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야베 미유키 〈솔로몬의 위증 1,2,3〉 - 누가 진실을 말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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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위증 1 / 2 / 3 작가 : 미야베 미유키 출판 : 문학동네 발매 : 2013.06.12 〈솔로몬의 위증〉 미야베 미유키의 추리소설 〈솔로몬의 위증〉은 긴 호흡과 시간이 필요한 소설이다. 총 3권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분량만도 2000쪽이 넘는다.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만난 것은 이 번이 처음이다. 물론 변영주 감독의 영화 〈화차〉를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원작자인 미야베 미유키를 만날 수 있었다. 워낙 강렬했던 영화 이기에 배우 뿐만 아니라 감독, 원작도 머리에 확실히 각인되었고, 이 책 〈솔로몬의 위증〉을 통해 그녀가 뛰어난 작가라는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자살한 한 중학생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진실 파헤치기가 소설의 중심 서사를 이룬다. 자살로 결론 난 사건이 익명의 살인 목격 고발편지에 의해 다시 부각되면서 자살 사건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다. 하지만 사건 목격자의 고발내용에 대한 신뢰성이 의심되면서 경찰 수사가 아닌, 학교 자체 조사로 진행되고 고발장과 관련하여 또 다른 학생이 죽음을 맞이한다. 자살사건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 방송의 소재가 되고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다. 진실은 제도권 사법기관이 아닌 학생들의 힘에 의해 법적 효력이 없는 학내 재판에서 가려진다. 솔로몬의 재판을 아는가? 한 아이를 가지고 서로 자신의 아이라고 주장하는 두 여인에게 공평하게 둘로 나누어 가지라는 솔로몬의 판결에 친모는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며 포기한다. 솔로몬은 아이를 포기한 여인이 친모임을 확인하고, 반으로 나누어 갖겠다는 가짜 친모를 벌한다는 솔로몬의 재판은 자식 사랑을 테스트함으로써 친모를 가려낸 유명한 일화다. 지혜를 상징하는 이스라엘의 왕 솔로몬의 재판은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일화다. 저자는 왜 지혜의 왕 솔로몬을 책의 제목에 끌어 들였을까? 게다가 솔로몬의 위증이라니... 솔로몬과 위증은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보인다. 그래서 더욱 궁금증을 유발한다. 재판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모두가 솔로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누군가는 분명 위증을 하기 때문이다. 위증을 하는 솔로몬도, 진실을 이야기하는 솔로몬도 모두 그들만의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증인들은 그들이 원하는 목적을 일정부분 성취한다. 학내 재판은 진실을 밝혀 줄 뿐만 아니라, 사춘기를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자신들의 내면과 마주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성숙의 계기를 마련해 준다. 이 책 〈솔로몬의 위증〉은 학교를 포함한 사회문제를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발산한다. 학교폭력, 청소년의 자살, 역기능 가정, 잘못된 언론 등 많은 사회적 이슈를 종합적으로 녹여 냈다. 또한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적 특성에 충실하여,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게 전개된다, 여타 추리소설과 달리 다소 속도감이 떨어지는 부분과, 이야기의 흐름을 완전히 뒤집는 소위 허를 찌르는 급반전이 없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전체적으로 다소 느슨한 전개와 과다한 분량이 독자의 인내를 시험하지만, 작가가 의도한 진실에 다가서는 순간 인내에 대한 보상은 충분히 이루어진다. 시간을 내어 읽어 볼만한 책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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