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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 〈감정수업〉 - 스피노자의 감정 정의와 인문학의 만남
조회 : 5709 추천 : 34
fjrigjwwe9r1UNIMO_MULTIBOARD:Brd_Contents 강신주의 감정수업 작가 : 강신주 지음 출판 : 민음사 발매 : 2013.11.20 〈강신주의 감정수업〉 강신주는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철학자다. 그가 저술한 철학서는 어려운 철학을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고전철학을 해석해 놓은 어떤 해설서는 원저자의 책 보다 더 어려운 경우가 종종있다. 그런류의 책을 읽으면, 저자가 과연 철학을 제대로 이해 하고 해설을 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어려운 학문을 더욱 어렵게 하기란 쉽지만, 쉽게 풀어 내는 것은 엄청난 내공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를 누군가는 이렇게 설명한다. 아마추어는 쉬운 것을 어렵게, 프로는 어려운 것을 쉽게 만든다고... 강신주의 메세지에는 힘이 있다. 다독과 깊은 사색으로 채워진 견고한 철학적 기반이 바탕이 되었을 터이다. 그의 강연을 듣다 보면 지나칠 정도의 자신감이 어조에서 묻어 나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자신감은 내재화된 신념에 뿌리를 두고 있는 듯 하다. 그 신념은 그 어느 누구도 자신을 좌지 우지 할 수 없도록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것, 바로 철학자 툴레즈가 주장한 단독성(Singularity) 이다. 그래서일까 강신주는 최근 그의 저서 〈감정수업〉을 통해 자기 감정에 충실한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했다. 강신주의 〈감정수업〉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48가지의 감정유형을 철학자 스피노자와 인문소설을 통해 조명한다. 스피노자의 간결하고 명쾌한 감정에 대한 설명이 단연 압권이며, 고전 인문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을 예리하게 끄집어낸 저자의 통찰력도 돋보인다. 강신주는 머리글을 통해 인간이 감정이 없다면 삶의 추억도, 삶의 희열도, 삶의 설렘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어른이 되면서 사람은 어릴 적의 솔직함을 잃어 간다. 우리는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사회화의 과정이라 일컫는다. 역설적으로 사회화가 잘 된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잘 억누르거나 살해하는 기술을 잘 터득한 사람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타인에게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고, 자기 내면과 맨 얼굴로 대면하지 못하는 현대인간의 슬픈 자화상을 꼬집는 저자는 감정에 충실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이 삶의 의미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역설한다. 스피노자의 인간 감정에 대한 명쾌한 해석이 눈에 들어온다. 자긍심이란 인간이 자기 자신과 자기의 활동 능력을 고찰하는 데서 생기는 기쁨이다. _40쪽 경쟁심이란 타인이 어떤 사물에 대해 욕망을 가진다고 우리가 생각할 때 생기는 동일한 사물에 대한 욕망이다. _61쪽 사랑이란 외부의 원인에 대한 생각을 수반하는 기쁨이다. _79쪽 대담함이란 동료가 맞서기 두려워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어떤 일을 하도록 자극되는 욕망이다. _89쪽 연민이란 자신과 비슷하거나 우리가 상상하는 타인에게 일어난 해악의 관념을 동반하는 슬픔이다. _130쪽 스피노자의 인간 감정에 대한 분류와 정의를 바탕으로 강신주는 고전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소설 속에서 느꼈던 감정의 실타래를 풀어 나간다. 저자가 소개한 고전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양하다. 우리에게 친숙한 소설도 눈에 띈다. 사랑마저 집어 삼키는 탐욕이라는 괴물을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게츠비〉를 통해 들여다 보고, 결코 사랑이라고 볼 수 없는, 하지만 사랑의 가면을 하고 등장한 호의라는 감정에 대한 해석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상실의 시대〉를 통해 이루어진다. 복수심은 미우라 아야코의 〈빙점〉에서, 분노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의 등장인물을 통해 보여 준다. 인간이 가지는 기본적인 마음, ＇감정＇을 철학자의 해석과 인문고전의 만남으로 처리한 저자의 접근이 대단히 이채롭다. 이 책을 관통하는 메세지는 행복하게 사는 것, 사람답게 사는 것은 우리에게 생기는 감정의 자연스러운 분출이라고 저자는 분명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자기 감정에 충실한 사람이 사랑이라는 감정에 젖어, 어떤 대상을 철저하게 사랑하지만, 원하는 사랑의 열매로 결실을 맺을 수 없을 때가 많다. 상처와 아픔이라는 원치 않는 결과물을 받아 들고서도 사랑했음으로 후회하지 않는다는 고백을 할 수 있다면 그 삶은 아름답다 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를 짓누르고, 질식시킬 것 같은 부정적 감정조차 우리의 자신의 것으로 받아 들이고 분출할 때 우리는 비로소 인간의 본질에 다가서는 것은 아닐까? 〈강신주의 감정수업〉 / 강신주 / P526 / ＇14.2.1 [출처] by East-hill
작성자 : 유니모 날짜 : 2014-03-15 오전 10:24:02

강신주 〈감정수업〉 - 스피노자의 감정 정의와 인문학의 만남

조회 :: 5709
추천 :: 34

강신주의 감정수업

작가 : 강신주 지음
출판 : 민음사
발매 : 2013.11.20

〈강신주의 감정수업〉

강신주는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철학자다. 그가 저술한 철학서는 어려운 철학을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고전철학을 해석해 놓은 어떤 해설서는 원저자의 책 보다 더 어려운 경우가 종종있다. 그런류의 책을 읽으면, 저자가 과연 철학을 제대로 이해 하고 해설을 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어려운 학문을 더욱 어렵게 하기란 쉽지만, 쉽게 풀어 내는 것은 엄청난 내공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를 누군가는 이렇게 설명한다. 아마추어는 쉬운 것을 어렵게, 프로는 어려운 것을 쉽게 만든다고...

강신주의 메세지에는 힘이 있다. 다독과 깊은 사색으로 채워진 견고한 철학적 기반이 바탕이 되었을 터이다. 그의 강연을 듣다 보면 지나칠 정도의 자신감이 어조에서 묻어 나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자신감은 내재화된 신념에 뿌리를 두고 있는 듯 하다. 그 신념은 그 어느 누구도 자신을 좌지 우지 할 수 없도록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것, 바로 철학자 툴레즈가 주장한 단독성(Singularity) 이다. 그래서일까 강신주는 최근 그의 저서

〈감정수업〉을 통해 자기 감정에 충실한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했다. 강신주의 〈감정수업〉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48가지의 감정유형을 철학자 스피노자와 인문소설을 통해 조명한다. 스피노자의 간결하고 명쾌한 감정에 대한 설명이 단연 압권이며, 고전 인문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을 예리하게 끄집어낸 저자의 통찰력도 돋보인다.

강신주는 머리글을 통해 인간이 감정이 없다면 삶의 추억도, 삶의 희열도, 삶의 설렘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어른이 되면서 사람은 어릴 적의 솔직함을 잃어 간다. 우리는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사회화의 과정이라 일컫는다. 역설적으로 사회화가 잘 된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잘 억누르거나 살해하는 기술을 잘 터득한 사람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타인에게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고, 자기 내면과 맨 얼굴로 대면하지 못하는 현대인간의 슬픈 자화상을 꼬집는 저자는 감정에 충실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이 삶의 의미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역설한다. 스피노자의 인간 감정에 대한 명쾌한 해석이 눈에 들어온다.

자긍심이란 인간이 자기 자신과 자기의 활동 능력을 고찰하는 데서 생기는 기쁨이다. _40쪽

경쟁심이란 타인이 어떤 사물에 대해 욕망을 가진다고 우리가 생각할 때 생기는 동일한

사물에 대한 욕망이다. _61쪽

사랑이란 외부의 원인에 대한 생각을 수반하는 기쁨이다. _79쪽

대담함이란 동료가 맞서기 두려워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어떤 일을 하도록 자극되는 욕망이다.

_89쪽

연민이란 자신과 비슷하거나 우리가 상상하는 타인에게 일어난 해악의 관념을 동반하는

슬픔이다. _130쪽

스피노자의 인간 감정에 대한 분류와 정의를 바탕으로 강신주는 고전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소설 속에서 느꼈던 감정의 실타래를 풀어 나간다. 저자가 소개한 고전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양하다. 우리에게 친숙한 소설도 눈에 띈다. 사랑마저 집어 삼키는 탐욕이라는 괴물을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게츠비〉를 통해 들여다 보고, 결코 사랑이라고 볼 수 없는, 하지만 사랑의 가면을 하고 등장한 호의라는 감정에 대한 해석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상실의 시대〉를 통해 이루어진다. 복수심은 미우라 아야코의 〈빙점〉에서, 분노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의 등장인물을 통해 보여 준다.

인간이 가지는 기본적인 마음, ＇감정＇을 철학자의 해석과 인문고전의 만남으로 처리한 저자의 접근이 대단히 이채롭다. 이 책을 관통하는 메세지는 행복하게 사는 것, 사람답게 사는 것은 우리에게 생기는 감정의 자연스러운 분출이라고 저자는 분명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자기 감정에 충실한 사람이 사랑이라는 감정에 젖어, 어떤 대상을 철저하게 사랑하지만, 원하는 사랑의 열매로 결실을 맺을 수 없을 때가 많다. 상처와 아픔이라는 원치 않는 결과물을 받아 들고서도 사랑했음으로 후회하지 않는다는 고백을 할 수 있다면 그 삶은 아름답다 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를 짓누르고, 질식시킬 것 같은 부정적 감정조차 우리의 자신의 것으로 받아 들이고 분출할 때 우리는 비로소 인간의 본질에 다가서는 것은 아닐까?

〈강신주의 감정수업〉 / 강신주 / P526 / ＇14.2.1 [출처] by East-hill

작성자 :: 유니모
날짜 :: 2014-03-15 오전 10:2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