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 개별성은 왜 존중받아야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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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유는 국가의 정체성과도 같다. 그래서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것은 그 국가의 정체성을 포기한 것과 다를 바 없다. 과거 독재시대에는 표현의 자유가 철저히 통제되었다. 개별성이 강화되면 될 수록 획일성은 힘을 잃고 독재권력 유지가 어렵기에 표현의 자유를 철저히 탄압했다. 결국 독재권력에 대항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자기 목소리를 냈던 수 많은 지식인들이 억울하게 희생되었다.
요즘은 시대가 변해 자유로운 의사표현이 가능해지고, SNS를 통해 너무도 쉽게 개인의 생각들이 활자화 되어 소통되고 있다. 그렇다고 표현의 자유가 완전하게 보장받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체제수호라는 명분아래 소수의 의견의 묵살되거나, 박해받는 사례를 주변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OECD 국가 중 언론자유도가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을 보면 표현의 자유는 아직도 요원하다.
철학서에 자주 등장하는 19세기 사상가 스튜어트 밀은 자유라는 뜨거운 감자를 담론으로 끄집어 냈다. <자유론> 전반에 걸쳐 녹아 있는 그의 사상은 자유를 갈망하는 대중들이게 시대를 초월한 울림을 준다. 밀은 개인의 자유가 존중받아야 하는 이유를 대단히 명쾌한 논리로 풀어내며, 표현의 자유에 초점을 맞춰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가치임을 역설한다. 아무리 하찮은 개인의 의견도 묵살되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 그는, 신앙처럼 단단한 다수의 합의된 주장과 주의들이 개인의 작은 소리들을 압살하며 인류발전을 저해 했다고 역설한다. 다수의 의견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합리적 의심은 진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세다. 굳건하게 믿어 왔던 잘 못된 진리를 바로잡느라 인적 물적 자원이 낭비되었던 사례가 얼마나 많은가? 역사가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다. 하여 소수의 의견은 절대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는 밀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는다.
그렇다면 개인의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나? 밀은 자유의 허용범위를 철저하게 개인에 한정한다. 개인의 자유가 타인에게 해를 가할 수 있다면 제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곧 사회성을 해칠 수 있는 무분별한 개별성을 철저히 경계했다. 물론 타인에게 가하는 피해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다. 예를 들면, 차안에서 안전띠 매는 문제가 개인이 선택할 자유의 문제인지, 법으로 규제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구분은 논란이 될 수 있는 문제다. 안전띠를 매지 않고 교통사고를 당해 죽게 되더라도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규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과, 개인의 죽음은 가족에게 불행을 안겨다 주고, 사회적 비용을 증가 시키기 때문에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양분된다. 자유의 경계는 이처럼 때론 명확하지 않다. 어찌 됐든 자유는 반드시 책임을 수반하며, 철저하게 개인에게 한정해야 한다. 는 주장은 확실히 의미가 있다.
결국 어떤 행동이 다른 개인이나 공공에게 명백하게 해를 끼치거나 아니면 해를 가할 위험성이 분명할 때, 그 행동은 자유의 영역에서 벗어나 도덕이나 법률의 적용 대상이 된다. _155쪽
밀이 <자유론>을 통해 주장한 '개별성의 존중' 은 획일화의 위험성과 인간의 불안정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 완벽하게 불안정한 인간이 만들어 놓은 이론, 제도, 규칙 등이 완벽할 수 없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불안정한 제도와 규칙에 의해 희생되었다. 대중은 '합의된 진리'를 철저하게 신봉하고, 진리에 반하는 의견을 묵살하기 쉬운 경향을 가지고 있다. 전체주의적 획일화된 사고의 산물이다. 결국 획일화는 다양성을 파괴하고, 인류 발전을 저해한다.
인간이 아는 진리란 대부분 반쪽짜리 진리일 뿐이다. 인간이 진리의 모든 측면에 대해 지금보다 훨씬 더 잘 알 수 있을 때가지는, 의견일치도 반대쪽 의견이 최대한 자유롭게 피력된 끝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
_110쪽
민주주의의 사상적 기반은 '자유'에 있다. 자유로운 의사표현이 보장되지 않으면 순전한 민주주의를 기대할 수 없다. 다수의 의견이라고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다수결이 민주주의를 나타내는 절대 가치인 것처럼 간주되고 있지만, 효율성에 기반을 둔 의사결정 도구일 뿐이다. 민주주의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리고, 마음이 불편하더라도 자신과 다른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자기 생각이 옳지 않을 수 있다는 겸허한 자세와 토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19세기에 살았던 사상가 밀이 "개별성은 존중 받아야 한다"고 한 주장은 결코 파격적이지 않고 오히려 상식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의 주장이 현실에서 보편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틀린 의견은 없다. 그저 다를 뿐이다. 시대적 상식이라는 틀에 갇혀 거친 생각을 배척하고 말살하는 행위가 일상화된 사회에서 진보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 일이 아닐까?
인간은 개인에 따라 서로 다른 것들을 획일적으로 묶어 두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권리와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잘 가구고 발전시킴으로써 더욱 고귀하고 아름다운 존재가 될 수 있다._121쪽
<자유론> / 존 스튜어트 밀 / '15. 5 / 출처 - East-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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