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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근 〈그들은 소리 내 울지 않는다.〉 삶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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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그들은 소리 내 울지 않는다 저자 송호근 출판 이와우 발매 2013.03.11. 상세보기 삶의 여정 가운데 안타깝지만 받아들여야만 하는 묵직한 화두가 있다. 바로 ‘정년’이다. 때가 되면 반드시 찾아오는 정년은 이 땅의 모든 가장들에게 찾아오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열심히 일하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일을 멈춰야 하는 상황은 가장들에겐 고통스럽다. 특히 7,80년대 산업 역군으로 대한민국의 고도성장에 기여한 베이비붐 세대들에겐 더욱 그러하다. 그들의 문제는 단순히 직장을 그만둔 후에 찾아오는 공허함이 아니다. 대부분의 베이비붐 세대는 가족들의 생계와 자식들 공부 뒷바라지를 위해 저축도 연금도 없이 은퇴를 맞이한다. 재정적 준비 없이 맞이한 은퇴 앞에 다양한 비극적 상황이 닥쳐온다. 서울대 송호근 교수는 그의 책 <그들은 소리 내 울지 않는다>에서 베이비붐 세대의 아픔을 실감 나게 보여 준다. 퇴직 후에 어렵게 살아가는 50대 가장들의 이야기와 저자 자신이 겪은 인생 스토리가 마음 한편에 울림을 준다. 쉼 없이 살아온 인생, 오로지 가족만을 위해 살아온 길, 정년이 이미 지났지만 일을 하고 싶고, 해야만 하는 가장들의 서글픈 이야기는 결코 어떤 누군가의 소설 같은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는다. 의료보험이 없던 세대, 교육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궁핍한 세대이다 보니 자식에게 가난을 물려주고 싶지 않은 강한 목적의식이 있었다. 그래서 자식을 위해 모든 희생을 아끼지 않았다. 희생을 하지만 보람을 느끼며 행복감을 느끼는 그런 세대였다. 하지만 경주를 하는 동안 느꼈던 행복감은 경주가 끝난 뒤 허무함으로 바뀌는 현실 앞에 고개 숙이게 된다. 저자는 슬픈 50대 이야기 속에 자신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우리나라 최고 명문 대학의 교수도 같은 동질감을 느낀다고 했다. 춘천에서 시작한 신혼부터, 아파트 마련, 자녀 학업 등 가장으로 걸어온 길에서 느꼈던 속내를 진솔하게 풀어냈다. 그래도 그는 정년이 긴 교수라는 직업이 갖는 특수성 등을 고려할 때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들보다는 분명 나은 지점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비록 베이비붐 바로 아래 세대이지만 나 역시 슬픈 50대 이야기에서 자유롭지 않다. 베이비붐 세대가 맞이한 은퇴 후의 삶은 무척이나 고단해 보인다. 하지만 그들만의 문제일까?. 그들이 이룩한 압축 고도성장의 혜택을 받은 지금 세대는 과연 행복할까? 경제적 풍요를 누렸지만 자녀 교육을 위해 늘어나는 사교육비에 허리가 휘고, 정년은 늘었다고 하나 나이 때문에 암암리에 퇴직을 강요 당하는 현실 앞에 서 있는 가장들이 있다. 국가 경제가 조금 나아졌고, 생활환경이 좀 더 개선되었지만 어쩌면 더 슬프고 암담한 현실에 갇혀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비교할 대상이 많지 않았다. 다들 고만고만했다. 다들 어려웠고 다들 힘들게 살았다. 사회의 주류가 힘들게 살았던 베이비붐 세대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적 풍요 속에 비교할 대상이 수없이 많아졌다. 초고층 아파가 즐비하고, 외제차는 넘쳐난다.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들과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비교 대상 앞에 무력감을 느낀다. 연금도 있고, 저축도 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재정적 불안감, 심리적 공허감, 주류에서 제쳐진다는 소외감, 그리고 열등감 이 모든 감정은 분명 근거 없는 감정이 아닌 이 시대 대다수의 가장들이 겪는 현실의 감정 상태다. 그래서 어쩌면 송 교수의 <그들은 소리 내 울지 않는다>는 더욱 묵직하고 불편하게 다가온다. 저자는 은퇴 이후에 삶에 대해 몇 가지 조언을 한다. '죽음' '일' '취미'라는 세 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노년의 삶을 어떻게 대비할지 설명한다.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죽음에 대해 깊숙이 고민하며 죽음이 주는 의미에 대해 명상하고 죽음을 준비하라고 권한다. 일에 관해서는 자존심을 버리고 노년에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어떤 직업이든 홀로서기를 위해 필요하다고 한다. 은퇴를 하면 정서적 심리적 홀로서기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취미라고 한다. 음악이든 아웃도어 활동이든 몰입할 수 있는 취미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퇴직 후 직장인들은 다 산악인이 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할 일이 없으니 돈 안 드는 취미가 등산이라 다들 산에 오른다고 해서 나온 말이다. 어쨌든 늘어난 여유시간만큼이나 필요한 것은 그 시간을 채울 활동은 필요해 보인다. 우린 모두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정년을 맞이한 가장의 어려움을 이야기했지만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언젠가는 경험하고 감당해야 할 공통의 문제라는 점에서 가슴이 먹먹해진다. 가장의 문제는 단순히 가장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가족의 문제로 확산되고, 사회의 문제로 전이된다. 게다가 50에 들어선 나에는 더욱 진지하고 심각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들은 소리 내 울지 않는다> / 송호근 / '18.9.4 / East-Hill [출처] 송호근 <그들은 소리 내 울지 않는다.> 삶의 무게\|작성자 이스트힐
작성자 : 이스트힐 (peterfine) 날짜 : 2018-11-20 오후 6:57:55

삶의 여정 가운데 안타깝지만 받아들여야만 하는 묵직한 화두가 있다. 바로 ‘정년’이다. 때가 되면 반드시 찾아오는 정년은 이 땅의 모든 가장들에게 찾아오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열심히 일하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일을 멈춰야 하는 상황은 가장들에겐 고통스럽다. 특히 7,80년대 산업 역군으로 대한민국의 고도성장에 기여한 베이비붐 세대들에겐 더욱 그러하다. 그들의 문제는 단순히 직장을 그만둔 후에 찾아오는 공허함이 아니다. 대부분의 베이비붐 세대는 가족들의 생계와 자식들 공부 뒷바라지를 위해 저축도 연금도 없이 은퇴를 맞이한다. 재정적 준비 없이 맞이한 은퇴 앞에 다양한 비극적 상황이 닥쳐온다.

서울대 송호근 교수는 그의 책 <그들은 소리 내 울지 않는다>에서 베이비붐 세대의 아픔을 실감 나게 보여 준다. 퇴직 후에 어렵게 살아가는 50대 가장들의 이야기와 저자 자신이 겪은 인생 스토리가 마음 한편에 울림을 준다. 쉼 없이 살아온 인생, 오로지 가족만을 위해 살아온 길, 정년이 이미 지났지만 일을 하고 싶고, 해야만 하는 가장들의 서글픈 이야기는 결코 어떤 누군가의 소설 같은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는다. 의료보험이 없던 세대, 교육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궁핍한 세대이다 보니 자식에게 가난을 물려주고 싶지 않은 강한 목적의식이 있었다. 그래서 자식을 위해 모든 희생을 아끼지 않았다. 희생을 하지만 보람을 느끼며 행복감을 느끼는 그런 세대였다. 하지만 경주를 하는 동안 느꼈던 행복감은 경주가 끝난 뒤 허무함으로 바뀌는 현실 앞에 고개 숙이게 된다.

저자는 슬픈 50대 이야기 속에 자신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우리나라 최고 명문 대학의 교수도 같은 동질감을 느낀다고 했다. 춘천에서 시작한 신혼부터, 아파트 마련, 자녀 학업 등 가장으로 걸어온 길에서 느꼈던 속내를 진솔하게 풀어냈다. 그래도 그는 정년이 긴 교수라는 직업이 갖는 특수성 등을 고려할 때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들보다는 분명 나은 지점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비록 베이비붐 바로 아래 세대이지만 나 역시 슬픈 50대 이야기에서 자유롭지 않다. 베이비붐 세대가 맞이한 은퇴 후의 삶은 무척이나 고단해 보인다. 하지만 그들만의 문제일까?. 그들이 이룩한 압축 고도성장의 혜택을 받은 지금 세대는 과연 행복할까? 경제적 풍요를 누렸지만 자녀 교육을 위해 늘어나는 사교육비에 허리가 휘고, 정년은 늘었다고 하나 나이 때문에 암암리에 퇴직을 강요 당하는 현실 앞에 서 있는 가장들이 있다. 국가 경제가 조금 나아졌고, 생활환경이 좀 더 개선되었지만 어쩌면 더 슬프고 암담한 현실에 갇혀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비교할 대상이 많지 않았다. 다들 고만고만했다. 다들 어려웠고 다들 힘들게 살았다. 사회의 주류가 힘들게 살았던 베이비붐 세대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적 풍요 속에 비교할 대상이 수없이 많아졌다. 초고층 아파가 즐비하고, 외제차는 넘쳐난다.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들과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비교 대상 앞에 무력감을 느낀다. 연금도 있고, 저축도 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재정적 불안감, 심리적 공허감, 주류에서 제쳐진다는 소외감, 그리고 열등감 이 모든 감정은 분명 근거 없는 감정이 아닌 이 시대 대다수의 가장들이 겪는 현실의 감정 상태다. 그래서 어쩌면 송 교수의 <그들은 소리 내 울지 않는다>는 더욱 묵직하고 불편하게 다가온다.

저자는 은퇴 이후에 삶에 대해 몇 가지 조언을 한다. '죽음' '일' '취미'라는 세 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노년의 삶을 어떻게 대비할지 설명한다.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죽음에 대해 깊숙이 고민하며 죽음이 주는 의미에 대해 명상하고 죽음을 준비하라고 권한다. 일에 관해서는 자존심을 버리고 노년에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어떤 직업이든 홀로서기를 위해 필요하다고 한다. 은퇴를 하면 정서적 심리적 홀로서기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취미라고 한다. 음악이든 아웃도어 활동이든 몰입할 수 있는 취미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퇴직 후 직장인들은 다 산악인이 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할 일이 없으니 돈 안 드는 취미가 등산이라 다들 산에 오른다고 해서 나온 말이다. 어쨌든 늘어난 여유시간만큼이나 필요한 것은 그 시간을 채울 활동은 필요해 보인다.

우린 모두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정년을 맞이한 가장의 어려움을 이야기했지만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언젠가는 경험하고 감당해야 할 공통의 문제라는 점에서 가슴이 먹먹해진다. 가장의 문제는 단순히 가장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가족의 문제로 확산되고, 사회의 문제로 전이된다. 게다가 50에 들어선 나에는 더욱 진지하고 심각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