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승 + 진중권 〈크로스〉 새로운 문화 트렌드를 미학과 과학으로 읽어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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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정재승, 진중권 출판 : 웅진지식하우스 발매 : 2012.09.01 정재승 + 진중권 〈크로스〉 속도와 다양성, 그리고 복잡화로 표현되는 현대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척이나 피곤한 일이다. 쏟아져 나오는 각종정보에 눈과 귀를 막아버리고 무시하면 좋겠지만, 그 것은 마치 사회생활을 포기하겠다는 다짐과도 다르지 않다. ADHD(과잉행동, 주의력결핍)라는 정신질환이 점점 증가 되는 것도 뇌의 발달 속도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정보의 섭취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전문가의 주장이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너무도 빠르게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 사회에는 전에 보기 힘들었던 다양한 사회, 문화적 현상들이 등장하고 이러한 현상들은 사회 구성원들의 담론을 촉발 시키고 있다. 사회 변화와 더불어 새로운 문화가 발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러한 다양한 우리 사회의 문화현상을 미학자와 과학자가 만나서 풀어낸 책이 있다. 바로 진중권과 정재승이 쓴 〈크로스〉 이다. 미학과 과학의 연결이 왠지 생소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요즘은 워낙 결합과 융합이 일반화된 시대이다 보니 오히려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읽힌다. 이들 두 명의 학자가 논의한 대상은 무차별적이다. 이 시대를 표방할 수 있는 문화 아이템이라면 가리지 않고 대상의 범주에 올려 놓았다. 커피를 음료의 개념에서 문화의 개념으로 정착시킨 스타벅스에 대한 이야기부터 일본의 만화책, 헬로우 키티, 생수에 대한 문화적 해석 등 이 새대 문화와 연대하고 있는 주제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간다. 저자는 700원짜리 삼각김밥으로 점심을 때운 뒤 한잔에 5000원이나 하는 커피를 마시는 현상에 대해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체험하고 취향 공동체의 일환으로 볼 수 있는 일종의 종족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커피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것은 유의미한 현상이다. 디지털 카메라 기술의 발달은 ‘셀카’를 유행시켰고, 현실의 자신의 모습을 부정하고 2차원 평면상에 자신을 전혀 다른 사람으로 옮겨다 놓고 싶어 하는 욕망의 문화 탄생을 촉발 시켰다.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를 통해 평범하고 고전적인 아름다움이 아닌 새로운 시각의 아름다움을 만들었다. 도덕적이면서 때론 비도덕적이고, 윤리적이지만 때론 윤리를 벗어나서 행동하는 졸리는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으로 무장하여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아름답고 섹시한 여성은 이래야 된다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깨는 현대 여성상의 등장은 새로운 시대의 트렌드라고 볼 수 있다. 몰래카메라의 등장은 다양한 사회문화적 함의를 가진다. 관음증과 일상의 자신의 모습을 생중계하는 나르시시즘에 대한 욕망의 분출이 어우러져 각종 CCTV와 몰래카메라가 범람하게 되는 또 하나의 사회현상도 특이 할 만하다. 웃음의 코드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만들어진 형태의 코미디라면 지금은 개그 콘서트와 같이 관중과 호흡하고, 반전과 풍자, 해악이 한꺼번에 어우러져 즉석에서 웃음을 만들어가는 스탠딩 개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사회가 그 만큼 역동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양한 문화현상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분명한 것은 시대의 흐름과 연대하여 문화코드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시대 뿐만 아니라 국가와 지역에 따른 차이도 만만치 않다. 인터넷 가상세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세컨드라이프닷컴이 한국에서는 죽을 쑤고 있는 것이나, 한국에서 대박을 낸 싸이월드가 미국에서는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것은 문화코드의 차이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공유된 문화코드도 존재하는 것 같다. 최근 싸이(PSY)의 말춤이 전세계를 강타하는 것을 보면 문화는 고유성과 일반성을 다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와 과학의 만남을 통해 본 문화에 대한 해석, 나름 흥미롭다. 2009년에 출간된 책이지만 아직도 현재의 시류에 그렇게 뒤처져 있지 않아 읽어 볼만 하다. 더구나 중고책방에서 반값에 사서 읽었으니 그 값어치는 충분히 한 것 같다. ;) 〈크로스〉 / 정재승, 진중권 / P342 / - 출처 ＇12.10.24 by East-hi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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