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남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 30대를 위한 인생설명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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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김혜남 출판 : 갤리온 발매 : 2008.02.18 서른 살이 되었을 때, 20대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막상 40대가 되었을 때 30대로 돌아가고 싶은 소망이 맘속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물리적 시간이 흐르고 있었을 때 나는 물리적 시간 뿐만 아니라 마음의 시간도 함께 되돌리고 싶어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시간을 되돌려도 삶은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꼭 이 책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는다〉에서 정신분석 전문의이자 저자인 김혜남의 지적이 없었더라도 지내온 10년의 삶을 살고 난 후의 감성과 경험을 가지고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삶을 바꾸어 놓는 것이 아니라면, 나는 과거와 동일한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는 30대를 대상으로 쓴 책이다. 하지만 꼭 30대가 아니더라도 이 책이 던지는 다양한 이슈와 조언들은 모든 성인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들이다. 40대인 내가 읽으면서 나의 심리상태를 점검해 본 것처럼, 동년배의 독자들도 아마 동일한 점검을 해보지 않았을까? 살면서 중요하지 않은 시점은 없겠지만 30대가 되면 대부분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기에 30이라는 숫자는 인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30대의 독자들에게 더욱 유용하고 친숙할 수 밖에 없다.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인 30대는 부모로부터나 경제적인 측면에서 독립을 선언하게 된다. 하지만 독립된 한 명의 성인으로 살아가야 하기에, 그리고 중요한 결정은 결국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이기에 힘들 수 밖에 없다. 김혜남은 힘듦의 원인을 불확실성에서 찾는다. 불확실한 미래를 생각하며 흔들리고, 자신감 없는 자신들의 모습에 불안해 한다고 말한다. 어떤 것을 선택을 할 수 있는 자유가 무한정으로 주어졌을 때 그 자유는 오히려 저주 일 수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바로 인생에서 오롯이 서지 못하고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있는 사람들에게 선택의 자유는 저주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불확실하다는 사실은 정해진 것이 없다는 의미이기에 살아가면서 과감한 모험을 선택하고 도전을 할 수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저자는 불확실성을 바라보는 시선과 생각의 좌표를 바꿀 것을 권유한다. 김혜남은 30대를 어른이 되는 시기라고 전제하고,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은 이별이라고 설명한다. 유년기 시절의 사고로부터 이별, 어릴 적 가졌던 꿈과의 작별, 익숙한 것들로부터 이별, 부모로부터의 이별 등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원하지 않아도 반드시 해야 하는 ‘애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사실 주변에 넘쳐나는 마마보이, 마마걸을 보면 갑갑함이 밀려온다. 마치 캥거루 새끼가 어미의 주머니 안에 들어있듯이, 부모의 품 안에 영원히 안주하는 성인 아이들이 부모의 부재시에 겪는 고통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들은 사는 게 아니라 살아지는 것이다. 얼마 전 타 회사의 인사부장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가끔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부모로부터 전화가 걸려올 때가 있다고 한다. 전화의 내용은 부서배치부터 근무지역에 이르기 까지 불만을 토로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 자주 발생하는 일이라고 자신도 어이가 없다고 했다.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마마보이들이 나중에 법관이 된다면 판결도 부모에게 물어볼 지도 모르겠다. 부모가 자식의 지옥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왜 하지 못할까? 사랑과 결혼에 대한 김혜남의 조언은 다분히 상식적이다. 하지만 너무도 상식적인 내용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낯설게 받아들인다. 머리 안에서 기능하는 상식은 정작 행동과는 유리 되어 제대로 연대하지 못한다. 그래서 인지 제대로 사랑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래서 결혼 후에 수 많은 커플들이 다투고 이혼하게 되는 것도 사랑과 결혼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란다. 고독이 싫어서 결혼을 선택했다면 당연히 수반되는 책임에 대한 부담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사랑은 상대방을 서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함께 바라보는 것이라는 정의는 그런 면에서 유의미하다. 자신의 목적과 이상만을 주장하지 않고 상대방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갖는 것은 서로 함께 한 방향을 바라보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상대방으로부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한다면, 나도 상대방이 원한 것을 줄 수 있어야 하지만 결혼의 삶이라는 것은 항상 그렇게 균형 있게 굴러가지는 않는다. 그래서 행복하기 위해서는 가질 수 없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은 커다란 행복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행복은 갖고 있지 않은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이다.” _301쪽 / 메네데모스(그리스 철학자) 30대..., 이제는 돌아갈 수도 없고, 그리워해도 무의미한 시절이 되었다. 하지만 내가 살았던 30대에 김혜남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들었더라면 어떠했을까? 역사에 가정이 없듯이 내 과거의 인생에도 가정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할지 모른다. 하지만 어른이 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맞이한 나의 30대를 생각하면 나는 불안정하기 그지 없는, 무늬만 그럴싸한 어른이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렇다고 지금은 과연 어른이 되었을까? 아직도 오롯한 어른이 되기 위한 내면의 싸움이 계속됨을 고백할 수 밖에 없다. ;)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 김혜남 / P311 / - 출처 ＇12. 10.19 by East-hi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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