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홍구 〈대한민국사〉 - 역사는 아무리 더러운 역사라도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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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사 작가 : 한홍구 출판 : 한겨레출판사 발매 : 2003.02.07 한홍구의 대한민국사 02 아우구스티누는 과거는 현재의 기억으로, 미래는 현재의 기대로 존재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말이다. 이 말을 가장 좋아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과거를 밝히고 싶지 않거나 과거를 지워버리고 싶은 사람들에게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은 단비와 같을지 모른다. 하지만 아우구스티누스도 과거의 인물이다. 과거는 바꿀 수 없는 것이기에 바꿀 수 있는 현재와 미래에 더욱 집중하자고 거품을 물면서 이야기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한 유력한 대선후보는 과거와 현재가 싸우면 미래를 잃는 다고 했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싸움과 투쟁으로 미래가 개척되어 왔다는 사실은 모르는 모양이다.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는 지는 가치관의 문제이다. 따라서 역사 자체를 등한시 하거나 이미 지나간 과거의 일이라고 남의 일인 듯이 바라보는 것은 안될 일이다. 역사에 대한 개인의 관점은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역사를 등한시 한다면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도, 헌법을 유린한 박정희의 군사 구태타와 유신도 가볍게 볼 것이다. 잘못된 과거에 대한 치열한 반성 없이 어떻게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한홍구의 대한민국사〉 는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한홍구의 시각’ 에서 저술한 책이다. 굳이 한홍구식 이라는 전제를 달아놓은 것도 역사는 개인의 관점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소위 우파적 시각을 가진 사람이 이 책을 읽는다면 이 책에 기술된 내용에 대해 너무도 편향적이라고 비판할 지도 모른다. 저자 스스로도 역사에는 관점과 기준의 문제가 존재하고 있다고 전한다. 안중근을 열사로 추앙하는 우리국민과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있는 일본사람들 사이에는 관점의 차이가 확실히 존재한다. 신채호를 지사로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우리와 자본주의 사회 질서를 교란한 경제사범으로 간주한 일제 관헌 사이에서도 이러한 입장차이는 극명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관점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해서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 될 일이다. 뉴라이트가 만든 교과서를 보면 거의 어지러울 지경이다. 일제시대 종군 위안부는 우리의 젊은 처자들이 돈을 벌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란다. 김구선생을 테러리스트로 묘사하고, 일제가 우리나라의 근대화에 기여를 했다는 주장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아이디어 인지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13년부터는 역사교과서에 이승만, 박정희 독재와 관련된 내용과 5.18광주 민주화 운동도 모두 빠진다고 한다. 친일파들이 얼마나 꼼꼼하고 조직적으로 역사왜곡을 자행하고 있는지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박정희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나도 이 책을 읽기 前 박정희가 한국 현대사의 대표적인 친일파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박정희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박정희는 교사를 하다가 만주 군관학교와 일본육사를 나와 만주군 소위로 근무했다. 바로 황군 장교로 재직한 것이다. 해방을 맞이하면서 광복군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광복군에 합류했지만 광복군이 귀국 후에 별볼일 없어지자 다시 조선 경비 사관학교에 입교했다. 좌익의 집권이 유력시 되던 그 당시 박정희는 남로당에 입당하였고 여순순천 사건이 터지자 군부內 남로당 프락치로 밝혀지면서 사형을 구형 받았지만 박정희의 증언이 군부 내 좌익세력을 색출해 내는데 공을 세워 풀려나게 된다. 결국 투철한 사회주의 이념이 없이 권력욕구만 가지고 있었던 박정희로서는 동지들을 철저히 배신한 것이다. 박정희의 육사 동기로 숙군에 참여해 박정희를 수사한 김안을은 “자기 조직을 털어놓은 공산주의자란 거세된 환관과 같아 풀어줘도 안심할 수 있었다. 고 회고한다._75쪽 사형시키지 않아도 좌익세력이 박정희를 단죄할 것이라는 생각이 만연되어 있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교사에서 황군으로, 황군에서 광복군으로, 다시 남로당을 거쳐 종국에 우익으로 철저하게 변신한 박정희가 아이러니 하게도 외쳤던 것은 ‘반공’이였다. 철저한 기회주의자에 다가 자기의 욕망만을 추구했던 인물이 바로 박정희라는 사실을 국민은 제대로 알고 있을까? 박정희가 군사 구태타를 통해 정권을 잡고 미국에 아부하기 위해 대의명분도 없는 베트남 전쟁에 참가한 것도 결국 자신의 사리를 채우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물론 베트남에서의 희생을 통해 벌어들인 10억달러의 돈이 경제발전에 쓰이긴 했지만 헐값에 파병하여 5천명의 사상자와 1만명의 부상자 그리고 2만여명의 고엽제 피해자를 양산해 놓은 대가 치고는 초라한 것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지원병력 위주로 우리보다 훨씬 적은 인원을 파견한 호주나 타이 대만 같은 나라는 더 많은 이익을 보았다고 한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결국 자신의 정권욕망이 초래한 결과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하니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3공화국과 5공화국을 거치면서 발생한 수 많은 인권탄압과 각종 비리에 대해서도 이 책에서는 언급하고 있다. 사학재단이 어떻게 한국사회에 자리잡게 되었는지 그리고 사학이 권력화 되어가는 과정들이 잘 묘사되어있다. 사립학교의 운영비는 중고등학교가 2%정도 대학은 6%정도 재단이 부담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머지 90%가 훨씬 넘는 비용이 등록금과 국민들의 혈세로 조달되고 있는데 사학재단이 학교를 소유하고 권력화하는 것은 어이가 없다. 설립자가 학교를 세우는 순간 학교는 설립자의 재산이 아니라 공익적인 학교법인의 재산이 되어야 하는데 사학 이사진인 관리자가 소유권을 행사하는 꼴이다. 이런 부작용은 사학비리로 얼룩지고, 사학재단의 이사장이 정권의 충직한 개노릇을 하고 있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설립자가 호남인들 72천명으로 구성된 조선대의 경우 전라남도 운수과장으로 있던 박철웅이 총장에 취임하여 학교를 사유화 했고 반정부 시국선언을 못하게 하기 위해 매일 아침 7시에 전체 교수 및 교직원 운동장 구보를 시킨 것은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 아닌가? 그 외에도 상지대 덕성여대 등도 사학비리의 종합선물 세트로 불려지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역사는 아무리 더러운 역사라 하더라도 좋다.’ 라는 했다. 오욕의 역사도 역사는 역사다. 한국군은 베트남에서 민간인을 5천명 넘게 죽였다. 6.25전쟁 때에 미군의 민간인을 학살에 분노하듯이 베트남에서의 우리 국군의 행위에 대해서도 비난 받아야 한다. 재일 한국인에 대한 일본인들의 차별과 학대에 분노하듯이, 박해로 인해 화교가 우리나라에서만 기를 펴지 못하는 것을 동일한 잣대로 평가해야 한다. 일본이 역사 교과서 왜곡을 보면서 공분을 느끼듯이 타인들도 우리가 숨기고자 하는 역사적 진실들을 드러내어 보고 싶어 하지 않을까?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는 것이 역사이다. 역사적 사실은 반드시 존재한다 하지만 역사를 바라보는 눈이 객관적일 수는 없다. 모두가 역사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시선과 잣대가 존재한다. 〈한홍구의 대한민국사〉 나와는 코드가 맞는 책이다. 진작 이 책을 만났어야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대한민국사〉 / 한홍구 / p 320 / ＇12.9.16- 출처 by East-hi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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