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어준 〈건투를 빈다〉 - 제대로된 인생 정면돌파 메뉴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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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투를 빈다 작가 : 김어준 출판 : 푸른숲 발매 : 2008.11.10 〈건투를 빈다〉 정제되지 않고, 거칠고 경박한 말투도 내용이 좋으면 용서가 되나 보다. 적어도 나에겐 말이다. 소위 쿨하다고 이야기 해야 하나... 거친 입담이 얄밉지 않고, 말 속에 묻혀 있는 진주같이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생각들이 부럽기도 하다. 이 책 〈건투를 빈다〉의 저자는 김어준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나꼼수의 멤버이고 예전에 딴지일보로 우리앞에 친숙하게 다가왔던 무림의 고수라 해야 할까?. 사실 그에게 반감을 갖는 사람도 많지만 나는 그가 이야기하는 언어 스타일이 마음에 든다.(물론 욕은 빼고) 막혀 있는 굴뚝을 속 시원하게 뚫어 주는 듯한 시원스러움과, 핵심을 집어 꼭지를 따는 그의 설명은 단연 압권이다. 김어준의 정면 돌파 인생 매뉴얼이란 부제가 잘 어울리는 이 책 〈건투를 빈다〉는 가족, 직장, 연인, 친구 등 인생 살면서 고민되는 주제에 대한 내담자의 질문과 저자의 상담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 질문을 할 때가 있고, 이미 답을 알고 있지만 확인을 하거나, 방향을 틀고 싶을 때 질문을 하기도 한다. 후자는 대부분 전문가라고 지칭된 사람들이 답변을 한다. 개인적으로 수학문제처럼 진짜 답을 구할 수 없는 질문보다는, 자신이 답을 이미 알고 있지만, 답하고 싶지 않은 질문이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상담을 하면서 자주 언급하는 내용이 있다. ＂당신은 답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그 답을 실행하고 난 이후에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답을 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맞는 말이다.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그리고 전문상담사는 조언까지의 영역을 담당하고 실천은 본인의 몫으로 남아있다. 김어준의 상담은 담백하고 솔직하다. 그리고 내담자에게 상처가 된다 해도, 아니면 아니라는 확실한 답을 내려 준다.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는 마마보이에게 따끔하게 충고한다. 너의 인생을 살라고... 남자 친구의 태도를 뜯어고치고 싶다는 내담자에게 뜯어고치는 방법을 이야기 하지 않고 남친을 애완동물로 만들고 싶냐고, 인간은 고쳐 쓰는 물건이 아니라고 돌직구를 서슴없이 날린다. 이제 은행원 2년차 남자가 자기는 여행가이드가 되고 싶은데 벌이가 시원치 않고 삶이 불안정할 것 같다는 고민에 대해 지체 없이 당연히 지르라고 조언한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20대 후반 이제 사회 초년병이 하고 싶은 일을 알고 적성도 맞는데 무엇을 망설이느냐고 질책한다. 남의 인생이라고 함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남은 인생을 하고싶은 일을 하며 도전하는 삶이 훨씬 더 행복하고 값어치 있는 일이라고 조언한다. 개인적으로 그 20대 은행원 내담자가 정말 직장을 때려 치고 여행가이드의 삶에 뛰어들었는지는 궁금하다. 김어준은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수 없이 많은 부조리와 대중의 잘못된 인식에 대해서도 일갈한다. 백인 우월 사회를 스스로 인정하고, 외국인을 인종에 따라 차별대우는 모습에서 사대주의를 비판하고 정부가 마련한 제도권 도박장에서의 도박을 권장하며, 도박을 사회 악으로 규정하여 개인 도박을 법으로 엄벌하는 사회 시스템에 실소한다. 사실 저자의 지적이 아니라도 이 사회는 합리나, 정의하고는 거리가 먼 제도와 규율이 곳곳에 장치되어 있다. 부조리한 사회를 개혁하려는 작은 움직임과 신음들은 그 동안 기득권에 의해 묵살되어왔다. 갈수록 지킬 것이 많은 사람들은 집요하게 개혁을 반대하고 꼼꼼하게 대처할 것이다. 그게 그들에게 이익이 되기에... 김어준의 인생 상담이 빛 나는 이유는 가식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가식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솔직하고 대담한 그의 언행이 오히려 신선하고 반가운 이유이다. 그가 이야기 한다. 많은 이들이 자신이 언제 행복한지 스스로도, 모르더라. 하여 자신에게 물어야 할 질문을 남한테 그렇게들 해댄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그런 자신을 움직이는 게 뭔지 그 대가로 어디까지 지불할 각오가 되어 있는지, 그 본원적 지룸ㄴ은 건너뛰고 그저 남들이 어떻게 하는지만 끊임없이 묻는다. 오히려 자신이 자신에게 이방인인 게다. 안타깝더라. 행복할 수 있는 힘은 애초부터 자기 안에 내재되어 있다는 거, 그러니 행복하자면 먼저 자신에 대한 공부부터 필요하다는 거, 이거 꼭 언급해두고 싶다. 세상사 결국 다 행복하자는 수작 아니더냐, 다들, 건투를 빈다, 졸라. _서문에서 ;) 〈건투를 빈다〉 / 김어준 / P331 / ＇13.1.27 - 출처 by East-hi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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