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신중 〈살아야 하는 이유〉 - 어떤 상황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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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강상중 출판 : 사계절 발매 : 2012.11.05 〈살아야 하는 이유〉 그 어느 때 보다 행복에 대한 담론이 많아지고 있다. 행복에 대한 갈망은 인간본성에서부터 자라나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행복’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살아가고 있다. 그 만큼 현대인들은 행복이 절실하다. 12년은 힐링(Healing)이 사회적 화두가 되었던 한 해였다. 아마도 지금의 삶이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힐링에 목을 매는 것이 아닐까? 책이 출판된 이후에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거의 양보하지 않고 있는 혜민 스님의 책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도 내용을 들여다 보면 주제어는 행복이다. 욕망을 내려놓고, 자신을 성찰하다 보면 마음이 편해질 거라는… 다른 표현을 빌리자면 행복한 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것이다. 문명의 발전과 자본주의의 팽창으로 육신의 삶은 편해졌을지 모르지만, 마음에 평화는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것도 지나친 ‘행복추구’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사실 편안한 삶도 ‘돈’이 전제 되어야 하니, 없는 사람들은 더욱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지고 살아야 한다. “의식에 눈뜬 최고의 순간부터 의식이 사라질 때까지 가장 열심히 찾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역시 행복의 감정”입니다._41쪽(카를 힐티의 〈행복론〉 中) 나쓰메 소세키는 아무리 삶이 어렵더라도 살아야 한다고 했다. 무조건 말이다. 자살률이 높은 일본에서 ‘살아야 한다’는 명제는 대단히 의미가 있다. 하지만 지금 세계 최고의 자살률을 자랑(?)하는 한국에서 더 절실한 명제가 되었다. 아무리 삶이 힘들어도 자살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 하고 있지만 나의 문제가 되었을 때 한 번쯤 자살을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싶다. 하지만 한 번 부여 받은 각각의 생명은 너무나 소중하기에, 힘들더라도 혼신의 힘으로 삶을 부여잡고 버텨야 한다는 소세키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강상중은 〈고민하는 힘〉이후에 다시 이 책 〈살아야 하는 이유〉로 나와 만났다. 〈고민하는 힘〉의 연장선상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살아야 하는 이유〉는 자본주의와 삶, 고민 등 지금 현대인이 생각해봐야 할 내용들을 좀더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자본주의가 더욱 심화되면서 대중들은 오히려 행복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화두를 던지며, 우리가 알고 있는 행복론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일갈한다. 나름 건강하고, 노후에 그럭저럭 아껴가며 비참하지 않게 살 수 있는 것이 행복이라는, 지극히 진부하고 평범한 정의도, 평범하지 않은 높은 수준의 행복조건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평범한 행복이 특권이 되었다고 전한다. 나쓰메 소세키는 영국 유학시절 자본주의의 커다란 그림자를 직접 경험했다. 노동자의 시름과 공장에서 내뿜는 매연이 영국의 하늘을 뒤덮을 때 적어도 일본은 이런 식의 자본주의가 이식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소세키의 생각과는 반대로 나타났다. 오히려 더욱 안 좋은 방향으로 마치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처럼 달려가고 있다. 저자는 100년前 소세키의 경고가 자신의 가슴을 두드린다고 했다. 자본주의의 폭력성과 매일매일 마주하면서, 이런 상황을 타계할 방법은 ‘고민하는 힘’이라고 역설했던 저자는 여전히 생각의 중요성을 힘주어 말하고 있다. 자본주의라는 게임에서 패자의 굴욕을 맛보지 싶지 않으려면 승자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매일 ‘승자가 되기 위한 마음가짐이나 노하우가 있다’는 메시지로 샤워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_33쪽 승자독식 사회에서 승자가 되기 위한 지침서가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 모두가 승자라면 좋겠지만 승자는 일부이며, 패자가 훨씬 더 많이 존재한다. 승자라고 행복하고, 패자이기에 불행하다면 삶은 비참해진다. 승자와 패자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소위 ‘함께함’의 가치가 공유되는 아름다운 사회이기를 갈망하지만 요원하기만 하다. 욕망이 잉태한 또 다른 복제 욕망을 버리기는 어렵지 않겠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 단 1%의 희망의 끈을 버려서는 안 된다. 고 한다. 그럼 저자는 왜 고민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가? 유대인 정신의학자 빅터 프랭클은 나찌 수용소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박해를 받았지만 살아남아, 인간 마음의 어둠과 삶의 의미를 해명하는 일에 사력을 다해 호모 파티엔스(고민하는 인간)라는 새로운 정의를 해놓았다. “죽고싶다. 삶의 의미가 없다” 는 절망가운데서도 인간적으로 고민하고 싶다는 바람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그의 고백으로부터 고민하는 인간의 중요성을 상기시켰다. 삶 가운데 대부분의 고민의 대상은 돈, 사랑, 가족, 자의식, 그리고 절망이라고 한다.(소세키의 견해) 심도 있는 고민은 인간을 성장시키고,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할 것이다. 막스베버와 소세키의 생각을 통해 현대의 삶을 재조명해 보고, 삶과 인간에 대한 문제를 깊이 있게 사유한 결과물을 내놓은 책, 쉽게 기술했지만 내용은 역시 전작 〈고민하는 힘〉처럼 무게감있게 다가온다. ;) 〈살아야 하는 이유〉 / 강신중 / 201p / ＇13.1.5 - 출처 by East-hi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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