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타노 쇼고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 하네〉 - 내용만 반전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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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작가 : 우타노 쇼고 출판 : 한스미디어 발매 : 2005.12.26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 하네〉 추리소설은 작가와 독자의 보이지 않는 두뇌 싸움이다. 작가는 독자로 하여금 작가의 의도를 간파하지 못하도록 복잡한 상황으로 스토리 라인에 혼선을 주면서, 다양한 인물과 상황을 통해 독자가 생각할 수 없는 반전을 만들어 낸다. 작가가 독자를 속이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독자는 작가를 넘어서기 쉽지 않다. 하지만 독자가 작가의 의도를 알아채는 순간, 추리소설의 재미는 반감되고, 작가는 독자와의 두뇌 싸움에서 패배자로 남는다. 하지만 적어도 ‘우타노 쇼고’는 독자에게 작은 빈틈도 허락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인물과 인물,상황과 상황을 연결해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작가의 의도를 밝혀 보려는 나의 의지도 의미 없이 끝나버렸다. 하여간 ‘우타노 쇼고’는 독자를 속이기로 대단한 결심을 한 모양이다. 아쉬운 것은 이 소설은 영화로 만들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영상으로 재현되는 순간 작가는 독자를 속일 수 없기 때문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활자가 갖는 매력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지난 번 읽었던 쇼고의 〈봄,여름 이윽고 겨울〉 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살인사건도 있고, 주인공의 직업도 경비원으로 비슷하지만, 살인의 동기는 전혀 다르다. 줄거리는 주인공 나루세 마세토라가 지하철에서 자살하려는 한 여인을 살리면서 시작된다. 보통 자살은 절망에 빠져 출구가 보이지 않을 때 하는 마지막 선택이다. 자살을 선택한 이 여인은 비록 주인공에 의해 살게 되지만, 그녀가 가지고 있었던 현실의 문제는 고스란히 남아있다. 절망의 그림자만 드리워진 그녀에게 나타난 주인공 나루세는 어쩌면 그녀의 유일한 희망의 불씨였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두 사람은 가까워 진다. 주인공 나루세는 고등학교 후배의 부탁으로 같은 피트니스 센터에 출입하는 한 여인의 부탁으로 뺑소니 사건을 수사하게 된다. 주인공이 과거 탐정사무소에 잠시 일했던 경험을 살려, 뺑소니 사건과 연관된 호라이클럽이라는 다단계 회사를 조사하게 된다. 그리고 그 회사의 불법행위가 밝혀지면서, 등장인물들의 연관성이 하나 둘씩 밝혀진다. 책의 제목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는 로맨스 냄새가 풍기는, 추리소설이다. 제목부터 독자의 시선을 분산시킨다. 실제 독자가 생각하는 것만큼 로맨틱하지 않다. 제목과는 상당히 유리된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오히려 화가 좀 난다. 이 책에는 노인의 삶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다. 호라이클럽이 범죄의 대상으로 삼는 사람은 대부분 무기력한 노인이다. 노인을 대상으로 사기성이 농후한 방식으로 물건을 팔고,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 사채를 쓰도록 한 다음에 돈을 뜯어내고, 채무변제가 어려운 노인을 범죄에 끌어들인다. 저자는 추리소설 속에 일본사회에 존재하는 노인의 문제를 건드려 보는 호기를 부린다. 그렇다고 사회성 짙은 소설이라 하기에는 전하는 메시지가 다소 약하다. 그냥 독자를 속이기로 마음먹고 한 번 속아보라는 생각도 들어있는 것 같다. 아울러 코믹적인 요소도 군데군데 들어있다. 하지만 추리소설에서 어떤 메시지를 찾으려는 욕심은 내려놔야 할 듯 하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기분이 왠지 찝찝해지는 것은 인물들에 대해 생각했던 나름의 그림이 산산조각 부셔지기 때문이리라…. ;)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 우타노쇼고 / p518 / ＇13.7.30 -출처 by East-hi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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