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석주 〈마흔의 서재〉 - 넓이가 아닌 깊이로, 소박한 삶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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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서재 작가 : 장석주 출판 : 한빛비즈 발매 : 2012.11.12 〈마흔의 서재〉 마흔을 불혹(不惑)이라고 부른다. 불혹은 미혹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주변의 유혹에서 흔들리지 않는 다는 뜻이다. 그 만큼 강단있어 진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나이 마흔에 대한 해석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니다. 아직 젊다고 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늙었다고 할 수도 없는 소위 어정쩡한 나이 40대에는 책임감과 부담감이 커진다. 가정에는 부양해야할 아내와 자식들이 있다. 직장에서는 중간 관리자로, 윗사람 보다는 아랫사람이 많아 지는 시기로, 임원까지 갈 수 있을지 아니면, 차장이나 부장으로 직장을 마감해야 할 지 고민과 갈등이 쉼 없이 이어진다. 40이 되기 이전 좀더 팔팔했던 시절에는 비겁이라는 말이 타인에게만 해당되는 단어 인줄만 알았지만 40대가 넘어서니 이제는 쉽게 꺼내기 어려운 말이 되었다. 비겁은 해석의 주체에 의해 다르게 해석된다. 겸손으로 채색되기도 하고, 인내력으로 포장되기도 한다. 물론 해석의 차이가 존재하지만, 백 번 양보해도 타인이 보는 견해가 거의 옳다고 보면 될 듯 하다. 40대, 그 숫자가 가지는 무게감은 생각보다 중후하다. 장석주는 삶의 질고를 지고 살아가는 있는 40대를 향해 이 책 〈마흔의 서재〉에서 독서를 통해 얻은 지혜와 자신이 삶의 철학을 덤덤하게 전해주고 있다. 저자는 마흔이 되면 인생의 초안을 다시 짜야 한다고 전한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점검해 보고,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런데 그가 이야기하는 삶의 방향은 내려놓음에 있다. 자신 스스로 시골에 내려가 적게 벌고, 적게 쓰며 자족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판화가 이철수도 그렇고, 대부분 물욕이 없는 분들의 삶은 이렇게 안빈낙도(安貧樂道)를 추구하는 단순한 삶이다. 그리고 그 삶 가운데 책이 함께 한다. 3만여권의 책을 자신의 자산이라고 밝히고 있는 저자는 책과 함께 하는 생활을 찬미한다. 시골에 와서 나는 적게 벌고 적게 쓰면서 덜 바쁜 가운데 마음의 고요와 평화를 찾았다. 덕분에 더 많은 책들을 읽고, 더 많은 책들을 쓰게 되었다. 늘 욕심을 경계하고, 가진 것들에 자족하고 감사하려는 마음으로, 내 앞에 주어진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고자 한다. _79쪽 그는 고독과 마주하라고 조언하는데 마흔에게는 자발적 고독이 필요하다고 한다. 고독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태도를 바꿀 수 있게 만든다고 한다. 자신의 맨얼굴을 보기 위해 고독해야 한다는 그의 말에 공감이 간다. 우둔한 행복보다는 고독이라는 부적응의 고통이 사람을 더 성장시킨다고 하니 고독은 긍정의 에너지로 치환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3만권이상의 책을 읽은 다독가 답게 그는 독서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다. 삶의 깨달음과 지혜의 원천이 독서라는 것을 강조한 그는 책을 읽을 때 가장 즐겁다고 한다. 하루 한 권 이상의 책을 읽으려고 노력한다는 그는 책이 자신의 친구라고 이야기하며, 마흔이라는 긴 밤의 두려움을 이길 무기는 책이라고 말한다. 인생의 갈림길마다 책이 있었고, 책은 그를 성숙시켰다고 한다. 그는 책을 잘 읽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첫 째 책에 몰입한다. 몸과 마음을 이완하고 책에 흠뻑 빠져든다. 몰입을 통해서 책과 하나가 되면 마치 무릉도원에 든 듯 행복해진다. 둘째 책 읽는 즐거움 그 자체에 빠져든다. 책 읽기에서 즐거움을 찾지 못한다면 그걸 지속하기 어렵다. 셋째 책 사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읽어야 할 책들을 꼼꼼하게 고르고 그것들을 사들인다. 넷째 읽은 책들을 다 기억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읽은 것들을 다 기억할 수 없을뿐더러 기억하는 것이 불가결한 것도 아니다. 기억은 상상력을 한정하지만, 망각은 무한 상상력의 텃밭을 일구는 쟁기이다. 다섯째 자기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른다.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 좋아하는 저자의 책을 찾아 읽으면 실패할 확률이 낮아진다. _132쪽 장석주는 책의 후반부에도 소박한 삶에 대한 예찬을 이어갔다. 장자는 관직을 쫓아 살지 않고, 진흙탕이라해도 마음껏 활보 할 수있는 거북이처럼 살고 싶다는 이야기했고, 이백이 관직에서 역군으로 몰려 나락으로 떨어진 다음 세상에 이름을 떨치는 일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머리카락을 남김없이 다 밀었는데 빗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라는 고백을 했는데, 내려놓음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 셈이다. 자본주의가 주는 물신의 힘을 향유하며 더 많은 소비를 위해 더 많이 일해야 하고 일의 힘듦을 잊기 위해 또다시 소비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불행의 도취＂라고 역설한 마프쿠제를 통해서도 소박한 삶이 얼마나 단순하고 즐거운지를 설명했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마흔을 넘어서며, 넓어지는 삶보다는 깊어지는 삶을 살 것을 조언하며, 배려와 나눔의 실천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타인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느끼고, 타인의 불행을 나의 불행으로, 누군가 굶주리고 죽어가고 있다면 주림의 고통을 나의 것으로 받아 들이는 타자성이 있어야 삶이 오히려 행복해진다는 역설의 미 말이다. 세상은 나와 타인이 함께 소통해야 하는 것이며, 홀로 존재할 수 없다는 말을 통해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한 개의 촛불이 많은 촛불에 불을 옮겨 줄지라도, 처음의 촛불의 빛이 결코 약해지지 않는다는 탈무드의 지혜의 말을 인용하며 나눔이 결코 자신을 빈 하게 만들지 않음을 설명 했다. 사실 나눔의 기본은 내가 다 쓰고 남아있는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의 일부를 미리 떼어놓은 다음에 남에게 주는 것이 올바른 접근이다. 하지만 나눔의 철학은 차지하고 라도 잉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나누기 보다는, 불필요한 소비를 통해 잉여를 낭비하고, 다시 소비의 노예가 되는 사람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마흔 아프다고 이야기 하기도 힘들고, 주체적으로 어떤 일을 도모하기도 쉽지 않은 나이다. 하지만 그냥 흘러 보내기에는 너무도 아깝기도 하고 중요한 나이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 계속 맴돈다. 저자가 조언한대로 자발적 고독을 만들기 위해, 혼자 여행을 떠나 나를 돌아보고, 내면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지만 아직도 제대로 실천한 적이 없다. 아무런 계획도 없이 홀로 떠나는 여행에서 길도 잃어 버리고, 정했던 행선지가 아니라도 중간에 다시 발길 닿는 대로 즐기는 그런 여행을 언젠가 꼭 해보고 싶다. 그런 여행을 통해 나를 돌아보며, 그 누군가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오롯이 내 맨얼굴과 마주하며, 마흔의 중간에 선 나를 다시 생각해 보고싶다. 누구처럼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실천해 보고싶다. 어려운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독립적이고, 단독적으로 살아가지 못함이 구실이 되어 여전히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런 변명 따윈 집어던지고 오직 나만의 생각과 원함을 실천으로 옮긴다면 욕심일까? 그 작은 욕심이 허락된다면, 시기를 놓치기 전에 해보고 싶다. ;) 〈마흔의 서재〉 / 장석주 / P339 / ＇13.4.20 - 출처 by East-hi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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