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2018년 트렌드를 Wag the dogs라고 선언했다.
Wag the dogs는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의미로 주객전도를 뜻한다. 황금개의 해에 트렌드 타이틀을 Wag the dogs로 정한 이유를 김 교수는 주류가 아닌 비주류가 부각되는 현상을 고려해 설정했다고 한다. 실제 일반 방송보다는 SNS, 본 상품보다 사은품,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가 화두가 되는 현실은 이를 잘 반영한다고 보인다. 김난도 교수가 전하는 18년 트렌드를 키워드별로 정리해 보자.
<Wag the dogs>
1.What’s your small but certain happiness?(소확행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로 소비자의 소비 패턴이 작은 일상 속에서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으로 미래보다는 현재, 특별함보다는 평범함으로, 강도보다는 빈도에 초점을 맞춘다.
2. Added satisfaction to value for money.(가성비에 가심비를 더하다 : 플라시보 소비)
가격 대비 성능을 의미하는 가성비 중심의 소비에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이라는 가심비가 추가된다. 이는 상품의 본원적 성능도 중요하지만 상품으로부터 소비자가 얻는 가치와 그로 인한 만족도에 중요성을 두고 있다.
3. Generation ‘Work-Life-Balance’(워라밸 세대)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은 직장에 ‘올인’ 하기보다는 직장을 떠난 개인의 삶에도 가치를 두고 사는 세대로 주로 젊은 직장인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애, 여가, 성장은 그들에게 희생할 수 없는 가치라고 한다.
4. Technology of ‘Untact’(언택트 기술)
Contact는 타인과의 접촉을 의미하지만 Untact는 접촉 단절 의미한다. 무인점포, 자율 주행 자동차 등 타인의 서비스를 받지 않아도 소비자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러한 양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감소 등 사회적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보이나, 사람이 하는 서비스의 Value는 상대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5. Hide away in your Querncia(나만의 케렌시아)
케렌시아는 투우장의 소가 마지막 일전을 앞두고 홀로 잠시 숨을 고르는 자기만의 공간을 의미한다. 엄혹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 창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이 증대된다고 한다. 콜라보와 하이브리드가 일상화된 시대에 창의적인 휴식 공간이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6. Everything-as-a-Service(만물의 서비스화)
소비자의 소비행태가 재화에서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다고 한다. 모든 가치가 서비스로 재창출 된다는 의미의 Everything-as-a-Service는 이를 잘 대변해준다. 아파트 입주민을 위한 리조트 수준의 컨시어지 서비스, 아파트 내 어린이 도서관이나 글램핑장 등의 설치가 서비스 가치의 중요성을 잘 부각시킨다.
7. Days of ‘Cutocracy’(매력, 자본이 되다.)
상품의 본원적인 기능 보다 해당 상품이 매력을 갖고 있는지가 구매 의사결정의 영향을 끼치는 소비 행태가 만연되고 있다고 한다. 가령 빨대 안경, 꽃 머리띠, 선풍기 목걸이 등은 효용성보다는 단순히 예쁘기 때문에 매력을 끄는 상품이라고 한다. 젊은이들은 이런 유의 상품을 ‘예쁜 쓰레기’라고 부른다. 다양한 상품 가운데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치명적인 매력이 있어야 한다.
8. One’s True Colors, ‘Meaning Out’(미닝아웃)
자기 주관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표현의 방식은 다양하다. SNS에 자기 관심을 해시태그로 붙이고, 입는 옷에 메시지를 담는 패션도 유행한다. 개인적인 취향이나, 신념을 피력하는 수단으로 소비를 동원하기도 한다. 사회적 파장도 대단하다. 정치, 사회적 이슈는 대중의 폭발력을 이끌어 낸다.
9. Gig-Relationship,Alt-Fanmily(이 관계를 다시 써보려 해)
관계 맺기에 피로를 느낀 사람들이 자신들의 관계를 다시 정리한다. 관계에도 가성비를 따지는 개인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고, 필요와 목적에 따라 관계를 설정한다. 티슈인맥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지속적인 관계가 아니라 일시적인 관계가 일반화된 세태를 풍자한다. 오프라인에서 필요한 인간관계를 온라인에 찾는 O2O 인간관계도 등장한다.
10. Shouting out Self-esteem
자존감이 중요시되는 시대다. 자존감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자존감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수저 계급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민주사회에서 자본계급론에 대한 관심이 영 불편하다. 자존감과 소비가 겉으로 보기에 연결되어있지 않아 보이나 사실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자기 만족을위한 다양한 소비가 나타난다. 외모관리 소비, 복고 소비, 셀프기프팅이라는 자기 선물주기 등이 이를 나타낸다. 자존감이 이제는 개인의 이슈가 아닌 사회적 이슈로 발전하여 큰 담론을 형성할 태세다.
김난도 교수의 소비 트렌드는 현실의 모습을 리얼하게 담아낸다. 그의 책은 가독성이 뛰어나고 흥미롭다. 해마다 발간하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빼놓지 않고 읽는 이유는 유익하기 때문이다. 김난도 교수가 설정한 트렌드 코리아 2018의 타이틀, 웩더독처럼 비주류가 주류를 흔드는 혁명적 변화가 있을지 기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