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컨드 액트〉 - 차별이라는 폭력에 저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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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성과에도 불구하고 저학력자라는 이유로 승진에서 불이익을 당한 한 여성의 인생 성공기를 재치와 유머로 풀어낸 넥플렉스의 <Second act>는 ‘사이다’와 같이 시원한 영화지만 메시지는 가볍지 않다. 나는 단순히 차별을 극복한 주인공 마야(제니퍼 로페즈)보다는 성공의 과정 가운데 거짓으로 학력을 위조하고 기회를 잡을 수밖에 없었던 현실의 벽이 더 크게 와닿았다. 주인공 마야는 친구 아들이 만든 가짜 이력을 통해 화장품 회사에 취업을 하게 되고 성공을 거둔다. 만약 학력 및 경력 위조가 없었다면 기회조차 잡을 수 없었던 상황에서 ‘거짓’은 결국 성공의 지렛대 역할을 한다. 자신의 콘셉트로 만든 신상품 출시에 성공한 날 마야는 자기 경력이 허구임을 고백하며 회사를 그만둔다. 이후 새로운 사업을 론칭 하며 성공한 CEO가 되는 해피엔딩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영화는 주인공의 과거 시절을 잠시 조명한다. 10대에 임신을 하고 낙태를 강요당하지만 아이를 낳고, 홀로 양육의 부담을 떠안는다.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상황에서 입양을 보내야만 하는 안타까운 현실 앞에 마야는 깊은 슬픔을 경험한다. 하지만 마트 직원으로 어렵게 생활하다, 학력 위조를 통해 인생 역전에 성공한 마야가 딸과 재회하는 과정은 훈훈하다. 스토리 라인을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영화가 다층적 메시지를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낙태 문제가 등장하고, 출산과 양육의 책임이 여성에게만 주어지는 불평등한 사회 현실이 조명된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 공공연하게 행해지는 다양한 차별의 문제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평등 사회에서 차별은 모순이지만 엄연히 존재한다. 기회의 평등이 박탈되면 의지의 평등마저 불가능 해지는 현실은 불편한 감정을 넘어 분노가 일어난다. 차별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그 대상이 약자라는 것에 공통점이 있다. 차별은 약자들에게 가해지는 물리적 정서적 폭력이다. 문제는 차별을 행하는 주체가 대상이 겪는 아픔을 이해하지도 공감하지도 못한다는 데 있다. 또한 이 차별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아 더욱 아프다. 하지만 최근 행동하는 약자들의 연대와 저항을 보면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름을 차별이 아닌 차이로 인식하는 평등 사회가 실현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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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세컨드 액트> - 차별이라는 폭력에 저항|작성자 이스트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