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레드 다이아몬드 〈총균쇠〉 - 대륙간 문명발전의 차이는 환경의 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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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작가 : 제레드 다이아몬드 출판 : 문학사상사 발매 : 2005.12.19 〈총ㆍ균ㆍ쇠〉 인종주의자들은 인류가 발전해온 과정 속에서 각 사회별로 발전의 차이가 있는 것은 인종과 민족의 우열에 기인한다고 주장해왔다. 문명 발달을 주도한 유럽이 세계를 지배하고 세계사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사실만 본다면 백인과 유럽민족이 타 인종과 민족에 비해 우월하다는 인종주의자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또한 우리도 서구 유럽은 우월하다는 사대주의적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과연 사회발전의 차이가 인종과 민족의 우열에 의해 결정된다는 주장은 정말 사실일까? 역사 인류학자인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인종의 우열로 설명하는 문명발달의 과정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문명 발달의 차이는 어떤 특정 인종과 민족의 우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닌, 기후, 지역 等 환경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환경적 요인은 매우 다양하다. 대륙간 지배와 피지배로 이어진 정복의 과정에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총,균,쇠 즉 무기와, 병원균, 그리고 금속(탈것, 기계류)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유럽은 마야와 아즈텍 문명을 병원균과 무기로 멸망시켰고, 아메리칸 인디언들도 유사한 방법으로 침략하였다. 인종주의자들의 주장대로라면, 아메리카에 백인이 살고, 유럽에 아메리칸 원주민들이 살았다면, 유럽은 지금의 미국에 의해 지배되었을 것이라는 가정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역사에 가정은 존재하지 않기에, 가정 자체는 무용하다. 그래서 저자는 지리학, 식물학, 동물학, 고고학 등 다양한 학문을 통해 인종주의자들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인류의 변화에 영향을 준 환경적 요인들은 다양하다. 저자는 먼저, 야생 동식물의 가축화와 작물화를 핵심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가축화와 작물화가 중요한 이유는 인류의 생활방식을 수렵 이동 문명에서 농경 정착문명으로 전환시켰기 때문이다. 정착문명의 도래는 인구의 증가와 국가의 탄생으로, 문명의 발전이 보다 조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문명발달의 지역적 차이는 바로 정주형 사회로의 전환이 얼마나 빨리 이루어졌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두 번째 요인은 가축 및 작물화의 이동과 확산 속도가 지역별로 생태적, 지리적 환경이 다른 것에서 찾는다. 동일대륙 내에서도 가축 및 작물화가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지형적으로 고립된 지역은 먼저 가축 및 작물화가 이루어진 지역과 교류할 수 없는 지역적 한계나 특정 식물을 작물화하기에는 기후조건이 맞지 않아 발생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유라시아의 경우 문명발달이 빠르게 이루어진 것은, 대륙의 주요 축이 동서방향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유사한 위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기후도 비슷하고, 지리적 장애물이 많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반면에 아프리카의 경우 대륙의 축이 남북 방향으로 생태적 지리적 장애물이 많았기 때문에 확산의 속도가 느려, 문명이 가장 먼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륙전체로 확산이 늦어진 것으로 보고있다. 세 번째 요인은 대륙의 면적과 인구규모로 설명하고 있다, 인구의 규모가 큰 지역은 그 만큼 발명가들도 많을 것이며, 경쟁을 촉발하여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유라시아는 끊임없는 경쟁으로 혁신적인 문물을 만들지 않을 경우 제거 당하기 때문에 생존과도 직결되어 문명발달이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유럽이 분열국가이기 때문에 발전이 빨랐다는 주장을 폈다. 통일국가가 이루어졌다면, 다양성이 떨어져 바스코다가마나 칼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은 요원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에 인쇄술, 화약 등 문명발달이 가장 먼저 이루어졌고, 가장 먼저 해외개척을 했던 중국의 경우 대륙이 통일되면서 해외개척 금지 정책으로, 문명 발전이 더디어 졌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문명발달의 차이를 인종과 민족의 우열이 아닌 환경적인 요인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민족적 차이가 없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방대한 자료를 통해 제시한 외부환경이 주된 요인이라는 저자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아프리카 국가가 어렵게 사는 것은 작물화할 수 있는 환경이 열악하다보니 경제부흥의 길은 멀고 험했을 것이며, 절대빈곤으로 교육의 기회가 제공되지 않아 문명발전을 주도하기에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환경이 받쳐 주었다면, 어떤 인종과 민족이든 다른 역사를 만들었을지 모른다. 멀리서 찾을 것도 없이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환경요인이 얼마나 중요한지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전혀 유효하지 않은 말로 자리매김 한지 오래다. 요즘은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공부를 더 잘한다. 더 많은 사교육을 받다 보니,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당연히 명문대 진학률도 높을 수 밖에 없다. 개인의 차이가 분명 존재하지만, 동일한 조건이라면 환경은 중요한 변수일 수 밖에 없다. 700페이지를 넘는 방대한 분량의 책을 읽다 보니, 무려 6개월 동안 책을 끼고 있었다. 집중해서 한 번에 읽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시차를 두고 읽다 보니 앞에 읽은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아 답답한 면도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마무리 하게 되어 매우 만족스럽다. 방대하고 세밀한 자료를 통해 도출된 인류 문명 발전의 기원을 찾아가는 것은 즐거운 여행이었으며, 책에 기울인 저자의 노력과 헌신이 얼마나 대단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 〈총 균 쇠〉 / 제러드 다이아몬드 / P751 / ＇13.10.20 출처 : by East-hi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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