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며, 고난을 피해 갈 방법은 없다고 갈파한다. 고통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이 고통을 참아내는 일이라고 하니 책을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다소 당황스럽다. 고통을 참는 일이 힘든 독자에게 고통 극복의 길이 참아내라는 조언이 도움이 되진 않을 듯싶다. 하여간 어떤 긍정적인 조언을 찾는 게 쉽지 않다.
기존의 자기 계발서와 분병 차별화된 부분은 있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식하고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 장밋빛 인생이 기다린다는 진부한 자계서의 전형은 전혀 없다. 어쩌면 심리학 기반의 자기 계발서 <미움받을 용기>와 맥을 같이 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만의 고유한 삶을 사는 것. 때론 욕을 들어 먹더라도 타인에 대한 지나친 배려를 포기하라는 조언 등이 이 책에도 녹아져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모든 일이 술술 풀릴 거라는 긍정심리학에도 돌직구를 던진다. 독자를 향해 당신은 특별하지 않다고 말한다. 노력해도 위대한 사람이 안된다고 말한다. 모두가 노력한다고 스티브 잡스가 되지 않듯이 성공 강박에 빠지지 않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고 전한다. 많이 들었던 말이다.
실패에 대한 부분은 기존 자기 계발서와 다르지 않다. 인생은 실패의 연속이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패를 기꺼이 감수해야 하며, 실패하지 않겠다는 건 성공하지 않겠다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실패했다고 좌절하지 말고 뭐라도 하다 보면 성공한다는 조언은 다소 진부하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조언이다. 성공은 실패의 어머니라는 진부한 경구를 생각나게 한다. 실패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만 인생은 실패의 과정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대단히 상식적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인생을 변화시키는 5가지 가치를 소개한다.
첫 번째 가치는 강한 책임감이다.
당신의 삶에서는 일어나는 모든 일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누군의 잘못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때론 억울하고,'이건 내 잘못이 아니야!라고 외치고 싶은 순간에도 당신의 삶에서 일어난 일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두 번째는 당신의 믿음을 맹신하지 않는 것이다.
당신이 옳다는 확신을 내려놓고 언제든 실수하고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고, 기존에 갖고 있던 믿음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당신은 독선주의 허세꾼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세 번째는 실패다.
우리 모두가 겪기를 두려워하지만 겪을 수밖에 없는 것. 그 실패가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다.
결점과 실수를 기꺼이 발견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우리는 발전한다.
네 번째는 거절이다.
당신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상대의 거절을 받아들일 수도 있어야 한다.
거절을 통해 내 삶에 무엇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인지 명확히 정의할 수 있다.
마지막 가치는 내가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숙고하는 것이다.
조금은 멀고 추상적으로 느껴지지만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왜냐하면 자신의 죽음을 깊이 숙고해본 뒤에야 비로소 다른 모든 가치를 올바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5가지 가치 중에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내가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숙고하는 것이다'라는 마지막 가치다.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인식함으로써 삶을 보다 진지하고 엄숙하게 대할 수 있다. 죽음 앞에서 인간은 모두 겸손하며 숙연해지지 않는가?
최근에 여러 가지 신경 쓸 일도 많고, 힘든 일이 연속되면서 우연히 서점에서 집어 든 <신경 끊기의 기술>은 나의 상황을 벗어나는데 큰 도움을 주진 못했다. 자기계발과 심리학이 혼합된 변종 자기 계발서 정도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어서 새로운 내용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라니 다소 의아하다. 어떤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충동적으로 선택한 책, 다소 실망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