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전 〈직장신공〉 - 직장인 처세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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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신공 작가 : 김용전 출판 : 해냄출판사 발매 : 2012.04.15 직장생활이 20년이 다되어 간다. 그 사이 다른 짓(?)을 조금 한 것을 빼도 15년은 족히 지났다. 크고 작은 사건과 에피소드가 연속된 삶이었고 그 생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하루 직장에서 평균 10시간을 넘게 보내는 것을 감안하면 직장생활이 곧 삶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직장동료와 보내는 시간들이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부인 하기 어렵다. 직장생활 초기에 나는 사표를 가지고 다녔다. 이유는 단 하나, 소속 부서 팀장 때문이었다. 입사하기 전 많은 지인들이 “일보다 사람이 힘들 것이다.” 라는 말을 자주 들려주곤 했는데, 그 당시 그 말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 것만 같았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아픔과 내면의 상처가 사표라는 마지막 카드까지 고민하게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정작 사표를 쓴 것은 8년이 지나서였다. 어떤 다른 일로 위해 직장을 그만 두었지만 입사초기에 사표를 쓰지 않고 인내했던 것은 지금 생각해도 잘 한 일이라 생각된다. 한 번 포기하면 동일한 사안으로 인해 또다시 쉽게 포기하지 않았을까? 아무튼 지금도 직장생활은 계속된다. 회사의 오너가 아닌 이상 ‘남의 돈’ 가져가기는 예나 지금이나 어려운 일이다. 밥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때론 비굴하고, 때론 비겁하고, 때론 치사해져야 하는 것이 월급쟁이의 비애이기도 하다. 블로그 이웃의 소개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 〈직장 신공〉은 이 땅의 월급쟁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다. 읽는 동안 “어허 이거는 내 경험인데…” 하는 생각을 자주 들게끔 하는 책이다. 책의 저자는 나와 같이 월급쟁이 생활을 하다가 자칭 토사구팽 당하여 무림의 세계로 나와 현재는 듣기에도 생소한 커리어 컨설턴트 생활을 하고 있는 분이다. 책 머리에 저자가 던진 말이 의미심장하다. ‘직장은 정의구현사제단이 아니다’ 라는 말이다. 격하게 공감하고 흔쾌히 동의 할 수 밖에 없는 표현이다. 그는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 무협지에서 익숙하게 보았던 ‘무림강호’로 나오게 된다고 한다. 직장에 메인 몸이 아닌 자유인이지만 그 만큼 고독과 싸워야 한다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한다. 사실, 직장은 조금 성과가 미흡해도 매달 정해진 날에 월급통장에 돈이 꼬박꼬박 들어오지만, 자유직업인은 일이 없으면 소득이 없기에 항상 긴장상태에 있다는 친구의 고백이 새삼 떠오른다. 이 책 〈직장신공〉은 직장인이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방법을 소개한다. 직장 내 처세술이라고 해야 할까? 내용은 대부분은 직장 내부에서 벌어지는 인간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책의 구성은 마음을 다하고 솔직 하라는 의미의 ‘진심직설’ 상사와의 관계는 너무 가깝거나 멀지 않게 하라는 ‘불가근 불가원’ , 우수한 부하직원(Follower)을 만나는 것의 중요성을 언급한 ‘청출어람’ 경쟁과 협력의 조화를 강조한 ‘오월동주’ 이직을 하기 전에 힘을 기르고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라는 ‘도광양회’ 등 5개의 주제로 구분되어 있다. 직장생활을 단순히 밥벌이 차원으로 생각하는 직장인은 불행하다는 대해 동의한다. 지자(知者), 호자(好者), 요자(樂者) 중 즐기는 자가 최고라는 말은 가슴에 와 닿는다. 꼭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가장 중요하며 재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라는 말도 이에 해당한다. 해결할 수 없는 일에 고민만 하고 투덜 거리기 보다는 차라리 기쁨으로 받아 들이는 내공이 필요한 듯 하다. 상사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잘 못된 줄대기로 단명 하는 직장인을 자주 보게 된다. 자신이 모시는 상사가 지금 잘 나간다고 해서 항상 장미 빛 미래가 담보된 슈퍼맨은 아니기에 표시 나게 강한(?) 상사에 붙어있는 것은 그 끝이 좋지 않을 수 있다. 상사와의 관계를 불가근 불가원의 원칙에 충실하되, 상사를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사의 개인적인 부탁에 흔쾌히 들어줄 수 있어야 한다.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행한다면 상사도 그 진심을 알아준다. 부하는 자신의 공은 상사에게 돌릴 줄 알아야 한다. 상사도 창과 거울을 활용해야 하는데, 조직의 공은 부하들에게 돌려주는 창의 원리와, 실패는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거울의 원리를 지킨다면 조직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밖에 없다. 내가 부하직원을 가진 조직의 장이 되어 느꼈던 것은, 그 자리에 가야만 알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날 책임져야 할 자리에 없을 때는 물불 가리지 않고 상사의 잘 못된 의견에 비판을 가하고, 개인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했지만 상사가 되어 보니 말 수를 줄여야 하고, 다양한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팀원들을 골고루 살펴야 하고 조직 내부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절해야 한다는 점에서 리더의 자리는 쉽지 않은 자리임에 틀림없다. 그러기에 리더는 고독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의 오너가 아니기에 언젠가는 나도 회사를 떠나야 할 시점이 있다. 그 때가 자의든 타이든 중요하진 않은 것 같다. 그 때가 오기 전에 나만의 전문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사실을 마음속에 곱씹고 있다. ‘무림’ 에 나가서도 꿀리지 않고, 고독하지만 자유로운 삶을 즐기는 연습을 미리 해야 할 것만 같다. 물론 지금 비가 오지 않는데 우산을 펼 수는 없지만 비가 올 것을 대비해 우산을 마련해 놓고 준비하는 지혜는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지금 현재의 직장을 위해 책임을 다하고, 지금 주어진 일을 즐기되 언제 올지 모르는 직장과의 이별을 철저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지난 주 입사 3년부터 지금까지 쭉 ‘무림강호 생활’을 준비해온 그룹 입사 동기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친구의 말이 좀 섬뜩하기는 했지만 격하게 공감할 수 밖에 없다. “직장생활은 단두대에 머리를 놓는 것과 같다. 그 칼날이 언제 떨어질지 모르지만 반드시 떨어진다는 사실을 항상 마음속에 염두에 놓고 있다. 그래야 나를 늘 긴장 가운데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두대에 칼이 떨어져도 가볍게 응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 〈직장신공〉 / 김용전 / P286 / 출처 : ＇12.8.31 by East-hi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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