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시모토 바나나 〈막다른 골목의 추억〉 - 만남과 이별 그리고 치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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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골목의 추억 작가 : 요시모토 바나나 출판: 민음사 발매 : 2012.08.17 〈막다른 골목의 추억〉 굴곡이 없는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생에는 높고 낮음이 있고, 골짜기가 있는가 하면 능선도 있다. 항상 비루한 인생이 지속되거나, 역으로 고공행진만 계속되는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힘들어 죽거나, 기쁨에 압사당할지 모른다. 더 나은 내일이 있다는 희망이 있기에 살아갈 수 있고, 지금 아무리 잘 나가도, 예기치 않은 불행이 닥쳐올지 모르기 때문에 겸손을 이야기할 수 있다.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이 있다. 집 나간 말(馬) 때문에 슬픔에 잠겼던 말의 주인 새옹은 해당 말이 다른 명마를 데리고 집에 돌아오자 기뻐한다. 기쁨도 잠시 노인의 아들은 집 나간 말이 데리고 온 명마를 타다가 땅에 떨어져 다리불구가 되어 슬퍼하게 되지만, 전쟁이 터져 남자들이 군대에 징발될 때 불구라는 이유로 아들은 군대 징집이 면제되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인생은 반드시 굴곡이 있다는 내용을 잘 나타내 주는 고사다. 굴곡이 존재하기에 인간은 살수 있다. 존재하는 한 존재의 이유가 있다. 죽을 것 같았던 아픈 일도 언젠가는 지나가고, 과거의 아픔을 잊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간다. 〈막다른 골목의 추억〉은 이렇게 작든, 크든 굴곡진 삶에 일상의 새로운 만남과, 재회를 통해 치유를 이야기하는 따뜻한 단편 소설집이다. 5편의 단편소설은 각기 다른 스토리로 독자와 만나지만, 관통하는 주제는 만남과 아픔 그리고 치유이다. 사람을 통해 받은 상처가 다시 어떤 대상과의 새로운 만남을 통해 치유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상식이다. 물론 세월이 약이라는 말도 있듯이, 굳이 누군가 떠난 빈 공간에 새로운 대상을 채우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상처는 치유되게 되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픔의 시간들을 견뎌 내야 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만남은 고통을 잊게 해주는 진통제와도 같다. 다행이라 해야할까? 이 소설은 아픔을 위로해 주고 상처를 덮어 주는 만남의 과정을 성공적으로 그리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보다는 좀더 복잡하고, 늘 해피엔딩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별이라는 하나의 사건에 대해 충분히 애도기간을 거치지 않고, 새로운 만남을 갖는 것은 위험하다. 내면의 자기를 함께 떠나 보내면서 치유와 성장의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충분한 애도의 부재는 억눌린 분노와 아픔의 감정을 자기도 모르게 마음 한 구석에 침잔 시켜 놓는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일본작가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작품이며, 미묘한 감정의 흐름을 섬세하게 처리하기 보다는, 스토리에 중심을 두고 감정의 흐름을 다소 쉽게 던져 버렸다는 느낌을 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막다른 골목의 추억〉은 짧지만 나름의 재미를 주는 소설이다. 아무생각 없이 부담감을 갖지 않고 저자가 던지는 치유메세지에 한 번 동참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아 보인다. 글을 쓰다 보니 짧은 5편의 소설에 대해 너무 거창한 이별에 대한 분석을 해 놓은 느낌이 든다. 그냥 소설은 소설로 감정이 흘러가는 대로, 읽어 가면 될 것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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