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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 〈인생〉 - 죽음은 무겁고, 삶은 더 무겁다.
조회 : 3021 추천 : 29
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인생 작가 : 위화 출판 : 푸른숲발매 발매 : 2007.06.28 위화 〈인생〉〈허삼관 매혈기〉에서 ‘위화’는 중국의 근현대사에 있었던 아픔과 부조리 그리고 민중의 고통을 함께 이야기 했다. 문화 대혁명을 비틀어 꼬집었고, 무지한 대중에게도 그들의 가슴속에 가족애와 우정이 살아 숨쉬고 있음을 밝혀내려 했다. 이후에 읽은 이 책 〈인생〉에서도 위화는 중국 역사 속에 자리한 민중의 고된 삶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한 개인의 인생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한 개인에 머무르지 않고 중국 인민 전체의 인생을 보여주려는 위화 특유의 몸짓을 소설에서 발견하게 된다. 소설을 통해 중국의 현대사를 재평가 하고자 하는 작가의 노력이 엿보일 정도로 위화는 역사소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역사를 소설 전체에 배치하는 성의를 보이고 있다. 푸구이라는 한 노인의 인생이 이 소설의 서사를 이룬다. 청년시절 난봉질과 사기도박으로 조상으로부터 받은 막대한 재산을 탕진하고, 지주의 삶에서 가난한 소작농으로 몰락한 푸구이 노인의 인생은 기구하고 처절하다. 물론 그의 몰락이 타의든 자의든 그 시대에 지주들의 추락을 대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의 가족의 죽음은 너무도 가볍고 쉽다. 생명이 이리도 가볍게 느껴질까? 난봉꾼 푸구이에게는 아이러니 하게도 자전이라는 헌신적인 아내가 있다. 그의 아내 자전은 밖에 나가서 기생집에서 계집질을 하고 돌아다녀도, 불평한마디 없이 남편을 기다린다. 재산을 탕진하고 소작농으로 추락했을 때도 자전은 흔들림 없이 남편을 내조한다. 소작농으로 전락한 푸구이는 때늦은 후회로 자신을 자책하지만, 사기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문화대혁명을 겪으면서 재산몰수와 죽임을 당할 수도 있는 처지였음을 감안하면 오히려 그의 몰락이 구원이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도박으로 푸구이의 재산을 차지한 룽얼은 혁명으로 재산을 몰수당하고, 총살을 당했기 때문이다. 입장이 바뀐 것이다. 후에 푸구이는 벙어리 딸 펑사와 아들 유칭을 낳아 키우게 되고, 푸구이의 삶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킨 사건이 발생한다. 어머니의 병이 위중해 의원을 데리러 갔다가 국민당군에게 강제 징집당하고, 전쟁터에 끌려가 죽을 고비를 넘기고, 해방군에게 다시 편입된다. 소설에서는 장제스의 국민당을 폭력적으로 묘사하여 해방군의 정당성을 묘사한다. 푸구이는 전쟁터에서 동료의 죽음을 목격하고, 해방군의 배려로 다시 고향땅으로 돌아왔지만 그의 어머니는 이미 세상에 없다. 푸구이는 어머니를 먼저 보내고, 아들 유칭마저 교장선생의 출산과정에 수혈해 주다가 온몸의 피를 모조리 뽑힌 채 어처구니 없이 죽게 된다. 그의 딸 펑사는 결혼후 아이를 낳다가 출산과정에서 과다출혈도 역시 죽는다. 죽음은 이렇듯 너무도 쉽게 발생한다. 그의 사위 얼시도 펑사가 죽고나서 공사판에서 일을 하다 시멘트에 깔려 죽고, 마지막 남은 손자 쿠건 조차도 삶은 콩을 먹다 기도가 막혀 죽는다. 가족 모두를 먼저 떠나 보낸 푸구이는 아무도 거들떠 보지도 않은 생명이 거의 다한 늙은 소 한 마리를 사서 자신의 이름을 붙여준다. 늙은 소가 먼저 죽을지 푸구이가 먼저 죽을지 모르지만 푸구이의 마지막 인생의 동반자는 말을 할 수 없는 소였다. 사랑과 우정 그리고 가족애가 다 연결되어 있는 소설이다. 작가는 문화대혁명 시절을 거친 역사 속에서 한 인간의 삶을 너무도 덤덤하게 표현해 내고 있다. 가족의 순차적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대단히 가벼운 일상으로 그려내고 있는 점은, 작가의 정제된 침착함이라고 해야 할까? 과연 작가 위화는 이 소설을 통해 정확하게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어했을까? 단순히 지주에서 소작농으로 몰락한 한 인간의 슬픈 인생을 소개하고 싶었을까? 아니면 어려운 삶의 여건에서도 사랑과 가족애를 부각시키려 했는지… 어쩌면 한 인간의 기구한 삶을 통해 중국 민중의 삶을 투사하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어떤 가치를 내포하고 있든지 〈인생〉은 독자에게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도록 해준다. 〈인생〉 / 위화 / P303 / ＇13.3.24 - 출처 by East-hill
작성자 : 유니모 날짜 : 2013-06-28 오후 6:01:19

위화 〈인생〉 - 죽음은 무겁고, 삶은 더 무겁다.

조회 :: 3021
추천 :: 29

인생

작가 : 위화
출판 : 푸른숲발매
발매 : 2007.06.28

위화 〈인생〉

〈허삼관 매혈기〉에서 ‘위화’는 중국의 근현대사에 있었던 아픔과 부조리 그리고 민중의 고통을 함께 이야기 했다. 문화 대혁명을 비틀어 꼬집었고, 무지한 대중에게도 그들의 가슴속에 가족애와 우정이 살아 숨쉬고 있음을 밝혀내려 했다. 이후에 읽은 이 책 〈인생〉에서도 위화는 중국 역사 속에 자리한 민중의 고된 삶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한 개인의 인생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한 개인에 머무르지 않고 중국 인민 전체의 인생을 보여주려는 위화 특유의 몸짓을 소설에서 발견하게 된다. 소설을 통해 중국의 현대사를 재평가 하고자 하는 작가의 노력이 엿보일 정도로 위화는 역사소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역사를 소설 전체에 배치하는 성의를 보이고 있다.

푸구이라는 한 노인의 인생이 이 소설의 서사를 이룬다. 청년시절 난봉질과 사기도박으로 조상으로부터 받은 막대한 재산을 탕진하고, 지주의 삶에서 가난한 소작농으로 몰락한 푸구이 노인의 인생은 기구하고 처절하다. 물론 그의 몰락이 타의든 자의든 그 시대에 지주들의 추락을 대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의 가족의 죽음은 너무도 가볍고 쉽다. 생명이 이리도 가볍게 느껴질까?

난봉꾼 푸구이에게는 아이러니 하게도 자전이라는 헌신적인 아내가 있다. 그의 아내 자전은 밖에 나가서 기생집에서 계집질을 하고 돌아다녀도, 불평한마디 없이 남편을 기다린다. 재산을 탕진하고 소작농으로 추락했을 때도 자전은 흔들림 없이 남편을 내조한다. 소작농으로 전락한 푸구이는 때늦은 후회로 자신을 자책하지만, 사기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문화대혁명을 겪으면서 재산몰수와 죽임을 당할 수도 있는 처지였음을 감안하면 오히려 그의 몰락이 구원이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도박으로 푸구이의 재산을 차지한 룽얼은 혁명으로 재산을 몰수당하고, 총살을 당했기 때문이다. 입장이 바뀐 것이다. 후에 푸구이는 벙어리 딸 펑사와 아들 유칭을 낳아 키우게 되고, 푸구이의 삶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킨 사건이 발생한다. 어머니의 병이 위중해 의원을 데리러 갔다가 국민당군에게 강제 징집당하고, 전쟁터에 끌려가 죽을 고비를 넘기고, 해방군에게 다시 편입된다. 소설에서는 장제스의 국민당을 폭력적으로 묘사하여 해방군의 정당성을 묘사한다. 푸구이는 전쟁터에서 동료의 죽음을 목격하고, 해방군의 배려로 다시 고향땅으로 돌아왔지만 그의 어머니는 이미 세상에 없다.

푸구이는 어머니를 먼저 보내고, 아들 유칭마저 교장선생의 출산과정에 수혈해 주다가 온몸의 피를 모조리 뽑힌 채 어처구니 없이 죽게 된다. 그의 딸 펑사는 결혼후 아이를 낳다가 출산과정에서 과다출혈도 역시 죽는다. 죽음은 이렇듯 너무도 쉽게 발생한다. 그의 사위 얼시도 펑사가 죽고나서 공사판에서 일을 하다 시멘트에 깔려 죽고, 마지막 남은 손자 쿠건 조차도 삶은 콩을 먹다 기도가 막혀 죽는다. 가족 모두를 먼저 떠나 보낸 푸구이는 아무도 거들떠 보지도 않은 생명이 거의 다한 늙은 소 한 마리를 사서 자신의 이름을 붙여준다. 늙은 소가 먼저 죽을지 푸구이가 먼저 죽을지 모르지만 푸구이의 마지막 인생의 동반자는 말을 할 수 없는 소였다.

사랑과 우정 그리고 가족애가 다 연결되어 있는 소설이다. 작가는 문화대혁명 시절을 거친 역사 속에서 한 인간의 삶을 너무도 덤덤하게 표현해 내고 있다. 가족의 순차적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대단히 가벼운 일상으로 그려내고 있는 점은, 작가의 정제된 침착함이라고 해야 할까? 과연 작가 위화는 이 소설을 통해 정확하게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어했을까? 단순히 지주에서 소작농으로 몰락한 한 인간의 슬픈 인생을 소개하고 싶었을까? 아니면 어려운 삶의 여건에서도 사랑과 가족애를 부각시키려 했는지… 어쩌면 한 인간의 기구한 삶을 통해 중국 민중의 삶을 투사하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어떤 가치를 내포하고 있든지 〈인생〉은 독자에게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도록 해준다.

〈인생〉 / 위화 / P303 / ＇13.3.24 - 출처 by East-hill

작성자 :: 유니모
날짜 :: 2013-06-28 오후 6: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