 주는 사업 형태를 말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