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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토 가나에 〈고백〉 - 복수의 끝을 보다
조회 : 4830 추천 : 32
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고백 작가 : 미나토 가나에 출판 : 비채 발매 : 2009.10.13 〈고백〉 살의는 있었지만 직접 죽이지는 않은 A, 살의는 없었지만 직접 죽이게 된 B, 누가 더 나쁜 사람인가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 하다. 죽일 마음을 먹은 자든, 죽인 사람도 모두 범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여교사 유코는 미혼모다. 유치원에 다니는 딸, 마나미는 엄마가 재직중인 중학교 수영장에서 익사한다. 경찰조사에서는 놀다가 익사한 단순 사고사로 처리하지만, 유코는 단순 익사가 아니라 자신이 담임을 맡고 있는 반의 제자 둘이 모의해 죽인 사실을 밝혀 낸다. 학생 A는 전기충격지갑을 만들었고, 학생 B는 학생A가 만든 전기충격 지갑을 담임의 딸에게 충격을 가하여 죽인다. A는 마나미가 죽었다고 생각하며 자리를 뜨고, B역시 죽었다고 생각하여 사고사로 위장하기 위해 수영장에 던지지만, 실제는 전기충격에 의한 사망이 아니라 익사였던 것이다. 전기충격으로 실신한 아이를 익사시킨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밝혀 낸 유코의 복수는 그녀가 학교를 퇴임하는 날 가해자를 포함한 반 학생들에게 자신의 딸에게 발생했던 진실을 밝히면서 시작한다. 청소년 보호법으로 처벌이 어려운 그들에게 그녀만의 복수의 방법은 치밀하고, 섬뜩하다. 여기서 왜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 둘은 왜 담임의 딸을 죽이려 했는가? 딸의 죽음에 얽힌 사연은 어이없게도, A는 자신이 만든 전기 충격지갑으로 사람을 죽여,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 결국 A의 아빠와 이혼하여 혼자 살고 있는 공학박사이자 교수인 엄마가 알도록 하기 위해 서였다는 것이다. 자식을 떠나면서 남긴 한마디, 절대 연락하지 말라는 엄마의 단호한 말에, 엄마랑 연락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 A의 엄마와 아빠는 교통사고를 통해 만나게 되고, 아빠가 엄마를 구해주게 되면서, 사회적 엘리트인 엄마와 시골의 전파상 사장과의 결혼이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강박적으로 아들을 훈육한 엄마의 잘 못된 교육은 아이를 사람이 아닌 괴물로 만들어 버렸다. 그리고 그 괴물은 오직 엄마에 대한 갈구함으로 타인의 고통을 철저히 외면한 채, 한 어린 아이의 생명을 너무도 쉽게 다루었던 것이다. B는 좋은 부모 아래서 자랐지만,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열패감이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많은 노력에도, 늘 한계에 봉착한 그에게 필요했던 것은 격려와 인정이었다. A는 B를 자신의 목적에 이용하기위해 B를 인정하고 추켜 세우지만, 목적달성을 이룬 후에는 거짓이었음을 고백하고, 철저히 경멸한다. B는 A에 대한 증오심으로 실신한 아이를 익사시키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다. 파괴된 인간성의 원인을 단순히 잘못 길러졌기 때문에, 모정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 찾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워 보인다. 10대의 사고체계를 심하게 뒤흔들고, 마음을 황폐화 시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엄마의 존재는 그렇게 강렬하고 무거운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역기능 가정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성인이 되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보면, 이 땅의 가장 작은 공동체, 가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새삼 느낄 수 있게 된다. 물론 서사의 큰 구조는 살해당한 딸의 복수이지만, 스토리의 중요한 축은 한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준 존재의 중요성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이 소설 〈고백〉은 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작가 데뷔작이라고 하는데, 신인작가의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치밀한 복선과 탄탄한 스토리 구조를 가지고 있다. 주인공 선생님 유코의 고백에서 시작한 스토리는, 소설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주인공 A,B의 고백과 제 3자의 목격담을 중심으로 시각과 시점을 달리하며 전개되는 것이 이채롭고 신선하다. 이 소설은 하나의 사건을 두고 각기 다른 네 사람의 증언을 통해 스토리를 전개해 나간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라쇼몽〉을 떠오르게 한다. 물론 차이가 있다면, 라쇼몽에서는 네 사람이 하나의 사건을 두고 각기 다른 말을 하지만, 〈고백〉에서는 파편처럼 흩어져 있는 사건의 퍼즐들이 등장인물들의 고백을 통해 맞추어져 완성된다는 것이다. 일본스러운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잘 짜여진 서사와, 반전에 반전, 나름 현실성있는 내용은 독자를 몰입시키기에 충분하다. 고백 / 미나토가나에 / P272 / ＇13.10.14 출처 : by East-hill
작성자 : 유니모 날짜 : 2013-10-31 오후 1:50:03

미나토 가나에 〈고백〉 - 복수의 끝을 보다

조회 :: 4830
추천 :: 32

고백

작가 : 미나토 가나에
출판 : 비채
발매 : 2009.10.13

〈고백〉

살의는 있었지만 직접 죽이지는 않은 A, 살의는 없었지만 직접 죽이게 된 B, 누가 더 나쁜 사람인가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 하다. 죽일 마음을 먹은 자든, 죽인 사람도 모두 범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여교사 유코는 미혼모다. 유치원에 다니는 딸, 마나미는 엄마가 재직중인 중학교 수영장에서 익사한다. 경찰조사에서는 놀다가 익사한 단순 사고사로 처리하지만, 유코는 단순 익사가 아니라 자신이 담임을 맡고 있는 반의 제자 둘이 모의해 죽인 사실을 밝혀 낸다. 학생 A는 전기충격지갑을 만들었고, 학생 B는 학생A가 만든 전기충격 지갑을 담임의 딸에게 충격을 가하여 죽인다. A는 마나미가 죽었다고 생각하며 자리를 뜨고, B역시 죽었다고 생각하여 사고사로

위장하기 위해 수영장에 던지지만, 실제는 전기충격에 의한 사망이 아니라 익사였던 것이다.

전기충격으로 실신한 아이를 익사시킨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밝혀 낸 유코의 복수는 그녀가 학교를 퇴임하는 날 가해자를 포함한 반 학생들에게 자신의 딸에게 발생했던 진실을 밝히면서 시작한다. 청소년 보호법으로 처벌이 어려운 그들에게 그녀만의 복수의 방법은 치밀하고, 섬뜩하다.

여기서 왜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 둘은 왜 담임의 딸을 죽이려 했는가? 딸의 죽음에 얽힌 사연은 어이없게도, A는 자신이 만든 전기 충격지갑으로 사람을 죽여,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 결국 A의 아빠와 이혼하여 혼자 살고 있는 공학박사이자 교수인 엄마가 알도록 하기 위해 서였다는 것이다. 자식을 떠나면서 남긴 한마디, 절대 연락하지 말라는 엄마의 단호한 말에, 엄마랑 연락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 A의 엄마와 아빠는 교통사고를 통해 만나게 되고, 아빠가 엄마를 구해주게 되면서, 사회적 엘리트인 엄마와 시골의 전파상 사장과의 결혼이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강박적으로 아들을 훈육한 엄마의 잘 못된 교육은 아이를 사람이 아닌 괴물로 만들어 버렸다. 그리고 그 괴물은 오직 엄마에 대한 갈구함으로 타인의 고통을 철저히 외면한 채, 한 어린 아이의 생명을 너무도 쉽게 다루었던 것이다. B는 좋은 부모 아래서 자랐지만,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열패감이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많은 노력에도, 늘 한계에 봉착한 그에게 필요했던 것은 격려와 인정이었다. A는 B를 자신의 목적에 이용하기위해 B를 인정하고 추켜 세우지만, 목적달성을 이룬 후에는 거짓이었음을 고백하고, 철저히 경멸한다. B는 A에 대한 증오심으로 실신한 아이를 익사시키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다.

파괴된 인간성의 원인을 단순히 잘못 길러졌기 때문에, 모정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 찾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워 보인다. 10대의 사고체계를 심하게 뒤흔들고, 마음을 황폐화 시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엄마의 존재는 그렇게 강렬하고 무거운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역기능 가정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성인이 되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보면, 이 땅의 가장 작은 공동체, 가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새삼 느낄 수 있게 된다. 물론 서사의 큰 구조는 살해당한 딸의 복수이지만, 스토리의 중요한 축은 한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준 존재의 중요성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이 소설 〈고백〉은 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작가 데뷔작이라고 하는데, 신인작가의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치밀한 복선과 탄탄한 스토리 구조를 가지고 있다. 주인공 선생님 유코의 고백에서 시작한 스토리는, 소설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주인공 A,B의 고백과 제 3자의 목격담을 중심으로 시각과 시점을 달리하며 전개되는 것이 이채롭고 신선하다. 이 소설은 하나의 사건을 두고 각기 다른 네 사람의 증언을 통해 스토리를 전개해 나간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라쇼몽〉을 떠오르게 한다. 물론 차이가 있다면, 라쇼몽에서는 네 사람이 하나의 사건을 두고 각기 다른 말을 하지만, 〈고백〉에서는 파편처럼 흩어져 있는 사건의 퍼즐들이 등장인물들의 고백을 통해 맞추어져 완성된다는 것이다.

일본스러운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잘 짜여진 서사와, 반전에 반전, 나름 현실성있는 내용은 독자를 몰입시키기에 충분하다.

고백 / 미나토가나에 / P272 / ＇13.10.14 출처 : by East-hill

작성자 :: 유니모
날짜 :: 2013-10-31 오후 1:5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