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유정 ＇7년의 밤＇그날의 진실은 무엇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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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의 밤 작가 정유정 출판사 은행나무 발매 2011년 3월 23일 ‘7년의 밤’은 12살 여자아이의 목을 비틀어 살해하고, 여자아이의 아버지를 뭉치로 때려죽이고, 자기 아내마저 죽여 강에 내던지고, 댐 수문을 열어 경찰 넷과 한 마을주민 절반을 수장시킨 미치광이 살인마의 아들, 서원이의 이야기다. 서원은 모두가 죽어버린 밤에 멀쩡히 살아남은 아이다. 책은 세상 사람들 모르게 조용히 살고 있던 서원에게 택배상자가 배달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택배상자에는 서원과 함께 사는 승환의 일기와 승환이 조사한 모든 것이 담겨있다. 서원은 승환이 남긴 파일과 노트를 보면서 자신의 아버지가 끔찍한 살인마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죽은 여자아이의 아버지, 오영제가 살아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7년의 밤은 전반적으로 차분하고 조용하게 이야기가 흘러간다. 특별한 일 없는, 조용한 마을에서 일어나는 잔잔한 긴장감이 전반적으로 책에 퍼져있다. 서원은 오영제와 싸우는 마지막을 제외하고는 시종일관 차분하다. 아버지에 대한 감정 때문에 혼란스러워하지만, 감정과 행동은 덤덤하다. 작가는 캐릭터와 복선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엘리트 사이코패스 오영제, 아이를 위해 목숨을 내던지는 아버지 최현수, 그날의 진실을 알고 있는 숨은 조력자 승환 그리고 자신의 운명을 바꾼 서원의 엄마 은주, 그날의 진실을 알게 되는 서원. 이들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바뀌지만 몰입에 방해되지 않다. 오히려 적당한 지점에서 바뀌는 시점과 이야기가 더 몰입할 수 있는 힘을 준다. 또 최현수의 꿈, 신발, 자동차 장식 그리고 죽은 여자아이의 고양이 등 독자를 위한 복선을 많이 만들었다. 자동차 장식으로 오영제가 최현수를 의식하게 되고, 고양이를 이용해 오영제는 서원을 이용하는 등 단 하나도 무심코 지나갈 수 있는 부분이 없다. 비현실적인 장소에서 일어나는 현실적인 이야기. 마을의 권력자, 엘리트의 뒷면, 가정폭력, 왕따, 현실적인 우리네 아버지 등 무심한 듯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다. 가정폭력만 봐도 주위 사람들이 알아도 집안일이라는 이유로 모른척하지 않은가. 현실과 같다. 세령호라는 작가가 만든 비현실적인 장소에서 일어나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영화가 어떻게 보여줄지 궁금하다. 재밌게 봤지만, 아쉬움도 있다. 내가 작가라거나 글을 잘 쓰는건 아니지만, 첫 문장에서 독자의 시선을 잡을 수 없었다는 게 아쉬웠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되기 전까지 나도 조금은 지루하게 읽었다. 차분한 서원이의 감정과 조용한 마을의 분위기 때문일지 모른다. 그래도 어찌됐든 작가의 창조력은 흥미로웠고, 자료조사와 복선은 대단했다. 처음 몇장의 지루함을 견딘다면 충분히 재밌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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