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애란 〈두근 두근 내 인생〉 - 아프지만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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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 두근 내 인생 작가 : 김애란 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발매 : 2011.06.20 〈두근두근 내 인생〉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깊이 묻어 나오는 소설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두근두근 내 인생〉을 읽으면서 소설가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이야기꾼이기도 하지만 인간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철학자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볍게 보이는 제목, 하지만 긴 호흡을 가지고 천천히 읽어 내려가야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음미할 수 있는 〈두근 두근 내 인생〉은 나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선사했다. 부모가 17세 고등학교 시절 사고를 쳐 태어나게 된 남자 주인공 아름이는 조로증 환자다. 지금 그의 나이는 부모가 자신을 잉태했을 때의 나이 17세 이지만 그의 몸의 나이는 80세이다.너무도 병원과 친숙하게 지낸 아름이는 18세를 경험하게 될지 19세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 조로증으로 인한 오랜 고생은 주인공 아름이로 하여금 학창시절의 추억도, 친구를 사길 기회도 박탈해 버렸다. 혼자있는 시간이 많게 되면 생각이 많아 진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아름이는 인생을 일찍 깨닫게 된다. 미성숙한 어린 나이에 자식을 양육해야하는 아름의 부모, 하지만 부모의 나이는 자식사랑과 무관한 듯 하다. 아름이의 고통은 부모의 슬픔이다. 하지만 그 슬픔과 상처 마저도 기쁨으로 받아 들이려는 부모의 모습은 애처롭다. “미안해하지 않는 거야. 사람이 누군가를 위해 슬퍼할 수 있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니까. 네가 나의 슬픔이라 기뻐 _50쪽 누군가의 슬픔이 되었기 때문에 기쁘다는 것은 역설이다. 누군가가 가슴 아파 하는 것은 그냥 슬픈 것이다. 하지만 사랑은 존재에 대한 슬픔을 기쁨으로 받아 들일 수 있음을 이야기 한다. 조로증에 걸린 아들을 향한 아빠의 위로가 눈부시도록 아름답다. 죽음이 임박해 오면서 아름이는 병원비 마련을 위해 방송에 출현하게 되고 방송출현을 계기로 이성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사랑을 알게 된 것이다. 방송을 본 동년배의 여학생으로 불치병을 안고 살아가는 동병상련의 한 아이와 이메일로 소통하며 사랑을 나눈다. 메일로 상대방을 알아가는 아름이는 메일을 기다리며 기대와 실망, 사랑과 미움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인다. 하지만 아름이가 사랑했던 대상은 자신이 알고 있던 동년배의 소녀가 아닌 34살의 남성임을 알게 되면서 충격 속에 다시 실망과 괴로움을 경험한다. 인간은 한 없이 악할 수 있다. 죽음을 기다리는 것은 고통스럽다. 가야할 길이 이미 정해져 있을 때, 그것도 원하지 않던 길을 홀로 외로이 가야 한다면 그 고통은 상상하기 어렵다. 부모가 되어 자식을 먼저 보내야 하는 아픔도 엄청난 고통이다. 아름이 가족은 그 모든 고통을 함께 공유한다. 하지만 누구도 서로를 원망하지 않는다. 떠나야 하는 자와 떠나 보내야 하는 자 모두 절제된 감정 가운데 서로의 이별을 준비한다. 세상에 아름다운 이별이 있을까? 소설의 끝은 더욱 가슴을 아리게 만든다. 작가는 희망을 말하고 싶었을까?. 아름이가 떠날 자리에 새로운 생명이 기다리고 있다. 아름이는 엄마의 배를 만지면서 새로 태어날 자신의 동생에게 형의 손바닥이 동생의 머리에 올라온 적이 있었다라고 동생에게 전해 달라고 말한다. 마지막 아름이의 대사는 더욱 깊은 여운을 남긴다. ＂보고싶을 거예요＂ 나이를 먹는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 부모로 살아 간다는 것, 이 모든 것을 탁월한 통찰력으로 자기만의 언어로 해석해낸 김애란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 〈두근두근 내인생〉 / 김애란 / P354 / ＇13.1.27 - 출처 by East-hi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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