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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 - 시와 철학을 통한 단독성의 발견
조회 : 1713 추천 : 36
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 작가 : 강신주 출판 : 동녘 발매 : 2011.09.30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에 이어 괴로움으로 다시 시와 철학을 함께 만났다. 시를 통해 철학을 만나는 것은 마치 즐거운 인문학 여행과도 같다. 그런데 왜 ‘괴로움’일까? ‘괴로움’의 근원은 단독성에서 출발한다. 인문학의 출발은 자유와 단독성이다. 단독적이고 싶지만 용기가 없어 단독적이지 못한 자신을 돌아보기에 괴로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즐거움과 괴로움은 기본적으로 같은 뿌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프랑스의 철학자 들레즈(Gilles Deleuze. 1925~1995)를 통해 인문학은 기본적으로 단독성(Singularity)을 전제로 함을 역설한다. 시가 시로써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 어떤 다른 시와도 달라야 하는, 다시 말해 그 시만의 ‘단독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단다. 시인만의 고유한 생각이 시를 통해 표출될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단독성은 보편성으로 발전한다. 복제하지 않은 세상에 유일한 하나의 시이기에 그 시가 시일 수 있다는 것으로, 이 것이 시에 대한 보편적인 정의다. 강신주는 동양철학을 전공했지만 서양철학까지 통섭한 철학자이다. 글을 읽다 보면 그가 동양철학 전공자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서양철학에 해박한 지식과 통찰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에는 동양 철학자가 보이지 않는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14명의 시인들은 모두 한국시인이며, 서양철학자들을 대비시켜 놓았다. 아울러 개별 시인들의 작품들은 아주 독특하고 개성이 강하게 묻어난다. 각각의 시는 시인의 마음과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누구와도 동일하지 않은 자신만의 목소리가 시를 통해 전해진다. ‘사랑’ ‘돈’ ‘여성’ ‘그리스도’ ‘타자’ ‘미디어’ ‘자유’ ‘대중문화’ 등 다양한 주제들이 철학자를 통해 해석된다. 이성복과 라캉을 통해 사랑의 아픔과 험난함에 대해 이야기 하고, 최승호와 짐멜을 통해 자본주의의 상징인 ‘돈’에 포획된 인간의 삶에 대해 메스를 가한다. 고정희와 시몬 베유는 기독교 정신의 본령을 찾으려고 시도한다. 바로 그리스도가 가장 많은 관심을 가졌던 가난한 사람, 억압받는 사람, 외로운 사람, 불행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들을 사랑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문제를 제기한다. 신동엽과 클라스트르를 통해서는 지배도 복종도 거부하는 진정한 자유인의 길을 제시한다. “모든 시인과 철학자자는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는데 성공한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수많은 시인과 철학자들이 궁극적 유사성은 그들이 자기만의 제스처와 스타일을 완성했다는 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시와 철학을 읽는다는 것은 우리도 그들처럼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인문정신의 소망입니다. “다른 누구도 흉내내지 말고 자신의 삶을 자신의 힘으로 영위하고 그것을 표현하라”” _17~18면 위에서 언급했듯이 자기만의 제스처를 찾아서 완성하는 것이 인문학자의 궁극적 목적으로 보여진다. 시인이 자신의 제스처를 시를 통해 보여주는 것처럼, 시를 읽는 독자들도 자신의 목소리와 자신의 제스처를 발견한다면 시 읽기는 단순한 감동적 울림을 넘어서 자신을 찾아가는 숭고한 과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끄럽게도 나는 과거에 시를 많이 접해보지 않았다. 학창시절에 교과서에 수록된 시들이 대부분이랄까? 다만 최근에 강신주의 지적 멘토라 할 수 있는 김수영의 시를 접하면서, 자유와 단독성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었고,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과 김경민의 〈시 읽기 좋으날〉을 통해서는 매력적인 시의 세계에 빠져들게 되었다. 자신의 민 낯과 마주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속을 완전히 까 뒤집어 구리고, 추한 면들을 보여주는 것이 어디 쉽겠는가? 하지만 내가 책에서 만난 시인들은 모두가 시를 통해 자신을 보여주었다. 진정한 인문주의자를 볼 수 있다. 강신주는 철학을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두 권의 책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을 썼다고 한다. 실제 시에 대한 그의 철학적 접근이 신선할 뿐만 아니라 이해하기도 쉽다.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서 알기 쉽게 풀이한 것으로 그의 보편화된 철학에 대한 갈구가 느껴진다.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 / 강신주 / P324 / ＇12.9.6 by East-hill
작성자 : 유니모 날짜 : 2012-10-02 오전 10:28:57

강신주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 - 시와 철학을 통한 단독성의 발견

조회 :: 1713
추천 :: 36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

작가 : 강신주
출판 : 동녘
발매 : 2011.09.30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에 이어 괴로움으로 다시 시와 철학을 함께 만났다. 시를 통해 철학을 만나는 것은 마치 즐거운 인문학 여행과도 같다. 그런데 왜 ‘괴로움’일까? ‘괴로움’의 근원은 단독성에서 출발한다. 인문학의 출발은 자유와 단독성이다. 단독적이고 싶지만 용기가 없어 단독적이지 못한 자신을 돌아보기에 괴로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즐거움과 괴로움은 기본적으로 같은 뿌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프랑스의 철학자 들레즈(Gilles Deleuze. 1925~1995)를 통해 인문학은 기본적으로 단독성(Singularity)을 전제로 함을 역설한다. 시가 시로써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 어떤 다른 시와도 달라야 하는, 다시 말해 그 시만의 ‘단독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단다. 시인만의 고유한 생각이 시를 통해 표출될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단독성은 보편성으로 발전한다. 복제하지 않은 세상에 유일한 하나의 시이기에 그 시가 시일 수 있다는 것으로, 이 것이 시에 대한 보편적인 정의다.

강신주는 동양철학을 전공했지만 서양철학까지 통섭한 철학자이다. 글을 읽다 보면 그가 동양철학 전공자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서양철학에 해박한 지식과 통찰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에는 동양 철학자가 보이지 않는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14명의 시인들은 모두 한국시인이며, 서양철학자들을 대비시켜 놓았다. 아울러 개별 시인들의 작품들은 아주 독특하고 개성이 강하게 묻어난다. 각각의 시는 시인의 마음과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누구와도 동일하지 않은 자신만의 목소리가 시를 통해 전해진다. ‘사랑’ ‘돈’ ‘여성’ ‘그리스도’ ‘타자’ ‘미디어’ ‘자유’ ‘대중문화’ 등 다양한 주제들이 철학자를 통해 해석된다. 이성복과 라캉을 통해 사랑의 아픔과 험난함에 대해 이야기 하고, 최승호와 짐멜을 통해 자본주의의 상징인 ‘돈’에 포획된 인간의 삶에 대해 메스를 가한다. 고정희와 시몬 베유는 기독교 정신의 본령을 찾으려고 시도한다. 바로 그리스도가 가장 많은 관심을 가졌던 가난한 사람, 억압받는 사람, 외로운 사람, 불행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들을 사랑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문제를 제기한다. 신동엽과 클라스트르를 통해서는 지배도 복종도 거부하는 진정한 자유인의 길을 제시한다.

“모든 시인과 철학자자는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는데 성공한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수많은 시인과 철학자들이 궁극적 유사성은 그들이 자기만의 제스처와 스타일을 완성했다는 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시와 철학을 읽는다는 것은 우리도 그들처럼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인문정신의 소망입니다. “다른 누구도 흉내내지 말고 자신의 삶을 자신의 힘으로 영위하고 그것을 표현하라”” _17~18면

위에서 언급했듯이 자기만의 제스처를 찾아서 완성하는 것이 인문학자의 궁극적 목적으로 보여진다. 시인이 자신의 제스처를 시를 통해 보여주는 것처럼, 시를 읽는 독자들도 자신의 목소리와 자신의 제스처를 발견한다면 시 읽기는 단순한 감동적 울림을 넘어서 자신을 찾아가는 숭고한 과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끄럽게도 나는 과거에 시를 많이 접해보지 않았다. 학창시절에 교과서에 수록된 시들이 대부분이랄까? 다만 최근에 강신주의 지적 멘토라 할 수 있는 김수영의 시를 접하면서, 자유와 단독성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었고,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과 김경민의 〈시 읽기 좋으날〉을 통해서는 매력적인 시의 세계에 빠져들게 되었다. 자신의 민 낯과 마주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속을 완전히 까 뒤집어 구리고, 추한 면들을 보여주는 것이 어디 쉽겠는가? 하지만 내가 책에서 만난 시인들은 모두가 시를 통해 자신을 보여주었다. 진정한 인문주의자를 볼 수 있다.

강신주는 철학을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두 권의 책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을 썼다고 한다. 실제 시에 대한 그의 철학적 접근이 신선할 뿐만 아니라 이해하기도 쉽다.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서 알기 쉽게 풀이한 것으로 그의 보편화된 철학에 대한 갈구가 느껴진다.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 / 강신주 / P324 / ＇12.9.6 by East-hill

작성자 :: 유니모
날짜 :: 2012-10-02 오전 10:2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