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토 다카시 〈내가 공부하는 이유〉 - 삶을 변화시키는 공부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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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공부하는 이유>
'공부'라는 단어를 낯설게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공부는 늘 뜨거운 화두다. 학창시절에는 시험 때문에, 사회에 나와서는 직장과 승진을 위해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다. 공부는 대게 목적이 수반된다. 가끔 취미가 공부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별종이야 어디에든 존재하기 마련 이다.
<독서력>의 저자 사이토 다까시는 <공부하는 이유>를 통해 '공부'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저자는 그 어떤 순간에도 후회 없는 삶을 사는 유일한 방법은 오직 공부 뿐이라고 강조했다. 다소 과장된 어법일 수도 있지만, 저자의 말에 상당부분 동의하게 된다. 여기서 공부란 단순히 입시를 대비하고 승진을 하기 위한 공부만을 의미 하진 않는다. 그 보다는 오히려 일상의 공부에 무게를 둔다. 일상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입시문제처럼 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 정답은 없고 자신 스스로가 찾아야 할 해답이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인생의 과정은 더 나은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며, 공부는 그 답을 찾아 주기 위해 도움을 준다.
삶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겸손함으로 배움을 위해 자신을 온전히 열어 놓는 것이 아닐까? 저자는 19세기 인생파를 대표하는 화가들로 우리에게 친숙한 고흐나 모네,고갱의 이름을 언급하며, 그들의 그림 중에 일본의 에도 시대의 풍경과 서민생활 상을 그린 풍속화가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낯선 일본 그림을 보며 자신들이 그림에 일본의 화풍을 소화하여 새로운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다. 자신만의 세계를 고집하지 않고 틀을 깨고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배움에 대한 겸손함이었을 것이다.
저자는 공부가 자신의 내면에 나무를 한 그루 심는 것과 같다고 이야기했다. 어떤 학자의 책을 읽고 그 안에 담긴 세계관을 공부하면 자신의 내면에 그 학자의 나무가 옮겨 심어진다는 것이다.우리 안에 괴테의 나무, 맑스의 나무, 톨스토이의 나무가 자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자라나는 나무로 말미암아 인생 가운데 쏟아지는 수 없이 많은 질문에 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한가" 돈 외에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진정으로 기쁜가?' 와 같은 인생과 행복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_53쪽
공부를 하지 않으면 질문도 할 수 없고, 질문이 없으니 대답할 이유가 없다. 공부는 질문을 가능토록 하고 그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고 한다. 궁극적으로 공부는 사람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도구라는 저자의 지적에 수긍하게 된다.
저자는 공부를 통해 일그러진 삶을 회복하고, 자신의 인생을 재설계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공부가 왜 중요한지 일깨운다. 노숙자, 알콜 중독자 등 한 번 거꾸러진 인생을 살았던 사람들에게 패자부활전의 기회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공부의 힘이라고 역설한다.
"왜 내가 마약을 끊어야 하는지를 알았다"라는 클레멘스 코스 수강생의 고백은 공부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게 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비참하고 절망스러운 처지를 벗어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_101쪽
공부의 본질 가운데 하나는 '희망' 이라는 생각이 든다. 공부는 하면 할수록 더 알고 싶다는 의욕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솟게 하고, 노력하는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성취감과 희열을 준다. _104쪽
공부가 스스로를 긍정하고 인생을 소중히 여기도록 해주며 삶에 대한 희망을 만들어 준다는 저자의 말은 결코 허튼 소리가 아니다. 물론 그 희망을 현실화 하는 것은 개인의 몫이 겠지만 말이다.
저자는 공자와 소크라테스를 공부를 위한 좋은 Role Model로 삼았다. 공자는 목적이 있는 배움보다는 공부 자체로 즐거움을 가지라고 조언했고, 소크라테스는 생각하고 의심하고 다시 생각하라며, 질문과 토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공자의 세 가지 공부원칙은 시대를 뛰어넘는 훌륭한 조언이 아닐 수 없다. 스스로 공부하고, 정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자신만의 답을 찾고,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말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정답을 강요받는 학원교육의 문제점을 떠오르게 하고, 모르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질문을 주저하는 이들을 생각나게 하는 대목이다.
인생은 공부의 과정이며 삶 자체가 공부일 수도 있다. 지적 호기심으로 인해 특정 분야 연구에 매진하다 보니 전문가를 뛰어넘는 실력을 갖추기도 하고, 즐거움을 위해 시작한 독서가 자신의 인생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기도 한다. 인생이 어떻게 펼쳐 질지 알 수 없다. 삶은 전인미답(前人未踏)이기 때문이다. 늘 새로운 길이 펼쳐지고, 새로운 문제가 대두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해결책도 찾아야 하는 과정의 연속이 인생이다. 공부는 새로움으로 가는 길에 방향을 제시하고, 동기를 부여한다. 죽을 때까지 공부와 친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가 공부하는 이유> / 사이토 다카시 / '14.10 East-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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