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웃는 마음〉 - 이철수의 판화에서 온기가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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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이철수 출판 : 이다미디어 발매 : 2012.04.30 〈이철수의 웃는 마음〉 나이가 들면 사람은 둥글둥글해지는가 보다. 과격했던 사람도 거친 세파를 경험하면서 투쟁심 보다는 용서와 화합의 가치에 무게중심을더 두게 된다. 산 날보다 살아갈 날이 줄어들면서 지나온 삶을 반추해가며 마음을 가다듬고, 삶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토론과 논쟁을 즐기고, NO라고 이야기 해야 할 때 물불 가리지 않고, NO라고 직선적으로이야기 했던 시절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왜 그렇게 아등바등 남들과 대립하면서 나와 생각이 다른사람들을 밟고 싶어했는지 모르겠다. 젊은 시절의 치기라고 해야 할까?어찌됐든 세월은 무섭도록 빠르게 흘렀고, 지금의 나는 과거와는 다른 사람으로 세상에 서있다.. 세월은 나의 거칠고 뾰족했던 마음의 창끝을 좀더 무뎌지게 했다. 조금더 지나면 아마 창의 모습은 사라지고 망치가 돼있을지도 모르겠다. 민중 판화가로 유명한 이철수님은판화를 통한 사회변혁운동에 힘써오신 분이다. 80년대 대학캠퍼스 노동자의 노동투쟁의 현장에서 쉽게 볼수 있는 판화그림은 이철수님의 손으로부터 나왔다. 과거에는 체제와 시스템에 저항하기 위해 판화를 그렸지만, 지금은 산골로 거처를 옮겨 자연에 대한 관조와 자기 성찰에 집중하고 있다. 그의작품 속에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자연에 대한 노래가 담겨져 있다. 작가 자신도 세월의 흐름가운데자신의 진짜 내면을 들여다 본 것이다. “언젠가 노동자들의 골리앗크레인 고공 농성장에 내걸린 제 그림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화염병 그림이었죠. 아름다운 그림을 걸고 싸움을 하게 했어야 했다는반성, 그리고 저항적인 입장이나 태도 역시 나를 드러내는 욕심일 수 있겠구나, 진보를 표방하는 사람들이 다 정직한 것도 청정한 것도 아니구나, 체제에의저항이 순정한 것만은 아니구나, ‘우리 편’에 관한 이런저런성찰적 반성이 있었어요.” _ 86쪽 이철수님은 자신이 속해있던집단에서 멀리 떨어져 숭고하다고 믿었던 가치들과, 그 가치들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방식들을 객관적으로보게 되면서, 그 가치들을 찾아가겠다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방식이 순정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발견하게된다. 그러면서 그가 생각하게 된 것은 존재에 대한 문제, 마음에대한 문제였다. 그의 글 속에서 많은 것들을 내려놓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음에 욕망을 내려놓고 농촌에 살면서 주변의 소소한 생명들의 소중한 가치를 이해하게 되고, 생명은 모두가 아름답고 각별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전한다. 그는한국사회에 의식주를 포함한 많은 부분에서 과잉의 문제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검박하게 살 수 있는데너무나 풍요로움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닌지 이야기한다. 문명을 거부하고 시골에서 노동을 하고, 물고기를 잡아서 생활하는 삶을 지향하고 실제 실천했던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떠올랐다. 소로우와 이철수의 삶은자연에 대한 예찬, 노동의 신성함 그리고 문명에 대한 비판 등에서 동질성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佛者는 아니지만 불교의 사상이 자신과 잘 맞는다는 이철수님은 목판화를 통해 자연과 인간,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이철수님에 대해 잘 몰랐었다. 판화의 대가로만 인식하고 있었지만 실제 그의 책을 읽어본 것은 이 번이 처음이다. 광고인 박웅현의 책 〈책은 도끼다〉에서 소개된 판화에서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발견하였고, 울림과감동을 주는 문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광고인과 판화가가 잘 어울리지 않을 어색한 관계가 될 수 있겠지만박웅현의 소개로 판화가 나의 눈에 들어 온 것은 사실이다. 이 책〈웃는 마음〉에는 이철수님의 판화 작품들이 많이 소개되어있다. 그림도 감동이지만 무엇보다 판화에 적힌 글귀는 촌철살인처럼 강렬하고, 해학과풍자를 자아낸다. 감동과 재미가 있고, 따뜻한 책을 만났다. 충북 제천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산다는데 한 번 가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 〈웃는 마음〉 / 이철수 / P239 / - 출처 : ＇12.11.28 by East-hi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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