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난도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 어른을 향한 삶의 조언 |
|---|
|
|
작가 : 김난도 출판 : 오우아 발매 : 2012.08.28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올 초 실용서인 트랜드코리아 2012를 통해 김난도 교수의 책을 만난 적이 있다. 자원봉사자들을 통해 1년 동안 시장,기업,소비자 정보 등을 수집하여 한 해의 소비자 트랜드를 예상하여 발표한 책이다. 매년 같은 제목으로 년도만 바꿔서 발간하는데 내가 읽은 그의 유일한 책이다. 100만부 이상 팔린 그의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읽어 보지 못했다. 쉽게 접할 수 있었지만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다 보니 왠지 손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는 독자를 ‘청춘’으로 제한하진 않았고, 저자가 독자를 끌어들이는 흡입력이 어디서 오는지 궁금해져 읽게 되었다. 가볍고 재미있는 책이다. 저자가 경험한 일상의 소소한 삶을 풀어놓았고 그 가운데서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그의 글에는 공감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독자들이 열광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소비자학과 교수답게 대중의 마음을 읽는 눈이 뛰어나다. 저자는 이제 사회에 첫 발을 내딛게 된 청춘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과, 가장으로서 살아가는 이 땅의 성인들이 겪고 있는 아픔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승화시켜야 하는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놓았다. 그는 우리에게 지워진 삶의 굴레는 한방에 극복되는 대상이 아니라, 조금씩 견뎌내고 참아내는 것이라고 한다. 힘듦과 어려움을 견뎌내다 보면 삶의 일부가 된단다. 한 순간씩 하루씩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일에 대한 그의 생각도 엿볼 수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을 사랑하지 않을 것이면 떠나고 떠나지 않을 것이면 사랑하라는 말로 대신했다. 돈을 목적으로 일을 하는 순간 삶이 힘들어진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도 자기가 진정 사랑하는 일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 땅의 어른중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다고 사랑하는 일을 찾아 떠나기엔 다른 외부의 제약사항들이 너무도 많다. 그래서 ‘사랑하지 않으면 떠나라’ 라는 말이 쉽게 와 닿지 않고 다소 공허하게도 들린다. 어쩌면 그 만큼 내가 세월의 무게를 느끼는 나이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찌됐든 사랑하지 않는 일을 과감히 버리고, 어려움이 예견된 다른 세상으로 떠날 수 없는 것이 직장인들의 고뇌이며 아픔이다. 단순히 용기의 문제로 정리하기에는 그렇게 단순하진 않다. 물론 다른 삶의 짐이 없는 미혼의 청춘들에게는 사랑하는 일을 찾아 떠나라 라는 조언은 충분히 유의미하다. 그런데 자신이 정말 사랑하고, 하고 싶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어른에 대한 하나의 사례가 있다. 상하이의 한 초등생이 주말에도 출근하는 아빠에게 일당이 얼마냐고 물어본다. 그리고 자기가 한 달치 학교 급식비를 절약해 모아둔 돈을 내밀며 아빠를 하루 고용하고 싶다고 했단다. 동일한 사례를 쉽게 만나긴 어렵겠지만 주말에도 쉴 수 없는 직장인들의 아픔을 잘 나타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직장도, 가정도 그리고 자신의 일도 잘 해내야 하는 한국의 어른들은 정말 고되다. 아이와 주말을 함께 보내는 아버지가 되기도 힘들고, 능력 있는 직장인이 되기에도 쉽지 않은데,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생활도 하면서 직장과 가정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어른들은 많지 않다. 저자는 이러한 어른들을 저글링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 묘사하고 있다. 세 개의 공을 다루면서 떨어뜨리지 않는 저글러가 바로 어른이라고 하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저자는 이런 어른들에게 ‘아모르파티’ 네 운명을 사랑하라고 말한다. 저자는 결혼을 준비하는 청춘들에게 배우자의 외모나, 재력보다는 성품을 보라고 권하고, 완벽한 준비란 존재하지 않기에 마음을 먹었으면 실행하라고 조언한다. 아울러 인생의 시계를 하루로 환산하여 돌아오지 않는 시간의 중요성도 언급한다. 평소 들어왔고 접해본 내용들이 많이 담겨져 있다. 물론 다양한 사례와 경험을 통해 다르게 표현해 놓았기 때문에 새롭게 보인다. 저자는 다른 자기 계발서가 다루고 있는 ＇틀을 깨고 나오는 혁신정신＇, ＇비젼과 꿈＇에 천착하기 보다는 오히려 일상의 순간 순간을 참아내는 ‘존버정신’을 강조했다. 삶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는 개인의 문제이다. 개개인 마다 다른 해법과 방식이 존재한다. 서로 다른 대중의 문제를 하나의 해법으로 풀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김난도 교수의 책은 김정운 교수의 〈남자의 물건〉이나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류의 책과 유사하다. 최근 영화 〈화차〉 변영주 감독의 프레시안 인터뷰로 인해 촉발된 트위터상의 다툼(?)이 이슈화 되기도 했지만 베스트 셀러 작가들이 자주 경험하는 일이기도 하다. 특히나 최근 사회적으로 큰 쟁점이 되고 있는 ‘청춘들의 아픔’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변영주 감독의 지적한 어른들이 이렇게 병든 사회를 만들어 놓고 청춘들에게 약을 팔아먹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은 일견 설득력이 있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가만히 앉아 있을 수 만은 없을 것이다. 시스템을 변혁하려는 시도와 정서적인 위로 모두가 필요하지 않을까?. 정서적 위로를 한답시고 절망적 희망을 이야기하는 책보다는 솔직하고 소박해 보이는 김난도의 〈천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가 더 눈에 들어 온다. ;)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 김난도 / P307 / - 출처 ＇12.10.5 by East-hill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