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홍순 〈장자처럼 살라〉 - 자유주의자 장자, 다시 생각해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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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처럼 살라 작가 : 박홍순 출판 : 한빛비즈 발매 : 2014.07.25 중국 고대의 사상가 장자를 오래 전에 만났을 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그의 자유주의적 사상은 대단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장자는 공자, 맹자 等 유가사상의 축을 이룬 사상가들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았다. 그들이 정치에 관심을 두고 지속적으로 군주의 주변을 맴돌았던 것 과는 달리, 장자는 세상이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를 거부하고 철저히 자유주의자로서의 삶을 영위하였다. 그 동안 역사의 관심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유가사상에 집중되어 왔다. 군주는 인으로 통치하고, 백성은 국가에 충성을 다하고, 부모에게는 효를 다하는 이른바 바른 생활 인간이 되라는 가르침은 위계구조가 공고한 조직에서는 대단히 유효하다. 국민을 국가주의에 길들이고, 자녀를 부모에 복종시키는데 그만한 가치체계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어려운 사회환경과 경쟁에 지친 사람들이 많아져서 인지 장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소위 시쳇말로 힐링에 장자만큼 좋은 철학서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아울러 장자철학에 대한 새로운 해석도 많아졌다. 2000년전에 살았던 철학자의 생각을 문자로만 가지고 평가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또한 어떤 해석이 장자철학의 본질에 근접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하여간 요즘 장자는 뜨거운 감자다. 유가는 仁(인),의(義)를 통한 덕치와 사람됨의 도리를 강조했지만, 장자는 왕의 존재를 거부한 무정부주의자로서 위계를 혐오하였다. 장자는 철저히 자유주의자였으며, 또 그런 삶을 살았다. 하지만 우리가 장자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는 속세를 벗어나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 유유자적한 은둔자의 모습이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장자는 현실 회피주의자가 아닌 개혁적 사고를 가진 진보주의자로서의 삶을 살았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장자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점이기도 하다. 박홍순은 〈장자처럼 살라〉(한빛비즈,＇14. 7)를 통해 장자처럼 사는 삶에 대해 독자에게 안내한다. 저자는 장자 뿐만 아니라, 동서양 철학자들을 등장시켜 장자사상과 타 철학자들의 사상을 비교해 가며 장자철학을 깊이 있게 접근한다. 책의 제목에서서 처세술 냄새가 나지만 읽다보면 철학을 이야기하는 책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장자는 총 3편, 내편, 외편, 잡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내편만이 장자가 직접 작업한 내용이라고 한다. 장자의 사상은 다소 파격적이고 독창적이다. 장자는 자유와 독립을 강조했다. 진정한 자유를 원한다면 현실을 극복하라고 역설한다. 저항을 불편해 하고 기피한다면 진정한 자유인의 삶은 요원함을 지적한다. 장자와 관련하여 자주 인용되는 무용지용의 이야기가 눈에 띈다. 어떤 특정 목적에 사용될 수 없다면 무용한 것인가에 대해 질문한다.쓸모는 목적에 따라 다르고, 생각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자신이 추구하는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 하여 사물의 쓰임새를 단정하는 것은 대단히 옹졸하다고 장자는 지적한다. 사람은 태어나서 명예를 얻고 이름을 남겨야 하고, 국가를 위해 개인이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다. ＇답다＇ 라는 것 그것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에 불가하다고 일갈한다.유가사상과는 확실히 대척점에 서있는 것이 장자철학임을 확실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죽음에 대한 장자의 생각은 평소에 내가 가졌던 생각과 유사하다. 죽음이란 왔던 곳으로 돌아감을 의미하기에 죽음을 부정할 필요가 없음을 지적한다. 장자의 아내가 죽었을 때 장자는 노래를 부르며 죽음은 결국 삶과 동일하며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으로 애써 슬픔을 잊었다. ＂대지는 나에게 형체를 부여하여 살게 함으로써 나를 수고롭게 하고, 늙음으로써 나를 편안케 하고, 죽음으로써 나를 쉬게 하오. 그러므로 자기의 삶을 잘 사는 것이 곧 자기의 죽음을 잘 맞이하는 것이오＂_221쪽 장자를 읽어 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하지만 적어도 장자가 이야기하는 철학적 메세지의 중심은 자유함이라는 사실은 확실히 알 수 있다. 자본으로부터, 명예와 이름값으로부터, 세상 모든 사람들이 지향하는 무가치한 가치들로부터 진심 자유하라는 것이다. 세상적 가치를 정면으로 거부한 장자만의 고집스런 모습과 마주했을 때 당황스러울 수 있다. 초 경쟁사회에서 살아 남기 위해 장자처럼 생각해서 가능할 일인가? 현실의 벽이 내 앞을 가로막고 있는데 이는 어찌 해야 하는가? 장자의 외침이 내 안에 살아서 공명해야 하지만, 조직과 위계에 길들여져, 장자처럼 살려고 노력할수록 삶의 버거움은 더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자처럼 사는 삶을 연습하는 것을 포기하고 싶진 않다. 하여내편, 외편, 잡편 총 3편의 장자 텍스트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마음 속에서 꿈틀거린다. 타인의 해석을 도움받아 장자를 만나는 것보다 스스로가 좀더 고민하고 사유하는 것이 의미있는 장자읽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물론 진행은 더디겠지만 말이다. ;) 〈장자처럼 살라〉 / 박홍순 / 424쪽 / ＇14.10 by East-hi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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