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 삶이란 우리가 살았던게 아니라 기억하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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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작가 : 김연수 출판 : 문학동네 발매 : 2007.09.28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우리는 인생을 두 번 사니까. 처음에는 실제로, 그 다음에는 회고담으로. 처음에는 어설프게, 그 다음에는 논리적으로, 우리가 아는 누군가의 삶이란 모두 회고담이다. 삶이란 우리가 살았던 게 아니라 기억하는 것 이며 그 기억이란 다시 잘 설명하기 위한 기억이다._384쪽 과거는 우리의 기억 속에 존재한다. 어떤 과거가 되었던 간에 기억 주체의 현재의 감정과 모습, 위치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만들어 낸다. 참혹했던 과거도, 슬펐던 일들도 모두 기억과 회상으로 재 탄생하고 때론 아무렇지도 않게, 때론 후회라는 이름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김연수 작가의 책은 이 책이 처음이다. 인지도 있는 작가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 소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은 1990년을 전후로 군부정권이 나라를 지배한 엄혹했던 시절에 운동권 소속이었던 주인공이자 화자인 ＇나＇에 대한 이야기와 타인의 이야기가 한데 섞여서 어우러진 소설이다. 독립된 이야기와 그 이야기와 연결된 다른 이야기 구조,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마치 그물처럼 얽혀져 있고 복잡하다. 소설의 시작은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소장했던 누두 사진과 함께 펼쳐진다. 그리고 주인공과 같은 운동권 여자 동료인 정민과의 연애담이 전반부를 장식하지만, 소설은 연애담에서 머물지 않는다. 사랑이야기는 전체 소설의 얼개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매개일 뿐이다. 물론 그 연애담에는 소설의 중 후반부에 영향을 주는 주인공의 할아버지와, 정민의 삼촌에 대한 이야기가 함께 한다. 또 다른 이야기의 축은 주인공이 전대협 예비대표로 북한행 과정에서 경유해야 했던 베를린에서 만난 헬무트 베르크의 이야기이고, 베르크씨의 집에서 보게 된 한편의 다큐멘터리 비디오에서 등장하는 인물 이길용이자 강시우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소설 속에 4개의 다른 이야기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쉴 세없이 바뀌어 가며 전개된다. 2차 세계대전부터, 군부독재와 광주 민주화 운동, 전대협 북한 접촉 등 수 많은 역사적 사실 을 가미하여 허구와 실제를 넘나드는 팩션(Faction)으로 소설을 전개하면서 등장하는 인물들을 주인공은 자신의 시각대로 바라보며 해석한다. 그리고 주인공이 직접 만나고 경험한 인물과 함께 공명하기도, 연대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모든 삶은 자신이 책임지고, 이끌어 가야한다는 깨달음을 준다.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는 저마다의 아픔과 상처를 가지고 있다. 존재하는 시대의 폭력성이 만들어 낸 괴물이 개인의 삶을 파괴해 버리지만 결국 자신이 극복해야할 대상이다. 그래서일까? 책 표지의 ＂너의 인생을 어느 누구에게도 맡기지 말라는 말이 이 책을 관통하는 메세지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세상의 모든 동물들은 보호색을 지녀 자기를 감추는데, 반딧불이는 왜 그렇게 환하게 자기를 드러내는 걸까? 자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이 먼 지구까지 빛을 보내는 저 별들처럼 반딧불이도 고독한 걸까? 그렇게 해서라도 서로 연결되려고 보호색 따위는 기꺼이 던져버린 것일까? 죽을 각오를 하고서라도 누군가에게 보여지기 위해서?_148쪽 소설 속 인물들은 다 외로움에 지친 인간들이다. 거대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한 개인의 삶은 티끌보다도 미세하기에 모든 각자는 외로울지 모른다. 작가는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 그 외로움을 견디어 살아가야 하고, 자신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여운을 남기는 마무리는 독자를 작은 사유의 세계로 안내한다. ＂결국 만지면 부서지는 나비의 날개 같은 것이지, 현실이 잔혹할 때 희망이란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장난감 같은 거야.그래서 나는 모든 희망을 버린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야. 희망을 함께 자신의 모든 과거를 부정하는 사람들을.＂ 167쪽 ;)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 김연수 / P392 / ＇13.4.21 - 출처 by East-hi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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