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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욱 〈숨 쉴틈〉 - 일상 생각 여행
조회 : 3783 추천 : 29
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숨 쉴틈 작가 : 김대욱 출판 : 예담 발매 : 2013.5.10 〈숨 쉴틈〉 이벤트 당첨 운이 별로 없는 나에게, 기업 블로그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한 권의 책을 받았다. 〈숨, 쉴틈〉... 책 표지에는 나만의 지도를 그리며 걷고 그 곳에서 숨 쉬는 도시생활자 여행기라는 말이 적혀 있다. 그냥 여행기가 아닌 도시생활자의 여행기라 하여, 도시 생활자가 국내외 도시를 여행하며 쓴 여행기록으로 이해했다. 여행기를 잘 읽지 않아왔던 나에게 , 바쁜 일상 속에서 숨과 쉴 틈을 찾아가는 도시생활자의 여행기라는 다소 독특한 부제가 끌려 책을 손에 넣었지만, 아쉽게도 나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일반인이 알고 있는 여행이 아닌, 삶에 대한 생각 여행이었다. 저자가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궤적을 찾아서, 과거의 기억을 다시 해석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물들을 평가하고, 느낌을 전달하는 자기 고백이 담긴 에세이다. 일단 속았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 삶의 기억을 여행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여행일지 모른다. 그리고 현재진행형 생각여행은 그 자체로 의미있다. 물론 타인의 여행이지만 말이다. 마음을 정돈하고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에세이는 방으로부터 시작한다. 일상의 삶에서 가장 친숙한 곳, 나만이 공간이라는 방에 대한 저자 나름의 철학적 인식을 독자와 공유한다. 보통의 사람들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상황과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고, 톡톡 튀는 생각과 입체적 시각으로 대상을 응시한다. 방이 부여하는 쉼 뿐만 아니라, 방안에 자리하고 있는 사물들을 통해 저자는 삶을 추억한다. 침대를 통해서는 여동생의 흔적을 느끼고, 침대와 관련했던 일화들을 덤덤하게 소개한다. 저자의 솔직한 자기 고백이 마음에 와 닿는다. 동생이 출가한 후 쓰게 된 동생의 침대가 단순히 가구의 의미가 아닌 부모님이 침대를 사기위해 들였던 노력의 흔적까지 묻어 있음을...매트리스를 지지하는 다리가 일부 주저앉을 정도로 허술한 침대는 그에게 각별한 생각을 가져다 준다. ＂아마 큰 돈을 들여 좋은 침대를 살 형편이 안 됐던 부모님의 피치 못할 선택이었지 싶다. 그 침대를 사기위해 발품을 팔고 가격을 흥정했을 엄마의 얼굴에, 이사 온 첫날 밤 그 침대 위에 누워 들뜬 마음으로 잠을 청했을 동생의 얼굴이 겹쳐져 마음이 짠했다. _61쪽 저자는 군대시절, 대학시절 등 과거 삶의 동선에서 마주했던 상황과 사람들을 열거하며 글의 대상으로 삼았다. 시간의 큰 흐름을 기억으로 쪼개서 자신만의 생각으로 재해석한다. 그리고 저자는 그 모든 일련의 일들을 즐거운 여행으로 만들어 버린다. 모든 인간에게는 과거의 기억이 있고, 기억을 재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어떻게 추억해 내는 것은 각자의 기억회로가 작동하는 방식에 따라 다르다. 동일한 사실도 다르게 해석되는 세상이니 다른 경험은 당연히 천차만별일 것이다. 과거의 삶을 반추해 보면 삶의 시계가 멈추어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고, 존재하지 않았으면 하는 순간들도 있다. 시간의 앞뒤 배열이 바뀌었으면 하는 상황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바람들은 아무 의미가 없다. 한 낮에 잠시 꾼 개꿈에도 미치지 못한다. 왜냐하면 우린 현재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과거를 긍정한다. 좋지 않은 기억도 새롭게 받아들인다. 싫든 좋든, 과거는 감출 수도 없으며, 타인의 것으로 전환시킬 수도 없기 때문이다. 〈중략〉 하지만 그 속에서 내가 만들어낸 것들은 분명 아름다웠다. 부끄러운 실수와 창피한 실패조차, 돌이켜 보면 그랬다. 내가 만든 것이어서가 아니었다. 다시는 살지 못할 스무 살의 막연한 동경이 만든 것이어서 그랬다. _ 200쪽 일생을 통해 마주했던 사람들, 사건들, 사물들 모두 사유의 대상이고, 그 모든 사유의 대상들을 잘게 썰어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가치있는 작업이다. 잠시 각박한 도시생활로부터 탈출하는 생각여행이라고 명명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서 즐거움을 주는 일일 것이다. 생각없이 사는 삶에 작은 파장을 주는 생각으로의 여행... 떠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갑자기 들려오는 아이들의 발소리, 한밤중 고속도로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낯선 자동차의 헤드라이트에서도 여행은 시작된다. 나와 가장 가까운 곳이라면 언제든, 어디서든...＂ 책 中〈숨, 쉴틈〉 / 김대욱 / P287 / ＇13.6.29 - 출처 East-hill
작성자 : 유니모 날짜 : 2013-09-09 오전 10:02:45

김대욱 〈숨 쉴틈〉 - 일상 생각 여행

조회 :: 3783
추천 :: 29

숨 쉴틈

작가 : 김대욱
출판 : 예담
발매 : 2013.5.10

〈숨 쉴틈〉

이벤트 당첨 운이 별로 없는 나에게, 기업 블로그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한 권의 책을 받았다. 〈숨, 쉴틈〉... 책 표지에는 나만의 지도를 그리며 걷고 그 곳에서 숨 쉬는 도시생활자 여행기라는 말이 적혀 있다. 그냥 여행기가 아닌 도시생활자의 여행기라 하여, 도시 생활자가 국내외 도시를 여행하며 쓴 여행기록으로 이해했다. 여행기를 잘 읽지 않아왔던 나에게 , 바쁜 일상 속에서 숨과 쉴 틈을 찾아가는 도시생활자의 여행기라는 다소 독특한 부제가 끌려 책을 손에 넣었지만, 아쉽게도 나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일반인이 알고 있는 여행이 아닌, 삶에 대한 생각 여행이었다. 저자가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궤적을 찾아서, 과거의 기억을 다시 해석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물들을 평가하고, 느낌을 전달하는 자기 고백이 담긴 에세이다. 일단 속았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 삶의 기억을 여행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여행일지 모른다. 그리고 현재진행형 생각여행은 그 자체로 의미있다. 물론 타인의 여행이지만 말이다. 마음을 정돈하고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에세이는 방으로부터 시작한다. 일상의 삶에서 가장 친숙한 곳, 나만이 공간이라는 방에 대한 저자 나름의 철학적 인식을 독자와 공유한다. 보통의 사람들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상황과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고, 톡톡 튀는 생각과 입체적 시각으로 대상을 응시한다. 방이 부여하는 쉼 뿐만 아니라, 방안에 자리하고 있는 사물들을 통해 저자는 삶을 추억한다. 침대를 통해서는 여동생의 흔적을 느끼고, 침대와 관련했던 일화들을 덤덤하게 소개한다. 저자의 솔직한 자기 고백이 마음에 와 닿는다. 동생이 출가한 후 쓰게 된 동생의 침대가 단순히 가구의 의미가 아닌 부모님이 침대를 사기위해 들였던 노력의 흔적까지 묻어 있음을...매트리스를 지지하는 다리가 일부 주저앉을 정도로 허술한 침대는 그에게 각별한 생각을

가져다 준다.

＂아마 큰 돈을 들여 좋은 침대를 살 형편이 안 됐던 부모님의 피치 못할 선택이었지 싶다. 그 침대를 사기위해 발품을 팔고 가격을 흥정했을 엄마의 얼굴에, 이사 온 첫날 밤 그 침대 위에 누워 들뜬 마음으로 잠을 청했을 동생의 얼굴이 겹쳐져 마음이 짠했다. _61쪽

저자는 군대시절, 대학시절 등 과거 삶의 동선에서 마주했던 상황과 사람들을 열거하며 글의 대상으로 삼았다. 시간의 큰 흐름을 기억으로 쪼개서 자신만의 생각으로 재해석한다. 그리고 저자는 그 모든 일련의 일들을 즐거운 여행으로 만들어 버린다. 모든 인간에게는 과거의 기억이 있고, 기억을 재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어떻게 추억해 내는 것은 각자의 기억회로가 작동하는 방식에 따라 다르다. 동일한 사실도 다르게 해석되는 세상이니 다른 경험은 당연히 천차만별일 것이다.

과거의 삶을 반추해 보면 삶의 시계가 멈추어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고, 존재하지 않았으면 하는 순간들도 있다. 시간의 앞뒤 배열이 바뀌었으면 하는 상황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바람들은 아무 의미가 없다. 한 낮에 잠시 꾼 개꿈에도 미치지 못한다.

왜냐하면 우린 현재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과거를 긍정한다. 좋지 않은 기억도 새롭게 받아들인다. 싫든 좋든, 과거는 감출 수도 없으며, 타인의 것으로 전환시킬 수도 없기 때문이다.

〈중략〉 하지만 그 속에서 내가 만들어낸 것들은 분명 아름다웠다. 부끄러운 실수와 창피한 실패조차, 돌이켜 보면 그랬다. 내가 만든 것이어서가 아니었다. 다시는 살지 못할 스무 살의 막연한 동경이 만든 것이어서 그랬다. _ 200쪽

일생을 통해 마주했던 사람들, 사건들, 사물들 모두 사유의 대상이고, 그 모든 사유의 대상들을 잘게 썰어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가치있는 작업이다. 잠시 각박한 도시생활로부터 탈출하는 생각여행이라고 명명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서 즐거움을 주는 일일 것이다. 생각없이 사는 삶에 작은 파장을 주는 생각으로의 여행... 떠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갑자기 들려오는 아이들의 발소리, 한밤중 고속도로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낯선 자동차의 헤드라이트에서도 여행은 시작된다. 나와 가장 가까운 곳이라면 언제든, 어디서든...＂ 책 中

〈숨, 쉴틈〉 / 김대욱 / P287 / ＇13.6.29 - 출처 East-hill

작성자 :: 유니모
날짜 :: 2013-09-09 오전 10:0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