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웅현 〈여덟단어〉 - 여덟개의 단어로 정리되는 인생을 대하는 자세 |
|---|
|
|
여덟 단어 작가 : 박웅현 출판 : 북하우스 발매 : 2013.05.20 〈여덟 단어〉 〈책은 도끼다〉를 통해 저자 박웅현을 만났을 때, 매우 신선한다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 책을 읽었을 당시 쉬운 문체며, 창의적인 내용들로 인해 작가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알고 보니, 내 아내도 저자와 같이 근무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얼마 전 서점에서 반가운 얼굴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가 다른 책으로 독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덟 단어〉, 별다른 거부감이나 망설임 없이 구입하여, 한 번에 다 읽어 내려갔다. 이 번에는 8회에 걸친 인문학 강의내용을 정리해놓은 강의집이다. 실제 강의한 내용을 정리 해서인지, 이해하기도 쉽고, 내용도 알차다. 그는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여덟개의 중심단어로 설명했다. ＇자존＇ ＇본질＇ ＇고전＇ ＇견＇ ＇현재＇ ＇권위＇ ＇소통＇ ＇인생＇ 이 8개의 단어를 중심으로 인생을 관통하는 지혜가 무엇인지 사례와 개인적 경험, 그리고 타인의 책 등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자존＇ 편에서 그는 Be yourself를 강조한다. 타인이 아닌 지구에서 유일한 자신으로 살라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딸에게도 끊임없이 자기의 고유의 인생을 살라고 조언 했다고 한다. 특히 우리 한국인들은 남과 다르다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불안해 하는데 그 이유를 정해진 틀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강박과, 집단에서 이탈되었을 때 받게 되는 불이익 등 사회적 분위기에서 기인함을 저자는 설명한다. 엄친딸, 엄친아라는 신조어도 속을 들여다 보면, 남과 다르면 ＇틀린＇ 것으로 정의하는 잘못된 프레임에서 나온 말일지도 모른다.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존감＇을 갖는 다는 것이 어렵다.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명제가 그래서 설득력을 얻는다. 저자는 모든 것이 변하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Everything Changes but Nothing Changes)는 에르메스회사의 광고문구를 통해 ＇본질＇의 의미를 설명한다. 모든 것이 변하는 것 같지만 결국 본질은 변하지 않고 머물러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본질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는 다른 문제이지만, 본질을 알고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면, 주변의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일갈한다. 수영선수는 기록을 단축하는 것이 본질이지만, 건강을 위해 수영을 하는 일반인에게는 기록단축이 아닌 오래 동안 수영을 지속하는 것이 본질이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보다 뒤쳐지면 불안해 하는데, 자신이 왜 수영을 하고자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 본다면 불안할 필요도 열등감을 느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본질에 충실한 삶이 성공적인 삶이라는 것이다. 인생이 변하고, 세월에 의해 외모도 변하지만, 훌륭한 고전(Classic)은 세월의 저항을 이기고 우리 앞에 있는 지혜의 보고라고 한다. ＇고전＇이 재미없는 것은 말초 신경을 건드리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고전만이 가지는 독특한 맛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란다.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읽고 서양 고전 미술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다는 저자의 고백을 통해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면 보이 나이 지금 보이는 것이 예전과 같지 않으리라＂는 조선시대 문장가 유한준의 말을 떠올리게 된다.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 보석같은 고전의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다는 저자의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견(見)＇ 편에서는 대상을 보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봐야 한다는 것... 물론 쉽게 내뱉을 수 있는 말이지만 일상에서 사물을 낯설게 보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뇌 속에 고정되어 있는 사물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작업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익숙한 것으로부터 떠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우면, 익숙한 악마가 처음보는 천사보다 낫다고 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물을 다른 시각에서 바로 보는 것은 대단히 유의미하다. 저자는 자신의 딸에게 ＇앙드레 지드＇의 말을 인용하여 ＂온 세상이 태어나는 것처럼 일출을 보고, 온 세상이 무너지듯 일몰을 봐라!＂라고 이야기 하며 새로운 사고, 낯선 시각을 강조했다고 한다. 개처럼 산다는 말을 들으면 저속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그 말에 숨어 있는 속 뜻을 알면 무릎을 치게 된다. 바로 ＇현재＇의 중요성을 의미하는데, 박경철씨와 방송 인터뷰중 계획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서 저자가 ＂개처럼 삽니다＂ 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리고 부연해서 설명하길 ＂개는 밥을 먹으면서 어제의 공놀이를 후회하지 않고, 잠을 자면서 내일의 꼬리치기를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 ＂ 라고 했다고 한다. 현재가 중요함을 역설한 말이다. 또한 저자는 맹자의 말을 인용해 ＇만물은 준비되어 있으니 나만 성의를 다하면 된다.＇는 것으로 지금 현재, 자신이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했다. ＇권위＇ 에서는 동의되지 않은 권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살면서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동의되지 않은 ＇권위＇ 가령 의사, 변호사, 검사 등 소위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사람들을 대할 때와 일반인을 대할 때 다른 자세를 취한다. 이것을 저자는 ＇동의되지 않은 권위＇라고 설명하면서, 사회적 강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 굴복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예를 들어 의사는 기능인으로, 의료분야에서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일 뿐이지, 문화적 소양 등 모든 분야에서 최고는 아니라고 일갈한다. 사회가 만들어 놓은 잘못된 프레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며, 우리 모두는 완벽하게 불완전한 사람이라는 저자의 말에 무릎을 치게 된다.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야 말로 삶을 제대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세상을 대하는 자세 7번째 항목인 ＇소통＇ 편에서, 저자는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도 존중하는 것은 중요한 소통의 원리인데, 여자와 남자. 상사와 부하 등 각자 입장이 다른 사람들 사이에 오해가 발생하는 것도 상대방을 제대로 배려하지 않고, 다름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해를 영어로 Understand라고 할 때 그 의미는 아래(Under)에 선다(Stand)는 뜻이다. 겸손함으로 존중하면 대화가 쉬워지고 편해진다는 과거에 들었던 내용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마지막 편 ＇인생＇ 에서는 ＇전인미답(前人未踏)을 강조했다. 아무도 밟지 않았던 길을 가는 것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방식을 취하는 것이 인생이라고 했다. 인생은 전인미답이기에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다는 그의 설명은 대중에게 가능성과 잠재성이라는 긍정을 선물한다. 인생은 마라톤 경주와 같아, 잘 나간다고 오만하지 말고, 조금 뒤쳐진다고 기죽지 말 것을 당부한다. 저자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통해 모든 인생은 결과를 떠나 최선을 다하면 아름답다는 말로 끝맺음을 지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는 인문학에 남다른 통찰과 식견이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인생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가 어디 여덟 가지만 있겠는가? 하지만 저자가 제시한 여덟단어에 많은 내용이 함축되어 있음을 인정하게 된다. 다르게 생각하는 것, 다름을 인정하는 것, 자존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살면서 쉽게 들었던 내용들이지만, 파편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을 종합해 보면 하나의 좋은 그림이 그려진다. ＂인생의 정답을 찾지 마시길, 정답을 만들어 가시길 내일을 꿈꾸지 마시길, 충실한 오늘이 곧 내일이니, 남을 부러워 마시길, 그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 시류에 휩쓸리지 마시길, 당대는 흐르고, 본질은 남는 것, 멘토를 맹신하지 마시길, 모든 멘토는 참고 사항일 뿐이니...＂ _ 책 표지에서 ;) 〈여덟단어〉 / 박웅현 / P237 / ＇13.6.30 - 출처 by East-hill |
|
