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정래 〈정글만리123〉 - 소설을 통해 중국을 만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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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만리 3 작가 : 조정래 출판 : 해냄출판사 발매 : 2013.07.17 〈정글만리〉 소설을 통해 중국의 사회, 문화, 역사를 만났다. 어쩌면 중국을 통해 소설을 만났다고 해야 할까? 조정래 그 이름이 주는 무게감 때문인지 〈정글만리〉는 독자들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 베스트셀러 1위에 오랫동안 이름을 올린 작품이다. 물론 유명작가라는 타이틀을 넘어 충분히 독자들을 유혹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소설이다. 3개월 동안 인터넷에 연재되어 네티즌의 눈을 즐겁게 해준 〈정글만리〉는 중국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비지니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중국의 문화와 풍습 등 각양각색의 중국의 모습을 담아냈다. 정치적인 이슈부터 사회저변에 깔려 있는 문제까지 소설 곳곳에 중국을 보여 주려는 작가의 노력이 눈에 들어온다. 저자는 종합상사 부장 전대광이라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관련 등장인물들의 크고 작은 수 많은 에피소드를 거미줄처럼 연결하여 소설의 서사를 구성하고 있다. 베이징대학에 다니는 전대광의 조카 송재형과 그의 여자친구 리엔링, 한국에서 성형수술관련 의료사고로, 중국에 온 성형외과 의사 서하원, 철강회사 부장 김현곤 等, 전대광을 중심으로 몇 개의 개별적인 이야기들이 잘 녹아져 있다. 그 개별이야기 속에서 중국이 어떤 나라인지 조금이나마 가늠하게 된다. 물론 중국에서의 비지니스가 줄거리의 핵심을 이루고 있으며, 중국內에서 어떻게 비지니스가 이루어지는지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꽌시(關係)없이 사업하기 힘든 중국, 뒷배가 되는 권력의 힘에 따라 사업 파트너가 바뀌게 되는 부패구조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문제 삼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문제 삼으니까 문제가 된다는 말 속에, 관계의 힘에 의한 비지니스 행태가 정당화 되기에 충분하다. 체면과 위신을 중요시 여기면서도, 물신주의가 사회 깊숙이 뿌리 박혀 있는 중국의 얼굴도 확인할 수 있다. 빈부의 격차가 너무도 심해, 배터져 죽는 인간과 배고파 죽는 인간의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 주는 내용은 씁쓸하기까지 하다. 시골에서 직업을 구하기 위해 도시로 와서 건설잡부로 일하고 있는 2억 5천만의 농민공들의 모습 속에서 중국의 빛과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 자본주의 보다 더욱 지독한 자본주의라는 저자의 말이 뇌리에 깊숙이 박힌다. 중국인들이 정말 중요하게 여기거나, 사회적으로 대단히 민감한 사안들도 소설을 통해 알게 되는데, 신앙처럼 굳어진 마오쩌뚱에 대한 경외심과, 영토문제에 대한 철저함이다. 과거 분열된 중국이 전쟁으로 몸살을 앓았던 아픈 기억에 대한 방어적 본능이 작동했다는 저자의 설명은 일면 수긍이 가기도 한다. 미국과 함께 G2로 불리는 중국은 부패가 일상화 되었고, 공자의 나라라고 하기에는 대단히 부도덕한 면이 상당히 드러나 있다. 짝퉁천국이라는 오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너무도 가짜음식이 많아, 믿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을 정도인 중국을 바라보는 세계인들의 시선은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서구인들은 부패하고, 비도덕적인 중국인들의 모습 속에서, 세계를 이끌어 갈 리더로 보지 않고, 중국을 폄하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그 어떤 세계인의 시선도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이다. 내부적인 수 많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과거 2100년 前에 세계를 주도했던 그 시대의 그 모습으로 돌아가고픈 욕망을 불태우고 있는 듯 하다. 누가 시기하든 중국의 잠재력은 엄청나다. 14억명의 중국 인구가 말해준다. 엄청난 내수시장 무시할 수 없는 구매파워는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글로벌 경제 각축장으로써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임에도 자본의 힘이 자본주의 국가에서 보다 훨씬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아이러니 하면서도, 돈에 따라 움직이는 비지니스 세계의 단면을 잘 보여 주기에 충분하다. 〈정글만리〉는 이야기 이상의 가치를 가진 소설이다. 단순히 소설적 재미만을 위해 이 책을 읽었다 하더라도, 중국이라는 거대 국가의 다양한 얼굴을 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기에 다른 재미가 있다. 이전에 읽었던 작가의 다른 책 〈허수아비춤〉과 내용은 전혀 다르지만, 왠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소설의 마무리 부분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듯한 아쉽고 허무한 결말이 마치 〈정글만리〉 후속편을 예고 하는 느낌이 든다. ;) 〈정글만리〉 / 조정래 / P1200 / ＇13.11.3 출처 : by East-hi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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