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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정 〈월경독서〉 - 책을 통해 세상을 만나다.
조회 : 4314 추천 : 32
fjrigjwwe9r1UNIMO_MULTIBOARD:Brd_Contents 월경독서 작가 : 목수정 출판 : 생각정원 발매 : 2013.08.19 〈월경독서〉〈월경독서〉는 한자어로 越境讀書 즉, 경계를 넘어서는 책 읽기를 의미한다. 스스로 좌파임을 고백하는 저자 목수정은 자신이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을 소개하며, 자신의 생각을 시원하고 거침없이 풀어냈다. 그녀가 소개한 17권의 책은 대부분 사회성 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알고 있는 책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과 밀란쿤테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정도 이고 나머지 책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가 소개한 책들을 살펴보면 매우 흥미롭고, 나중에 손이 갈만한 책들이다. 저자 스스로 고백하길 삶 속에서 공명하지 못하는 책들은 곧 잊혀지게 되고 정신세계의 외벽을 형성하는 벽돌로 자리잡지 못한다고 했으니, 분명 저자의 삶 속에 공명하고 의미있는 영향을 준 책들일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사실이나 그 동안 오해 하고 있던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저자의 날카로운 비판이 공감과 함께 눈에 들어왔다. 무용수 이사도라 던컨의 자서전 〈이사도라 던컨〉을 통해 던컨이 사랑에 목마른 혁명주의자이자, 육체의 해방을 주창한 현대 무용가였다는 사실은 내가 생각했던 그녀에 대한 선입견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혼을 거부하고, 미혼모로서 불꽃같은 인생을 살아간 던컨이 새삼 다르게 보인다. 조세희의 〈난쏘공〉에 대한 저자의 단상 中 날카로운 발톱도, 매서운 부리도 없는 인간이 생태계의 최상층을 형성하는 이유를 인간이 가진 ＇탁월한 잔혹성＇ 때문이라는 설명은 일면 수긍이 간다. 그 잔혹성이 두뇌와 결합했을 때는 더욱 큰 파괴력을 갖지 않는가? 〈시몬느 베이유, 불꽃의 여자〉를 통해 소개된 시몬 베유의 삶은 숙연함 그 자체였다. 자신이 가진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공장 노동자의 삶을 경험한 것이나, 굶주려 가는 동포들을 생각하며 음식을 거부하다 결국 죽음을 맞이한 시몬느 베유로부터 聖者의 향기가 난다. 모두가 위를 향할 때 아래를 바라보며 살아간 그녀의 삶은 불꽃 보다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엥겔스 평전〉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져 있다. 엥겔스가 자본가였다는 것, 그리고 자본을 통해 자본의 속성을 이해하고, 자본이 기능하는 방식에 대해 연구하여,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기술하도록 만들었다는 사실은 매우 이채로운 대목이다. 더구나, 공장을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돈으로 마르크스 일가를 먹여 살리고, 결국 프로레타리아 혁명의 기초를 완성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모순이고,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자본의 지속적이 축적을 목적으로 한 다른 자본가와는 다른 길을 걸었다는 것은 높이 살만하다. 아울러, 자기가 속한 계급의 속성을 따르지 않고 반대 방향을 향해 자신만의 길을 찾았다는 부분은 더욱 감동적이다. 저자는 〈김대중 자서전〉도 소개했다. 故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애정과 안타까움 등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는데.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그를 존경하면서도, IMF 이후에 신자유주의를 도입하게 된 부분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물론 어쩔 수 없었던 시대적 상황을 감안할 때, 다른 선택을 하기가 어려웠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신자유주의로 인한 폐해를 목도하고 있는 저자로서는 더욱 아쉬움이 컸던 모양이다. 완벽한 국가 지도자를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 개인으로서의 김대중과 지도자로서의 김대중은 엄연히 같을 수 없다. 故 노무현 대통령도 동일한 갈등을 수없이 한 것으로 기억된다. 때론 자신을 지지했던 사람들의 입장과는 반대되는 정책을 폈던 적이 많지 않았던가? 고뇌는 위치에 따라 그 색깔을 달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에 신자유주의라는 괴물이 들어와 국가를 분열과 갈등의 도가니로 몰아가고 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며, 안타까움으로 여전히 남아있다. 17권의 책을 간접적으로 만난 것이 아쉽지만, 자칭 감성좌파, 목수정이 전해주는 책 소개를 통해 새로운 사실들을 접하게 되어 〈월경독서〉와의 만남은 가치있는 시간이었다. 주변의 힘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색깔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세상인가? 하지만,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하고,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을 향해 따뜻한 시선을 갖고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 행동에 옮긴 신념의 先人들을 만난 것은 즐거운 경험이고, 신선한 충격이었다. 책 읽기는 예전에 나를 조금은 다른 나로 만들어 주는 과정이다. 독서 자체로서도 즐거움의 대상이지만, 변화된 나를 발견하는 것은 더한 기쁨이다. 물론 책읽기를 통해 과거의 나와 끊임없이 부딪히고, 과거를 이기기 위해 불편함과 힘듦을 견디어야 하는 과정을 통해서만 가능하겠지만 말이다. 〈월경독서〉 / 목수정 / P303 / ＇＇13.9.15 - 출처 by East-hill
작성자 : 유니모 날짜 : 2013-10-22 오후 3:17:34

목수정 〈월경독서〉 - 책을 통해 세상을 만나다.

조회 :: 4314
추천 :: 32

월경독서

작가 : 목수정
출판 : 생각정원
발매 : 2013.08.19

〈월경독서〉

〈월경독서〉는 한자어로 越境讀書 즉, 경계를 넘어서는 책 읽기를 의미한다. 스스로 좌파임을 고백하는 저자 목수정은 자신이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을 소개하며, 자신의 생각을 시원하고 거침없이 풀어냈다. 그녀가 소개한 17권의 책은 대부분 사회성 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알고 있는 책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과 밀란쿤테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정도 이고 나머지 책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가 소개한 책들을 살펴보면 매우 흥미롭고, 나중에 손이 갈만한 책들이다. 저자 스스로 고백하길 삶 속에서 공명하지 못하는 책들은 곧 잊혀지게 되고 정신세계의 외벽을 형성하는 벽돌로 자리잡지 못한다고 했으니, 분명 저자의 삶 속에 공명하고 의미있는 영향을 준 책들일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사실이나 그 동안 오해 하고 있던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저자의 날카로운 비판이 공감과 함께 눈에 들어왔다. 무용수 이사도라 던컨의 자서전 〈이사도라 던컨〉을 통해 던컨이 사랑에 목마른 혁명주의자이자, 육체의 해방을 주창한 현대 무용가였다는 사실은 내가 생각했던 그녀에 대한 선입견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혼을 거부하고, 미혼모로서 불꽃같은 인생을 살아간 던컨이 새삼 다르게 보인다.

조세희의 〈난쏘공〉에 대한 저자의 단상 中 날카로운 발톱도, 매서운 부리도 없는 인간이 생태계의 최상층을 형성하는 이유를 인간이 가진 ＇탁월한 잔혹성＇ 때문이라는 설명은 일면 수긍이 간다. 그 잔혹성이 두뇌와 결합했을 때는 더욱 큰 파괴력을 갖지 않는가?

〈시몬느 베이유, 불꽃의 여자〉를 통해 소개된 시몬 베유의 삶은 숙연함 그 자체였다. 자신이 가진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공장 노동자의 삶을 경험한 것이나, 굶주려 가는 동포들을 생각하며 음식을 거부하다 결국 죽음을 맞이한 시몬느 베유로부터 聖者의 향기가 난다. 모두가 위를 향할 때 아래를 바라보며 살아간 그녀의 삶은 불꽃 보다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엥겔스 평전〉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져 있다. 엥겔스가 자본가였다는 것, 그리고 자본을 통해 자본의 속성을 이해하고, 자본이 기능하는 방식에 대해 연구하여,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기술하도록 만들었다는 사실은 매우 이채로운 대목이다. 더구나, 공장을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돈으로 마르크스 일가를 먹여 살리고, 결국 프로레타리아 혁명의 기초를 완성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모순이고,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자본의 지속적이 축적을 목적으로 한 다른 자본가와는 다른 길을 걸었다는 것은 높이 살만하다. 아울러, 자기가 속한 계급의 속성을 따르지 않고 반대 방향을 향해 자신만의 길을 찾았다는 부분은 더욱 감동적이다.

저자는 〈김대중 자서전〉도 소개했다. 故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애정과 안타까움 등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는데.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그를 존경하면서도, IMF 이후에 신자유주의를 도입하게 된 부분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물론 어쩔 수 없었던 시대적 상황을 감안할 때, 다른 선택을 하기가 어려웠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신자유주의로 인한 폐해를 목도하고 있는 저자로서는 더욱 아쉬움이 컸던 모양이다. 완벽한 국가 지도자를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 개인으로서의 김대중과 지도자로서의 김대중은 엄연히 같을 수 없다. 故 노무현 대통령도 동일한 갈등을 수없이 한 것으로 기억된다. 때론 자신을 지지했던 사람들의 입장과는 반대되는 정책을 폈던 적이 많지 않았던가? 고뇌는 위치에 따라 그 색깔을 달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에 신자유주의라는 괴물이 들어와 국가를 분열과 갈등의 도가니로 몰아가고 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며, 안타까움으로 여전히 남아있다.

17권의 책을 간접적으로 만난 것이 아쉽지만, 자칭 감성좌파, 목수정이 전해주는 책 소개를 통해 새로운 사실들을 접하게 되어 〈월경독서〉와의 만남은 가치있는 시간이었다. 주변의 힘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색깔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세상인가? 하지만,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하고,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을 향해 따뜻한 시선을 갖고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 행동에 옮긴 신념의 先人들을 만난 것은 즐거운 경험이고, 신선한 충격이었다. 책 읽기는 예전에 나를 조금은 다른 나로 만들어 주는 과정이다. 독서 자체로서도 즐거움의 대상이지만, 변화된 나를 발견하는 것은 더한 기쁨이다. 물론 책읽기를 통해 과거의 나와 끊임없이 부딪히고, 과거를 이기기 위해 불편함과 힘듦을 견디어야 하는 과정을 통해서만 가능하겠지만 말이다.

〈월경독서〉 / 목수정 / P303 / ＇＇13.9.15 - 출처 by East-hill

작성자 :: 유니모
날짜 :: 2013-10-22 오후 3: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