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지영 〈의자놀이〉 - 지금도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죽어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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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놀이 작가 : 공지영 출판 : 휴머니스트 발매 : 2012.08.16 의자놀이 사람수 보다 적게 의자를 배치해 놓고 의자 주위를 돌다가 호각소리에 의자에 가서 앉는 놀이. 그 동안 집단 레크레이션 할 때에 가끔씩 사용해 보았던 놀이이다. 의자숫자가 사람숫자 보다 작기에 호각소리가 나자마자 먼저 의자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이 의자놀이는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조차도 재미에 빠져들게 한다. 하지만 상대방보다 더 빨리 자리를 차지하지 않으면 자신이 살 수 없는 의자놀이를 현실에다 옮겨다 놓으면 재미가 아닌 폭력이 된다. 공지영이 지은 〈의자놀이〉는 죽음으로 얼룩져 가고 있는 쌍용자동차 노동자 이야기를 통해 국가라는 조직이 어떻게 국민에게 폭력을 휘두르는지를 잘 보여주는 책이다. ‘22’ 이 숫자는 현재 까지 쌍용차와 관련하여 삶을 마감한 사람들 숫자다. 자살, 심장바미, 심근경색 등 다양한 이유로 이 땅을 등지었지만 그 원인은 쌍용차사태에서 비롯된다. 노동자와 그 가족의 죽음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공지영 작가는 소설이 아닌 르포르타주라는 형식의 글로 〈의자놀이〉를 썼다. 하지만 공 작가가 원해서가 아니라 선배 시인의 요청에 의해 쓰게 됐고, 쌍용차 사태에 숨겨져 있는 진실에 가까워지면서 작가는 이 사회가 얼마나 비 정상적으로 가고 있는지를 거듭 깨닫게 됐다고 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도 쌍용차 사태의 본질을 잘 모르고 있었다. 그저 적자에 허덕이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단행한 구조조정에 반대한 노동자들이 불법 폭력 파업을 하고 있다고만 생각했지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에는 무지했다. 물론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들이 불법 파업을 일삼는 폭력배로 매도되는 사회적 시선은 언론의 침묵과 왜곡에서 비롯된 면이 크다. 쌍용차 사태의 본질을 묻는 질문은 ‘불법파업’이 아니라 ‘왜’ 가 되어야 한다. 쌍용차는 2005년 상하이차에 매각되었다.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인수한 것은 처음부터 앞뒤가 맞지 않는 시나리오였다.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외면하고 한국시장에 뛰어들 아무런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대규모 투자와 고용승계를 약속했지만 상하이 차는 쌍용차의 기술을 빼돌려 중국현지에서 SUV를 생산 판매하는 L프로젝트를 노조와 협의 없이 강행하고, 약속했던 투자는 단 한 차례도 지키지 않았다. 자동차 회사에서 신차에 대한 투자가 없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상하이차는 애초부터 회사를 성장시켜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기술 확보가 인수목적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인수한 액수는 12백억에 불과하다. 보통 신차를 개발하는데 드는 비용이 3천억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기술 확보를 위한 12백억은 완전 껌 값이나 다름없다. 결국 투자회피는 경쟁력 상실로 적자를 증가시켰고 결국 법정관리의 수순을 밟게된다. 쌍용차에 대한 회계법인의 평가는 엉뚱하다. 자산에 대한 평가는 상식의 수준을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나중에 자산평가를 시행한 한국감정원보다 2배나 많은 감가상각을 실시한 회계법인의 자료를 반영하고 결국 이 자산평가액을 기초로 정리해고의 근거를 마련했다. 하지만 노조의 자구책은 눈물겹다. 임금이 형편없이 줄어드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릴 나누어 총고용을 유지하고, 비정규직을 끌어안기 위해 비정규직 고용안정기금 12억을 노조가 만들고, 코란도 C200 R&D 자금 1,000억을 노동자의 퇴직금을 담보로 정부에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이 정도 수준이면 2,646명의 노동자를 해고하지 않고 함께 갈 수 있도록 성의를 다해 사측에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측의 ‘함께 살기’를 채권단은 ‘니가 죽어줘’로 정리했다. 2,646명이 죽으면 나머지가 산다는 논리다. 아프게도 현실의 의자놀이는 이렇게 폭력적이다 결국 노조의 마지막 선택은 투쟁이었고 이 과정에서 사측과 정부의 대응은 마치 전쟁터에서 적군을 대하듯, 10년 동안 아껴두었던 최루탄, 몸에 맞으면 골절상을 입을 수 있는 고무탄과, 국제 사면위원회에서 사용을 금지한 테이저건(몸에 박히면 5만볼트의 전류가 흘러 온몸을 마비 시키는 총) 까지 사용했다. 마치 파업을 기다렸다는 듯이 온갖 시위 진압용 도구들을 테스트 한 것이다. 그리고 투쟁은 무력진압에 의해 막을 내렸지만 노동자들은 엄청난 상처를 입었다. 무자비한 진압에 따라 온몸이 망가졌고 저항하지 않는 시위자들에게 무차별적인 폭행이 가해졌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자진해산 하는 시위참여자들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했지만 구속과 의료비 등 손해보상 청구 등 상처 입은 노동자들을 사지로 몰았다. 결국 그 결과로 현재까지 22명의 죽음과 앞으로 더 많은 죽음을 우리는 목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언론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죽음을 다루지 않고 있다. 경찰이 어떻게 시위를 진압했는지 보여주지도 않았다. 게다가 언론의 철저한 침묵, 경찰의 활약(?), 정부의 방조가 함께 어우러져 쌍용차 사태는 우리역사의 한 귀퉁이에 씻을 수 없는 부끄러움으로 자리 잡게 될지도 모른다. 현재 해고된 쌍용차 노동자들은 갈 곳이 없다. 낙인이 찍혀있기 때문이다. 오로지 살기 위해 투쟁했지만 결과는 죽음으로 돌아왔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는 두 부류가 있다고 한다. 죽은 자와 살아있으나 서서히 죽는 자. 살아있는 자들은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고 정혜신 정신과 의사는 전하고 있다. 그들에겐 살아있는 자체가 고통이다. 그들에게 자살은 현재 고통에서의 해방을 의미 한단다. 가슴이 아파오고 눈물이 난다.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모순과 국가가 합법을 가장하여 어떻게 국민에게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쌍용차사태이다. 국가는 과연 누굴 위해 존재하는지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다. ‘함께함’ 이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이리도 힘든 것인가? 누군가 대답해줘야 할 것만 같다. 해고된 쌍용차 노동자 관련 후원_177쪽 쌍용자동차 희생자 추모 및 해고자 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 http://victory77.jinbo.net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을 위한 심리치유센터 ‘와락’ http://thewarak.com http://cafe.daum.net/warakmoa 후원계좌 국민은행 822401-04-060355 ★ 공지영작가는 〈의자놀이〉 판매 수익금 전액을 쌍용차 해고노동자를 위해 기부한다고 했다 ;) 〈의자놀이〉 공지영 / P204 / ＇12.9.25 by East-hi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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