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민 〈당신들의 기독교〉 - 기독교에 대한 날선비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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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기독교 작가 : 김영민 출판 : 글항아리 발매 : 2012.12.31 〈당신들의 기독교〉 기독교인으로 기독교를 비판하는 내용의 책을 읽는다는 것이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하지만 주류라고 하는 보수 근본주의 기독교 단체의 행태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외부에서 기독교를 바라보는 시선이 무척이나 궁금하다. 지난 번 한완상님의 〈바보예수〉도 기독교인이 현재 기독교 내부의 문제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한 내용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는데, 이 번에는 비기독교인인 김영민님의 〈당신들의 기독교〉를 통해 다시 한 번 들여다 보았다. 저자는 자신이 경험했던 10명의 기독교인을 A부터 J까지 이니셜을 붙여 그들의 신앙 행태에 대한 설명과 자신이 알고 있는 기독교 정신과 비교하며 질타와 탄식, 아쉬움을 글로써 표현해 냈다. 기독교가 자본주의와 적합할 수 밖에 없는 종교라는 것을 시작으로 부유한 기독교인의 행태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적 견해를 피력한다. 성도의 화폐축적과 헌금이 하나님의 뜻이자 축복이라고 이야기하는 목사의 이야기는 고개를 들 수 없게 만든다. 축복을 자본과 연결하는 모습은 비성경적이며 반성경적이기도 하다. 예수님은 부자가 천국에 들어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고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재물을 이 땅에 쌓아 두었다는 것은 어떻게 부를 축적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나눔의 실천이라는 기독교 정신의 본령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여기에 귀족 목사에 대한 내용도 들어있다. 성도가 선물한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거나 후배 목사에게 선물하여 자본의 능력을 최대한 향유하는 목회자의 행태를 베블런이 언급한 ＇유한계급＇의 과시적 소비로 규정하고 있다. 목사는 하나님의 대리자가 아니다. 양들을 잘 인도할 수 있는 목자, 즉 기능적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일 뿐이다. 기성교회에서 목사가 권력을 가지고 성도 위에 군림하려 하는 형태는 성직자의 개념을 잘못 적용한 예라고 볼 수 있다. 예수를 믿는 모든 기독교인이 성직자다. 기독교가 이 땅에 들어와 정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祈福신앙과 교회 內 위계의 존재가 연대하여 지금의 왜곡된 형태의 교회가 탄생한 것은 한탄할 일이다. 세속적 가치가 교회에 그대로 들어와 기능하는 것에 대한 저자의 날선 비판에 가슴이 아파 온다. 근대 도시의 상인 부르주아들이 중세 영지의 귀족계급을 ＇대체＇한게 아니라, 다만 옷만 갈아입고 그 특권의 형식만을 ＇교체＇ 했을 뿐이라는 지적이 있듯이, 이미 우리 시대의 교회는 사회적 강자와 부자들을 대체하거나 각성시키는 어떤(초대 교회들과 같이) ＇절실한 약자들로 구성된 희망의 공동체＇가 아니다_99쪽 초대 교회의 모습은 지금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서로 나누고 배풀고, 사랑하는 희망의 공동체의 모습이었다. 건물을 증축하고 ＇세＇를 확장하는 지금의 대형교회와는 확연히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종교적 신념이 내재화 되어 ＇예수천당 불신지옥＇을 외치며 공공장소를 활보하는 소위 광신도의 모습도 안타깝다. 대중에게 거부감만 주는 형태의 전도법은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대중으로 하여금 기독교 혐오감을 양산할 따름이다. 삶의 모범을 보여줌으로써 주위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조용하지만 강력한 선교가 2000년전에 오신 예수의 가르침과 맥을 같이 한다. 기독교인으로 살아가겠다는 것은 단순 신자로서의 삶이 아니라 제자의 삶을 살아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서에는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를 따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제자의 삶은 어렵고 힘든 삶이다. 그 어렵고 힘든 고난의 삶을 기꺼이 기쁨으로 받아 들이고 살아가겠다는 결단을 내리고 제자로서 살아갈 때 참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다. 예수 믿고 천당 간다는 구호는 기독교의 본질을 왜곡 할 수 있다. 본질은 자기가 주인된 삶을 부인하고 철저히 예수를 주(Lord)로 받아 들여 제자로서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다양한 생각과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다. 비판의 대상과 표적이 되어가고 있는 기독교의 울타리에서 살아가는 내가 과연 제자의 삶을 살고 있는지 말이다. 또 다른 물음은 기독교인이 대중에게 존경과 사랑의 대상으로 인정받고 각인되지 못하는 작금의 현실에 나의 책임도 있지 않겠느냐 하는 뼈아픈 질문말이다. 책은 나의 내면을 한 번쯤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였기에 저자의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게 된다. 다만 본질과 다른 하나의 불쾌함이 있다. 일반인을 위해 쓴 책이라면 좀더 쉬운 단어와 문장으로 내용을 구성해야 했는데, 읽는 내내 튀어나오는 어려운 단어의 뜻을 찾아봐야 하고, 현학적 표현들이 질릴 정도로 자주 등장하는 것은 왜일까? 저자는 혹 가방끈이 한 없이 긴 독자만을 염두에 두었던 것은 아닌지 갑갑하다. 불친절 하다 못해 교만한 느낌까지 든다. ;) 〈당신들의 기독교〉 / 김영민 / P141 / ＇13.1.29 - 출처 by East-hi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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